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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포스팅/북 리뷰

<책소개> X의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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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의 즐거움/스티븐 스트로가츠 지음/이충호 옮김/웅진지식하우스 펴냄/2014년

 

“학창 시절엔 수학이 너무 어려워서 포기하고 말았지만, 지나고 보니 무언가를 놓친 기분이었어요.”

수학이라고 하면 으레 어려운 시험과 복잡한 공식을 떠올리곤 하지만, 요즘 사람들이 수학을 접하는 양상은 부쩍 달라지고 있다. 누구나 사무용 프로그램 엑셀에서 ‘수식’ 하나쯤은 다룰 수 있다. 유명 CEO가 돌아가며 한 번씩은 ‘빅데이터’니 ‘통계학’에 대해 이야기한다. 수학은 더 밀접하게 삶에 스며들고, 수학을 더 흥미롭게 느낄 만한 문화산업도 늘어나고 있다.


이런 시대이고 보니, 인생을 살아가면서 수학에 갈증을 느끼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그 갈증은 인생을 논리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사고 도구이자 순수한 지적 사유에 빠져드는 장, 수학과 친해지는 법을 제대로 익히지 못했다는 데서 오는 듯하다. 바로 이런 사람들을 위해, 이 시대 최고의 학자가 <뉴욕 타임스>에 수학 이야기를 풀었다.


유독 수학을 겁내는 자신의 친구에게 “1+1=2부터 시작해 처음부터 차근차근 가르쳐야 할 것 같다”고 농담을 하던 그는 바로 스티븐 스트로가츠. 현 코넬 대학 응용수학과 교수이자, 수학계의 칼 세이건으로 불리는 그가 유치원 산수부터 대학원 수학까지를 일반인들에게 소개하는 특별한 일에 도전했다. <수학의 기본 이론>이라는 제목으로 15주간 온라인 <뉴욕 타임스>에 수학 칼럼이 연재되었다. 이 특이한 칼럼에 모든 연령대의 독자가 “일단 무지하게 재미있다”며 열광했고, 메일과 댓글로 온갖 질문과 감상이 폭주했다.

 

▲X의 즐거움/스티븐 스트로가츠 지음/이충호 옮김/웅진지식하우스 펴냄/2014년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출간된 책이 바로 《x의 즐거움》이다. 이 책은 2012년 아마존 과학 분야 최고의 책에 선정되며, 2014년에는 미국수학협회에서 수학 대중화에 크게 기여한 책에 수여하는 오일러 도서상을 수상했다. 스티븐 핑커, 대니얼 길버트 등의 석학들의 격찬은 물론, 한국어판에서는 옥스퍼드 대학 김민형 박사가 애정 어린 추천사를 보내왔다.

스트로가츠의 저서 중에서 《x의 즐거움》은 가장 대중적인 책이자, 가장 재미있는 책이다. 한창 공부를 하는 학생들에게도 흥미롭겠지만, 이 책은 이미 내용을 다 아는 수학자들도 ‘이렇게 수학을 가르칠 수 있다니 놀랍다’라는 찬사를 보낸다. 다른 분야의 학자들도 그에 대해서 기꺼이 찬사를 보낸다. MIT에서 가르치던 시절 스트로가츠와 동료로 지내며 영감을 나누던 옥스퍼드대 김민형 박사는 《x의 즐거움》한국어판 추천사에서 스트로가츠를 “응용수학의 가치를 깨닫게 해준 특별한 연구자”라고 격찬했다.

“생선, 생선, 생선, 생선, 생선, 생선!”과 “생선 6!”의 차이?
돌멩이들의 덧셈과 정사각형의 춤, 사랑에 빠진 방정식
가장 즐거웠던 수학으로 돌아가면 ‘수학 본능’이 깨어난다

여전히 수학은 어렵다. 두렵다. 아이들이 수학 문제라도 들고 오면 외면하기 바쁘다. 생각해보면, 나에게도 수학이 재미있었던 시절이 있었나 싶다. 그런데 단언컨대 누구에게나 그런 시절은 있었다. 《x의 즐거움》은 우리가 분명 느꼈으나 잊어버리고 있었던 그 수학의 즐거움을 다시 일깨운다.


“아빠, 내 나이와 언니 나이 사이에는 항상 어떤 수가 있어요. 지금 나는 여섯 살, 언니는 여덟 살이니, 그 사이에는 일곱 살이 있지요. 그런데 나중에 우리가 나이가 더 들어 내가 스무 살이 되면 언니는 스물두 살이 되는데, 그 사이에도 어떤 수가 있어요!”


어린이들에게 수학은 이런 놀라움으로 다가온다. 스트로가츠는 일단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기초적인 수학 개념을 신선하게 해석해 우리를 수학을 처음 배우던 때로 돌아가게 한다. 그리고 그 여행에 텔레비전 프로그램 <세서미 스트리트>, 일본 소설 <박사가 사랑한 수식>, 셰익스피어의 고전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우리가 잘 아는 문화들을 거리낌 없이 끌어온다.


생애 초기에 배우기 시작하는 산수에는 어떤 마술적인 힘이 깃들어 있다. “생선, 생선, 생선, 생선, 생선, 생선!” 여섯 명의 손님에게 생선 요리를 주문 받은 <세서미 스트리트>의 험프리가 외친다. 그러나 “생선 6!”이라고 말하는 것이 훨씬 쉽다. 6이라는 숫자를 입에 담는 순간 우리는 새로운 개념의 심오한 세계로 들어간다. 현대인들이 아무 생각 없이 쓰는 아라비아 숫자와 0의 역할은 세계에 어떤 혁명을 불러왔을까? 어떤 것을 논리적으로 증명하려면 반드시 기하학을 참고해야 한다는 것을 아는가?

 

 

뉴턴의 <프린키피아>도, 스피노자의 <윤리학>도, 모두 기하학의 증명을 모방하고 있다. 언제나 우리를 함정에 빠뜨리던 문장제가 사실은 우리의 해묵은 발상을 전환하기 위한 최고의 도구라면? 아르키메데스가 원주율을 구하기 위해서 그저 원을 자르고 자르고 또 잘랐다는 사실을 아는지? 사랑을 표현하는 미분방정식으로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을 표현한다면 어떤 수식이 나올까? 자신과 1로만 나누어지는 소수가 품고 있는 쓸쓸함과 신비로움까지 느끼고 나면, 이성과 감성 모두를 만족시키는 수학의 매력에 새삼 흠뻑 빠질 것이다.

“수학이 사는 데 무슨 필요가 있지?”
이런 친절하고 재미있는 선생님을 진작 만났더라면…
우리 삶 속에 숨어있던 수학을 낱낱이 끄집어내다


수학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대표적으로 하는 말이 하나 있다. “이런 공식들이 사는 데 무슨 필요가 있나?” 수학이 일상생활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는 설명하지 않고 무조건 공식을 외우거나 문제 풀이만 계속하는 수학 수업에서 흥미를 느끼지 못한 사람들이 흔히 하는 말이다. 스트로가츠는 고등 수학을 설명하는 단계에 넘어가서는 수학과 우리 삶을 아주 밀접하게 이어주기 시작한다.


만약 미적분을 처음 배울 때 “미분은 어떤 것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변하는지 알려주고, 적분은 어떤 것이 얼마나 많이 축적되는지 알려준다” 같은 설명 한 마디만 들을 수 있었다면 미적분이 얼마나 친절하게 다가왔을까? 이차방정식이 자식들에게 부모의 유산을 얼마만큼 분배할지를 정하는 과정에서 생겨났다는 것을 알았다면 미지수 x를 추적하기 위해 이리저리 고민하는 그 과정을 꼭 필요하다 여기며 즐겼을지도 모른다.

 

스트로가츠는 이렇게 아리송했던 수학의 자리를 찾아줌으로써 어려운 고등 수학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버리고, 우리가 평소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행동이나 생활 속에서 자주 쓰이는 기술 속에 깃든 수학을 불러낸다. 춤추는 방법에도 벡터라는 수학 정보가 들어있다는 것, 위상수학을 이용하면 베이글에 크림치즈를 더 많이 바를 수 있다는 것, 독보적인 검색 서비스 구글이 ‘인기투표’ 방식으로 사이트를 찾아준다는 것 등 수학의 활동무대가 무궁무진함을 알려준 후, 아직 인류의 손길이 닿지 않은 ‘무한’의 영역으로까지 독자들을 안내한다. - 출판사 제공 '서평'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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