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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포스팅/따따부따

어버이날 왜 하필 카네이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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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네이션(Carnation)의 학명은 다이앤서스(Dianthus)로 고대 그리스에서 유래했는데 '신의 꽃'이란 뜻이다. 그리스 신화에 따르면 올림푸스의 세 처녀 여신(헤스티아, 아테나, 아르테미스) 중 한명인 아르테미스가 자신을 놀래킨 목동에게 화가 난 나머지 목동의 눈을 찢어버리는 끔찍한 복수를 하고 말았다. 훗날 아르테미스는 이날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고 목동의 눈을 카네이션으로 바꿔 주었다고 한다. 아르테미스는 로마 신화에서 디아나(Diana)로 등장하는데 영어식으로는 우리에게도 낯익은 '다이아나'로 읽는다. 이런 신화 때문에 카네이션의 학명은 '아르테미스의 꽃''디아나 여신의 꽃'이라는 의미의 '다이앤서스(Dianthus)'가 되었다고 한다.

 

그리스 신화에서는 카네이션에 얽힌 잔인한 이야기가 전해지지만 로마 신화에서는 사뭇 다른 느낌의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고대 로마에 소크니스라는 아름다운 처녀가 살았다고 한다. 소크니스는 관을 짜는 일로 생계를 유지했는데 그 솜씨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뛰어났다. 사람들은 이런 소크니스를 부러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질투하고 시기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날 소크니스의 실력을 시기하던 동업자들이 그녀를 죽이고 말았다. 아폴로 신은 생전에 늘 그의 신전을 아름답게 꾸며주던 소크니스를 불쌍히 여겨 그녀를 작고 붉은 꽃으로 변하게 해주었다고 한다. 그 꽃이 바로 카네이션이다. 

 

 

카네이션에 얽힌 이야기들이 어찌 보면 잔인하고 또 어찌 보면 슬프기도 한데 여기서 궁금증 하나. 어버이날이면 수많은 꽃 중에 왜 하필 카네이션을 부모님 가슴에 달아드릴까? 그 유래를 살펴보면 지금으로부터 약 100여 년 전 미국의 한 마을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 버지니아주 웹스터라는 마을에 안나 자이비스라는 소녀가 어머니와 단둘이 단란하게 살고 있었는데 어느날 사랑하는 어머니가 세상을 뜨고 말았다. 안나는 어머니의 장례를 치르고 무덤가에 어머니가 평소 좋아했던 카네이션 꽃을 심었다.

 

일상으로 돌아온 어느날 안나는 어느 모임에 참석하면서 하얀 카네이션을 가슴에 달고 나갔다. 사람들은 안나가 왜 가슴에 하얀 카네이션을 달고 있는지 궁금했다. 안나는 어머니가 그리울 때면 어머니 무덤가에 심었던 것과 같은 카네이션을 가슴에 꽂고 슬픔과 그리움을 달랬다고 한다. 그 후 안나 자이비스는 어머니를 잘 모시자는 취지의 모임을 만들었고 1904년 시애틀에서 처음으로 어머니날 행사를 개최했다. 이 때 참석자들은 어머니가 살아있는 경우에는 빨간 카네이션을 어머니 가슴에 달아드렸고, 안나처럼 어머니를 여윈 참석자들은 자기 가슴에 하얀 카네이션을 달았다고 한다. 이 행사를 시작으로 미국에서는 1913년부터 매년 5월 둘째주 일요일을 '어머니날'로 정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56년에 5월 8일을 '어머니날'로 정했고 이후 1973년부터 '어버이날'로 개칭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카네이션의 꽃말은 당연히 '사랑'이다. 하지만 꽃 색깔에 따라 사랑의 대상과 의미도 조금씩 다르다고 한다. 빨간 카네이션 꽃말은 '당신의 사랑을 믿습니다.'이고, 분홍 카네이션의 꽃말은 '당신을 열렬히 사랑합니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안나 자이비스가 달았던 하얀 카네이션의 꽃말은 '나의 애정은 살아있습니다.'라는 뜻으로 돌아가신 부모님에 대한 사랑을 의미한다고 한다. 

 

카네이션이 어버이에 대한 사랑을 상징하는 꽃이 된 데는 또 다른 이야기가 전하기도 한다. 서양의 중세 시대 사람들은 성모 마리아가 흘린 눈물이 땅에 떨어져 피어난 꽃이 카네이션이라고 믿었다고 한다. 많은 종교 예술에서 카네이션을 볼 수 있는데 성모 마리아를 묘사할 때 특히 카네이션이 자주 등장하곤 한다. 이렇게 본다면 안나 자이비스의 일화와는 별개로 현대 사회에서 카네이션이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상징한다는 것은 그리 새삼스럽거나 놀라운 일은 아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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