본문 바로가기

옛날 포스팅/따따부따

천안함과 쿠르스크호가 정말 닮았을까?

반응형
2000년 8월12일 러시아 핵잠수함 쿠르스크호가 원인불명의 사고로 침몰한다. 이 사고로 승조원 118명 전원이 사망하는 대형참사가 발생했다. 

사고 직후 러시아 해군 참모차장 발레리 마닐로프는 쿠르스크호로부터 50m 떨어진 바다 밑에서 외국 국적으로 보이는 핵잠수함의 선체 외부 난간이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러시아군 발표 이후 러시아 언론도 연일 영국 잠수함의 공격 가능성을 보도하게 된다.

그러나 사고가 발생한지 1년 11개월이 지난 2002년7월, 러시아 정부는 공식 조사 결과를 발표하게 되는데 그동안 러시아 군당국의 발표와 언론의 보도와는 달리 쿠르스크호 안에 있던 어뢰에서 연료가 유출돼 자체 폭발했다는 것이다.

결국 이 사건은 정확한 조사 결과가 발표되기도 전에 푸틴 대통령은 쿠르스크호 침몰 원인을 외부로 돌리면서 유가족들을 부등켜 안고 우는 장면을 연출하고 국가정보통제권을 독점하는 등 자신의 정치적 야망을 실현하는 데 이용하는 꼴이 되고 말았다.

관련기사 보기



민주당 최문순 의원에 따르면 주한 러시아 대사인 브누코프는 천안함 칠몰이 쿠르스크호 침몰 사건과 똑같다며 대략 2~3주 후면 러시아 조사단의 조사결과가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특히 이번에 한국에 파견된 3명의 러시아 전문가들은 과거 쿠르스크호 침몰 사건을 조사했던 당사자들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분석 결과를 러시아 대통령에게 보고할 것이며 러시아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책임있는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러시아 대사는 왜 천안함 침몰이 쿠르스크호 침몰 사건과 똑같다고 했을까?

러시아 대사의 발언에는 러시아 조사단이 우리 정부의 천안함 침몰 사고 조사결과를 크게 신뢰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반면 쿠르스크호 침몰 후 푸틴 정부와 러시아 언론의 사건 해결 과정이 이명박 정부와 국내 보수언론의 그것이 오버랩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정확한 조사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정부는 북한의 공격 가능성을 은연중에 언론에 흘리고 조중동을 비롯한 보수언론은 이를 확대재생산해서 천안함이 북한의 공격에 의해 침몰했다는 것을 기정사실화해 버렸다. 결국 번개불에 콩볶아 먹듯 발표한 정부 조사결과도 보수언론의 보도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조사결과에 대해 아직도 많은 의문점들이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천안함 침몰을 통해 6.2지방선의 완승을 기대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자 이제는 전국민적인 월드컵 열기를 틈타 유엔에 천안함 사고의 정확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요구한 참여연대를 마녀사냥식으로 공격하고 있다. 여기에도 보수언론과 우익 어르신(?)들이 동원되고 있다.

정말 비슷하지 않은가! 게다가 정부 조사결과도 그때그때 말바꾸기로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으니 말이다.

46명의 꽃다운 청춘들이 그들이 꿈을 채 펼치기도 전에 차가운 바다 속에서 희생되었다. 그들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는 길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히는 것이다. 지금과 같이 의문을 제기할 때마다 해명에 급급한 그런 조사결과가 아니라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조사결과가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해서 북한의 공격이 맞다는 조사결과가 나온다면 북한에 대해서도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