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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포스팅/북 리뷰

<책소개>사라진 스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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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스푼/샘 킨 지음/이충호 옮김/해나무 펴냄/2011년

 

“샘 킨은 빌 브라이슨처럼 즐거운 웃음을 선사한다.” _뉴 사이언티스트

“이 이야기는 단순히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교과서나 교과용 지도서에는 절대로 나오지 않는 방식으로 주기율표를 이해하는 방법을 들려줄 것이다. 우리는 주기율표의 원소들을 먹고 숨 쉰다. 사람들은 주기율표의 원소들에 거액의 돈을 걸고 잃는다. 철학자들은 주기율표를 사용해 과학의 의미를 찾는다. 주기율표는 사람들을 중독시키고, 전쟁을 낳는다. 맨 위 왼쪽 끝에 있는 수소와 아래쪽에 있는 인공 원소들 사이에서 여러분은 거품과 폭탄, 돈, 연금술, 정치, 역사, 독, 범죄, 사랑을 만날 것이다. 그리고 심지어 약간의 과학도 접할 수 있다.” _머리말 중에서

주기율표와 정치, 역사, 돈, 연금술, 독, 범죄, 사랑, 과학

간디는 왜 요오드(아이오딘)를 싫어했을까? 일본인은 고질라를 죽일 때 왜 하필 카드뮴 미사일을 사용했을까? 텔루르(텔루륨)는 어떻게 역사상 가장 기묘한 골드러시를 일으켰을까?  

 

▲사라진 스푼/샘 킨 지음/이충호 옮김/해나무 펴냄 


주기율표의 모든 원소는 각자 나름의 흥미롭고 기묘하고 섬뜩한 이야기를 지닌다. 샘 킨의 『사라진 스푼』(원제 : The Disappearing Spoon : And Other True Tales of Madness, Love, and the History of the World from the Periodic Table of the Elements)은 주기율표에 나오는 원소를 일일이 추적하면서 원소에 얽힌 이야기를 재기발랄한 입담으로 풀어놓은 책이다. 2010년에 혜성처럼 등장한 젊은 이야기꾼 샘 킨의 원소 이야기 속에는 원소 발견의 역사, 탐욕과 모험의 역사, 과학자들의 일화가 흥미진진하게 녹아 있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이 원소로 이루어졌듯, 이 책에는 역사, 경제, 신화, 전쟁, 예술, 의학, 과학 이야기가 흘러넘치는 것이 특징이다.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거품처럼 끝없이 이어지는 원소 이야기 속에는 열정, 모험, 배신, 탐욕이 뒤엉켜 있다.


‘수은’이라는 원소 하나에서 역사, 어원학, 연금술, 신화, 문학, 독극물 법의학, 심리학을 발견하는 저자에게 주기율표는 “흥미진진한 이야기책”이다. 주기율표는 나름의 문법을 지니고 있으며, 행간을 잘 살피면 아주 놀랍고 새로운 이야기를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야기의 무대는 아주 작은 원자에서부터 우주와 은하계로 넘어가기도 하며, 대륙을 종횡무진하면서 한 개인의 일생뿐 아니라 수백 억년에 이르는 지구의 역사를 아우른다. 아마도 많은 독자들이 평면적인 주기율표에 생기를 불어넣는 저자의 글 솜씨에 홀려서 화학이 어렵고 딱딱하다는 편견을 바꿀지도 모른다.


주기율표는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원소를 실어놓은 목록이다. 저자는 동쪽에서 출발해서 서쪽으로 가면서 원소들을 살펴보거나, 위에서 출발해 아래로 내려가면서 원소들을 읽어내려가면서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찾아낸다. 가령, 상온에서 고체인 갈륨으로 스푼을 만들어 뜨거운 찻잔에 담그면 녹는점이 낮아 스푼이 사라진다. 파우스트 같은 프리츠 하버는 질소로 인공 비료를 만들어 수백 만명을 구했지만 브롬(브로민)과 염소를 이용한 독가스를 개발해 수십 만 명을 살상하게 했다. 스타니스와프 마르친 울람은 카드 게임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수소폭탄 발명의 기초가 되는 몬테카를로 방법을 개발했다. 이는 원자폭탄을 만들 때 많은 과학자들의 아내들 무작위적인 수를 연필로 계산한 값을 이용한 방법과 유사하다. 은의 살균 효과를 광신한 미국 상원 의원 후보자는 은피증에 걸려 피부가 파랗게 변했다. 마치 할로윈데이 변장을 한 것처럼.


드라마틱한 원소 이야기들도 많다. 자신의 아들이 제임스 왓슨과 프랜시스 크릭과 연구실에 같이 있지 않았다면 아마도 라이너스 폴링은 DNA의 이중나선 구조를 먼저 밝혀 세 번째 노벨상을 수상했을 것이고, 화학자로서 뉴턴과 아인슈타인처럼 위대한 과학자 대열에 끼었을 것이다. 노벨상 수상자인 엔리코 페르미는 달콤하지만 독성을 지닌 베릴륨 가루를 실험 도중 너무 많이 들이마셔 53세 때에 폐가 갈기갈기 찢어졌다. 뛰어난 여성 물리학자 리제 마이트너의 경우는 핵분열 반응을 최초로 발견한 과학자였지만 노벨상위원회의 어이없는 무지와 몰지각함으로 노벨상을 받지 못했다. 빌헬름 뢴트겐은 손바닥 속의 뼈가 보이는 X선을 발견한 후 자신이 미쳤을지도 모른다며 오랫동안 속앓이를 하다가, 아내도 마찬가지로 X선을 볼 수 있다는 데에 자신감을 회복했다. 저온 핵융합 반응을 주장함으로써 희대의 협잡꾼이 된 과학자 스탠리 폰스와 마틴 플라이시먼의 과학 사기극은 황당하기까지 하다.

 
이처럼 샘 킨의 원소 이야기들은 주기율표가 지루한 과학 교과서에만 나오는 게 아니라는 걸 알려준다. 그에 따르면, 인류의 위대한 지적 재산인 주기율표는 고등학교 교실 벽에나 붙어 있는 도표가 아니다. 충분히 상상력만 발휘한다면 누구나 주기율표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 제공 '서평'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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