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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포스팅/책 이야기

'걸리버 여행기' 소인국은 실제로 존재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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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바다를 항해하고 싶었던 케임브리지 대학의 의학도 걸리버(Gulliver)는 우연한 기회에 3년 반동안 바다를 항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항해에서 돌아온 후에는 런던에 병원도 차리고 결혼도 했다. 하지만 바다 여행에 대한 걸리버의 욕망은 좀처럼 식을 줄을 몰랐다. 결국 배의 의사가 되어 바다와 집을 오가던 어느 날 항해 도중 배가 풍랑을 만나 산산조각 났지만 걸리버는 운 좋게도 어느 섬까지 헤엄쳐 목숨을 건지게 된다. 그리고는 쓰러져 잠이 든다.

 

잠에서 깨어난 걸리버는 그야말로 자신의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온몸은 밧줄로 꽁꽁 묶여있었고 그의 몸 위에는 벌레 같은 인간들이 기어 다니고 있었던 것이다. 벌레 같은 인간들에게는 밧줄이라지만 걸리버에게는 바늘에 꿰는 실에 불과했다. 팔에 힘을 주자 밧줄이 끊어졌다. 순간 벌레처럼 작은 인간들이 걸리버를 향해 일제히 화살을 쏘기 시작했다. 워낙 작은 화살이라 치명적이지는 않았지만 온몸이 따끔거렸다. 걸리버는 자는 척 해서 화살을 멈추게 했고 벌레처럼 작은 인간들은 걸리버를 그들의 수도로 옮겨갔다. 걸리버의 작은 사람들의 나라’, 소인국 릴리퍼트(Liliput)’ 기행은 이렇게 시작된다. 

 

▲영화 '걸리버 여행기' 속 소인국. 사진>다음 검색 

 

세상을 즐겁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화나게 하기 위해서 썼다는 조나단 스위프트(Jonathan Swift, 1667~1745, 영국) <걸리버 여행기>(Gulliver’s Travels)는 그 동안 어린이용 동화로만 소개되어 왔으나 실은 당대 유럽 사회의 부조리를 통렬하게 비판한 풍자소설이다. 걸리버가 여행한 네 군데의 신기한 나라 가운데 첫 번째가 바로 소인국 릴리퍼트(Liliput)이다. 그런데 <걸리버 여행기> 속 릴리퍼트와 같은 소인국이 실제로 존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프레스 TV걸리버의 여행이 이란의 난쟁이 마을(dwarf city)에서 실현됐다는 제목으로 이란 호라산 주의 한 마을이 과거 소인국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프레스 TV에 따르면 이란 호라산 주 남쪽 마크후니크(Makhunik)라는 고대도시에서 소인국의 존재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유적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호라산 주에 인접한 케르만 주 샤다드 지역에서 동쪽으로 100km 떨어진곳에 고대도시 유적이 남아있는데 이곳에서 조나단 스위프트가 <걸리버 여행기>에서 묘사한 소인국 릴리퍼트의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미이라가 발견됐다. 고고학자들에 따르면 마크후니크는 과거 아라타(Aratta) 문명이 존재했던 지역으로 기원전 6,000년 경에는 난쟁이 인간이 살았던 것(소인국)으로 추측했는데 이번에 난쟁이 크기의 미이라 발견으로 이런 가설이 힘을 얻게 됐다. 

 

▲이란 마니후니크 고대도시에서 발견된 난쟁이 미이라. 사진>프레스 TV 

 

마니후니크 지역에 소인국이 존재했다는 고고학자들의 가설은 예전에도 증명된 적이 있는데 2005년 이 지역에서 25cm 크기의 난쟁이 미이라가 발견돼 화제를 일으킨 적이 있었다. 사체를 발견한 밀수업자들은 이 미이라를 3백만 달러(미국 달러 기준)를 받고 독일에 팔아 넘기려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고고학자들은 발견된 난쟁이 사체는 인공적인 처리를 거치지 않고 자연적으로 미이라가 된 것으로 추정했다.

 

고고학자들은 과학적 연구기법으로 이 미이라가 사망 당시 16~17세의 난쟁이 인간이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프레스 TV는 이번에 난쟁이 인간 미이라가 발견된 마니후니크 지역 주민들의 평균 신장이 150cm를 넘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실제로 소인국이 존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도 보도했다. 프레스 TV는 이 지역에서는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금속성 깃발도 발굴됐다고 보도했다.

 

한편 소인국의 존재 여부를 가리는 것이 과학자들의 몫이라면 조나단 스위프트가 <걸리버 여행기>를 통해 특히 작은 사람들의 나라릴리퍼트를 통해 무슨 말을 하려고 했을까는 오로지 독자의 몫일 것이다. 이것이 고전을 읽는 이유이기도 하다.

 

스위프트는 릴리퍼트에서 벌어진 에피소드를 통해 인간이 믿고 있는 신념과 이념의 맹목성에 대해서 신랄한 비판을 가한다. 예를 들면 릴리퍼트에는 두 개의 당파(굽이 높은 구두를 신는 당과 굽이 낮은 구두를 신는 당)가 존재했는데 이들이 반목하고 대립하는 원인을 살펴보면 실소를 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들은 계란을 깨는 방법을 두고 대립한다. 원래는 계란 밑부분의 넓은 쪽을 이용했는데 현재 릴리퍼트 국왕 할아버지가 어린 시절 이렇게 계란을 깼다가 손을 다친 적이 있어 아버지 때부터는 밑부분이 좁은 쪽을 이용해 계란을 깨도록 명령했다. 이 명령을 두고 지지파와 반대파로 갈려 허구헌 날 반목하고 대립했던 것이다 

소인국 릴리퍼트에서 벌어진 일을 결코 소설 속 얘기로만 듣는 독자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우리 현실이 릴리퍼트와 꼭 닮았기 때문이다. 비단 정치인 뿐만 아니다. 머리 속으로는 다름틀림을 구분하지만 실제 현실에서는 다름틀림과 동의어로 통한다. 각자의 이념과 신념을 맹목적으로 믿는 나머지 나와 다른 상대방은 모두 틀렸다고 규정해 버리는 게 지금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종북이니 빨갱이이니 하는 말도 반대로 보수꼴통이니 수구꼴통이니 하는 말도 다 여기서 비롯된 것이다. 이념이나 신념보다 중요한 사람은 늘 배제된 채 말이다.

 

 

지구상에 실제로 소인국 릴리퍼트가 존재한다면 그곳은 바로 2014대한민국인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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