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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포스팅/따따부따

터키 탄광 사고가 남 일 같지 않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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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소마 탄광 폭발로 인한 사망자수가 280명을 넘어섰다. 사고 당시 탄광 안에 있던787명 가운데 여전히 100명 이상이 갱도에 갇혀 있어 역대 최악의 탄광 참사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터키 전역은 이번 참사를 인재로 규정한 시민들의 분노가 폭발해 반정부 시위로 번지고 있다. 특히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가 사고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런 사고는 늘 일어난다고 말한 내용이 알려지면서 반정부 시위는 더욱 격화되고 있다. 에르도안 총리의 망언은 이번만이 아니었다. 2010년 탄광 가스 폭발로 30여 명이 사망했을 때도 그들의 운명이었다고 말해 국민들의 분노를 샀다.

 

터키 탄광 폭발 사고와 이로 인한 국민들의 분노가 결코 남 일 같지 않은 것은 불과 한달 전에 우리도 세월호 참사라는 국가적 재난을 겪었고 아직도 사고수습이 끝나지 않았다.  터키 국민들처럼 격렬한 저항은 아니지만 우리나라 시민들도 촛불집회나 침묵시위 등으로 정부의 사고수습대처에 항의하고 있기 때문이다터키와 한국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은 닮아도 너무 닮았다. 게다가 이런 정부에 항의하는 시민들을 향해 터키 정부도 한국 정부도 불순세력 운운하고 있다.

 

▲사진> 구글 검색 

 

터키 탄광 사고가 터키 국민들의 반정부 시위로 발전한 데는 에르도안 터키 총리의 부적절한 처신과 함께 참사의 원인이 인재에 관재라는 사실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사고가 일어나기 2주 전 집권여당이 제출한 소마 탄광 안전조사 요구안을 정부가 거부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뿐만 아니라 터키 국민들은 정부의 무리한 민영화 정책과 졸속적인 규제 완화로 인한 안전불감증이 이번 사고의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소마 탄광도 사고가 일어나기 10개월 전에 민영화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가 국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줄기차게 밀어붙이고 있는 정책이 민영화와 규제완화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한편 소마 탄광 사고 당시 발생한 화재가 진화되지 않아 갱도 안에 일산화탄소가 가득 차 수색이 지연된 것도 문제였다. 실제로 초기에 수습된 사망자 중 상당수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숨진 것으로 밝혀졌다. 세월호 침몰이 대형 참사로 이어진 데는 과적과 불법증축, 평형수 부족, 무리한 출항 등과 함께 세월호 승무원들과 해경, 정부, 언론의 허술한 대처 때문이라는 것이 검찰 조사 결과 속속 드러나고 있다. 골든타임을 놓치면서 대형 참사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현재 터키는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정권퇴진운동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고 한다. 한편 스승의 날인 오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세월호 참극의 올바른 해결을 촉구하는 교사선언을 발표했다. 전국 교사 15853명이 서명한 이 선언문에서 교사들은 고귀한 생명을 하나라도 건질 수 있었던 사고 초기단계, 그 금쪽 같은 시간에 정부가 보여준 모습은 혼선과 무능 그 자체였다. 아니 생명을 구하려는 최소한의 책임마저 방기했다철저한 진상규명과 뼈를 깎는 책임규명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런 일을 할 수 없다면 대통령 자격이 없다며 국민의 생명을 지킬 의지도 능력도 없는 대통령은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우리는 다음 달에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고, 터키는 8월에 대선이 치러진다고 한다. 최악의 참사에 대처하는 터키 정부와 한국 정부의 닮은꼴, 무능과 무책임. 이에 분노한 양국 국민들의 항의와 성토. 그 결과도 닮은꼴이 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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