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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포스팅/따따부따

한겨레 노무현 관련 사과문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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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해 노 전 대통령을 아끼고 사랑하는 분들과 독자 여러분께 마음의 상처를 드린데 대해 편집국을 대표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6월15일자 한겨레 신문 1면에 '독자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박스 처리된 사과문 하나가 눈에 띄었다. 6월11일자 '한홍구-서해성의 직설' 섹션에 실린 노무현 전 대통령 관련 표현에 대해 누리꾼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자 오늘자 조간에 긴급히 사과문을 게재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 민주주의에서 '4부'라 불릴만큼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언론이 독자들의 비판에 과감하게 머리숙인 한겨레의 태도는 환영할만 하지만 상대의 비판에 날선 모서리를 들이대야만 하는 각박한 현실이 못내 씁쓸하게 느껴졌다.

같은 표현 서로 다른 생각
내가 좋아했던 유일한 정치인, 그를 통해 진정한 사람사는 세상을 꿈꾸었던 나도 한겨레의 6월11일자 기사는 불편했던 게 사실이다. '놈현'이라는 표현도 그랬지만 '관 장사'란 표현은 정론을 추구하는 언론이 사용하는 표현치고는 과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표현보다는 그 의미에 주목을 했다. 

"선거 기간 중 국참당 포함한 친노 인사들이 써 붙인 '노무현처럼 일하겠습니다'라는 플래카드를 보면서 쓴웃음이 나왔어요. 이명박이 가진 폭압성을 폭로하는 데는 '놈현'이 유효하겠지만, 이제 관 장사는 그만둬야 해요. 국참당 실패는 관 장사밖에 안 했기 때문이에요. 그걸 뛰어넘는 비전과 힘을 보여주지 못한 거예요."

보수언론과 수구세력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난하기 위해 사용했던 표현이 '놈현'이다. 난 이 기사 속에서 '놈현'이란 표현을 이렇게 받아들였다.

'당신들이 숨쉴 틈도 주지 않고 까댔던 놈현이 장대비 속에서도 500만의 추모행렬을 불러들였고, 당신들이 놈현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 탄압의 칼바람을 들이댔던 그들이 국민들의 선택을 받지 않았느냐!'

그랬다. 나는 기사 속에서 서해성씨가 했던 '놈현'이란 표현을 이렇게 받아들이고 이해했다. 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을 의미한다는 교과서 내용대로...현재 집권세력과 보수언론이 즐겨 사용했던 '놈현'이라는 단어를 통해 역사의 흐름을 거역하는 그들에게 보내는 경고의 메세지로 받아들였다.
물론 '관 장사'란 단어에 대해서는 그 의미는 십분 이해하지만 이 말밖에 없었나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황색 저널리즘에서나 볼 수 있는 이런 자극적 표현이 거슬린 게 사실이었으니까.

결국엔 정치
개인적으로는 소위 말하는 '노빠'지만 국민 참여당에 대해서는 선뜻 동의하지 못한다. 기존 정당과 차별성도 없는 상태에서 국민들의 선택에 혼란만 주기 때문이다. 노무현 전대통령이 추구했던 진보적 가치를 계승한다는 취지였지만 굳이 새로운 정당을 만들어야만 실현이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이해하기 어렵다. 

서해성씨의 '관 장사' 표현도 이에 대한 비판이 아니었나싶다. 또 국민참여당 창당을 주도했던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트위터를 통해 한겨레 절독을 선언한 이유도 표현도 표현이지만 정치적 이유가 더 크게 작용하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그나마 현실 정치인 중에서는 개인적으로 가장 지지하는 유시민이기에 그의 극단적 선택에 더욱 실망했는지도 모른다. 물론 정치적 지향점에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비판을 포용하는 사회
참여정부 아니 국민의 정부를 포함해서 과거 10년 동안 우리는 조중동이라는 보수언론과 한나라당이라는 수구집단을 통해 비판과 비난의 극명한 차이를 수도 없이 경험해 왔다. 자신들과 생각이 다르면 인간적 모멸감을 주는 표현조차도 망설이지 않았던 그들로 인해 우리 사회에서 건전한 비판은 기회주의적인 사치로 전락하고 말았다.

안타까운 것은 그런 조중동이 만들어놓은 프레임 속에서 우리도 그들을 닮아가고 있는지도 모를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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