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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포스팅/따따부따

국조 휴가, 민주당은 차라리 간판을 내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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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사에서 언론 암흑기는 언제였을까? 대개는 아홉 차례의 긴급조치 발동으로 '헌법상의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정지'시킨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철권시대나 건전한 언론을 육성한다는 미명 하에 강압적인 방법으로 언론을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개편하기 위해 언론통폐합을 단행했던 전두환 전 대통령을 필두로 한 신군부 집권시대를 꼽을 것이다.

 

과연 그럴까? 필자가 생각하는 한국 언론의 암흑기는 2013년 바로 오늘이다. 긴급조치 때나 언론통폐합 때는 두말할 나위 없이 언론 암흑기이기도 했지만 언론에 대한 권력의 탄압이 거셀수록 언론 자유를 수호하려는 언론인들의 노력과 투쟁 또한 가열차게 타올랐던 시대이기도 했다. 그러나 2013년 오늘, 과연 대한민국에 언론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대부분의 신문과 방송은 권력 눈치보기에만 급급한 나머지 국민들의 목소리를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외면하고 있다면 차라리 나을지도 모르겠다. 오늘의 대한민국 언론은 실재하는 여론을 축소·왜곡하면서까지 권력에 굴종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권력과 자본이 언론을 접수한 것인지, 자기검열을 통해 권력과 자본의 충실한 개가 되고자 하는 것인지는 언론 스스로가 잘 알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권력과 자본의 노예가 된 오늘의 대한민국 언론 환경이지만 바닥 민심까지 왜곡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국정원의 선거 개입을 규탄하기 위해 연일 서울 시청광장을 가득 메우고 있는 촛불은 물론 각계각층의 시국선언은 언론의 왜곡보도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 스스로가 정의와 불의를 판단하는 성숙한 민주시민의식을 갖춰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런데도 대한민국 신문과 방송은 이런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한국 현대사에서 언론 암흑기는 2013년 오늘임을 확신하는 것이다. 

 

진실을 밝히려는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이 때, 오늘자 조간신문의 기사는 필자의 눈을 의심케 한다. 여야가 국가정보원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활동을 1주일간 여름 휴가를 보낸 뒤 재개한다는 것이다. 애초 합의된 국정조사 기간이 8월15일까지임을 감안한다면 여야의 국정조사 포기선언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의 국가정보원 국정조사 일시 중단의 변은 더 가관이다. 다른 의원들은 다 쉬는데 국정원 국정조사 특위 위원들만 일하고 있다며 7월 말은 너무 더우니까 8월5일까지 쉬기로 했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여론에 떠밀려 국정원 국정조사에 합의했을 뿐 애시당초 진실을 밝히려는 의지가 없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국정조사 기간 여름휴가라, 다른 나라 국회의원도 우리나라처럼 이렇게 뻔뻔한지 알고 싶을 뿐이다.

 

더 큰 문제는 민주당이 국정조사 기간 여름휴가를 합의해 줬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의원 정족수가 여당에 비해 적은 탓에 어쩔 수 없이 합의해 줬다고 변명하지만 차리리 '우리도 쉬고 싶어서 그랬다'라고 하는 편이 더 국민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지 않았을까. 민주당 신경민 의원은 이런 여야의 합의에 대해 '악마의 합의'라고 했다니 참으로 적절한 표현이다. 

 

아무리 언론 환경이 민주당에 우호적이지 않다고 하지만 이미 많은 여론조사 결과에서 보듯 바닥 민심은 여전히 민주당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점에서 이렇게 무능할 바에야 차라리 간판을 내리라고 충고하고 싶을 심정이다. 차려준 밥상에 숟가락질 한 번 제대로 못하는 식물정당이 과연 존재할 가치가 있는 것일까. 사실 민주당은 지난 대선에서의 국정원 선거 개입과 이후 벌어진 NLL 논란에서 갈팡질팡 계파간 불협화음만 낼 뿐 국민들의 요구에 제대로 부응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새누리당과 언론에 끌려 다니다 여기까지 온 걸로도 모자라 국정조사 기간 여름휴가에 합의까지 해주는 판이니 차라리 간판을 내려 그 세비를 다른 좋은 곳에 쓰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이제는 민주당이 정권을 잡는데도 걱정하는 국민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무능한 민주당의 무능은 어디에서 비롯되었을까 궁금해 진다. 아마도 착각과 오만 때문일 것이다. 지난 대선에서 지지해준 48% 국민들이 온전히 민주당이 좋아서 투표해줬다는 착각과 그 착각에서 출발한 오만.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을 지지해준 48%의 국민들 중에서 민주당이 좋아서 선택해준 국민은 50%가 채 넘지 않을 것이다. 48% 국민들의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는 심정을 100% 지지로 착각하고 있으니 오만해질 수 밖에. 현재 언론 환경에서 민주당을 대신할 정당을 찾는 것이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기다려줄 국민이 많지 않다는 것도 엄중한 현실임을 민주당 국회의원들은 알아야 할 것이다.


 

허접한 글이지만 참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강여호를 만나는 방법은 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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