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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포스팅/북 리뷰

죽음의 식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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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식탁/마리모니크 로뱅 지음/권지현 옮김/판미동 펴냄

 

서울시 교육청은 지난해 11월 올해 아이들 급식에서 친환경 농산물 (유기 농산물과 무농약 농산물) 권장 사용 비율을 기존 초등학교 70% 이상, 중학교 60% 이상에서 각각 50% 이상으로 낮췄다. 나머지는 GAP 농산물을 사용할 것을 권장했다. 친환경 농산물 생산 비중이 작고 가격이 비싸서 학교급식에서 사용이 어렵다는 것이 그 이유다.

 

그러나 친환경인 농산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13% 안팎인 반면 GAP 농산물은 3% 정도에 불과하다. GAP가 관행 농산물과 차별화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개별 농가단위로는 위생기준에 충족하는 유통 저장시설을 갖추기도 어렵기 때문에 GAP에 대한 농가들의 참여도는 저조한 실정이다. GAP 인증제의 생산 이력관리 또한 형식적인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시 교육청의 친환경 학교급식에 대한 식재료 사용기준 변화는 학교급식의 질을 떨어뜨리는 빌미를 제공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더욱 안전한 식재료를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위해 일선 학교들의 요구에 따라 설립한 서울시 친환경급식센터를 이용하는 학교 수는 854개 학교에서 30개 학교로 크게 줄었다. 반면 서울시 교육청이 권장하는 전자조달시스템을 이용하는 학교는 지난해 390개에서 1,171개로 무려 3배나 증가했다.

 

그러나 전자조달시스템을 이용한 입찰방식의 학교 급식 식재료 조달은 여러 가지 문제를 낳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2010년부터 조달청의 '나라장터' 또는 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학교급식 전자조달시스템(eaT)'등을 통해 학교급식 식자재를 구매할 것을 권고해 왔다.

 

그러나 전자조달시스템은 가격위주의 입찰 공정성은 확보할 수 있을지 모르나 식자재의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었다. 질보다는 가격을 앞세우다 보니 부실업체가 적지 않게 참여했고, 이에 대한 관리는 전혀 없는 실정이다. 이 시스템은 원산지 둔갑 같은 부정유통에 대해서도 속수무책이다. 실제로 420여 개 학교가 참여하는 인천시 학교운영위원연합회는 지난 1월 20일부터 2월 24일까지 시 교육청에 등록된 125개 급식업체에 대한 현장 실사를 벌였다. 그 결과 절반 이상이 위생 불량으로 나타났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서울시 교육청이 노골적으로 서울시 친환경급식센터를 이용하지 말라고 일선 학교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친농연은 이와 관련해 “서울시교육청의 이러한 작태에 부화뇌동하여 학부모들과 국민을 현혹하고 사실을 왜곡하고 있는 GAP 연합회 정덕화 회장에 대해 우리는 분명히 경고한다”면서, “농약이 안전하다고 강변하고, 3.2%에 불과한 GAP 농산물이 90% 이상 재배되고 있어 공급에 문제가 없다고 사실을 호도하며, 친환경 유기농산물은 비위생적이며, 안전하지 않다는 식의 악의적인 왜곡을 일삼는 자가 과연 대학교수로서, 단체를 대표하는 회장으로서 자격이 있느냐”고 물었다.

 

서울시 친환경급식센터의 한 관계자는 “친환경 농산물보다 GAP를 내세운 서울시 교육청의 조치와 전자조달시스템 권장은 질이 낮은 학교급식을 낳을 수밖에 없다. 이번 식중독 사태는 필연적인 결과이고, 앞으로도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며 “면밀한 농약 검사를 거치지 않고 있어 학교급식의 농약 오염 또한 드러나지 않고 있는 심각한 문제”라고 꼬집었다. -프레스바이플의 '농약에 멍드는 어린 생명' 기사 중에서, 기사전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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