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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포스팅/북 리뷰

마음의 병, 먼저 자신을 돌아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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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 때도 없이 어머니를 폭행하는 20대가 있단다. 자기 뜻대로 일이 풀리지 않을 때 어머니를 폭행한단다. 한편 패륜아처럼 보이는 이 청년에게 한가지 특이한 행동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손을 씻거나 거울을 보며 머리단장을 할 때 등 새로운 행동을 할 때마다 같은 동작을 수 차례 반복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강박증 환자에게 나타나는 전형적인 행동양식이라고 한다. 아니나 다를까, 이 20대 청년은 어릴 적 자살한 아버지 때문에 친구들에게 놀림과 왕따의 대상이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과거의 아픈 기억을 잊기 위해 같은 동작을 반복하고 지나칠 때는 어머니를 폭행하곤 한단다.

SBS에서 방영되고 있는 [긴급출동! SOS 24]의 한 장면이다. 이 20대 청년은 분노의 감옥과 강박의 감옥 속에 갇혀 평범한 20대의 삶을 어두운 집 한 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경우이다. 이처럼 [긴급출동! SOS 24]는 제보를 통해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의 일상을 몰래(?) 들여다보면서 그 원인과 진단 방법을 찾아가는 형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논픽션이다.

[심리학 테라피]는 이 프로그램의 대본과도 같아 보인다. 조금은 과장되었을지언정 우리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이런 사람들이 그렇게 행동하게 된 일반적인 배경과 원인을 서술하고 마지막으로 그런 행동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준다. 다만 여기에서 제시되는 마음의 병들은 아주 특별한 사람들에게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다. 책을 읽는 독자 어느 누구라도 15개의 마음의 감옥 중에 1~2개는 자신에게도 해당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정신과에 드나들면 주위에서 이상한 시선으로 쳐다보았지만 요즘처럼 복잡하고 다양한 사람들 속에서 살아가야만 하는 현대인에게는 소소하지만 다양한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는 현실도 직시해야 한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

원인없는 결과는 없다고 했던가. 대중매체에서건 주위에서건 매맞는 아내들의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의 상당수는 상식 밖의 행동양식을 보여준다. 매일매일 매맞는 고통으로 살면서도 정작 자신을 때리는 남편을 안스럽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의존의 감옥에 갇혀있는 전형적인 인물이다.
어릴 시절부터 자신의 결정이 아닌 부모의 강요에 의해서 행동하고 그 행동이 습관처럼 굳어져 버린 사람은 나이를 들어서도 이성이나 동성에게 의존적 행동을 보이게 된다.

또한 매맞는 아내의 경우처럼 반복되는 폭력의 고통을 감내하면서까지 남편을 안스럽게 생각하며 참고 사는 이유는 의지할 대상이 사라졌을 때 오히려 폭력보다 더 큰 불안감을 느끼기 때문이란다. 의존적인 인간형 뿐만 아니라 지나친 분노형 인간, 회피형 인간, 이성형 인간 등이 갇혀 있는 감옥에는 감옥에 갇히게 된 원인이 분명 있다. 이 원인을 이해함으로써 스스로도 감옥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해법을 찾을 수 있고 타인도 적절한 카운셀링으로 감옥으로부터 해방시킬 수 있다.

藥도 되고 毒도 되는 마음의 병

감옥이라는 섬뜩한 단어를 사용해서 그렇지 저자가 제시한 15개의 감옥을 굳이 불편한 시선으로 볼 필요는 없다. 인간이기에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가장 일상적인 심리상태이기도 하지만 적절히 활용하면 스스로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될 수도 있고 삶의 활력소도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타인에 대한 시기질투가 조금도 없었다면 개인의 발전이 가능할 수 있을까? 잘못된 일에대해 내 탓이라고 여기는 우울과 죄책감이 없었다면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려 살 수 있었을까? 독재와 비이성에 대한 분노가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자유를 누릴 수 있었을까? 마음의 병은 다스리지 못했을 때 毒일뿐 잘만 컨트롤하다면 개인과 공동체와 인류의 무한한 발전에 藥이 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최근에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독재와 비이성에 대해 분노의 감옥을 적절히 활용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싶다.

감옥으로부터 벗어나려면?

그렇다면 마음의 병으로 생긴 감옥으로부터 벗어나려면, 아니 감옥에 갇히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중요한 것은 먼발치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여유가 아닐까? 또 저자가 맺음말에서 밝혔듯이 살면서 수시로 바뀌는 마음의 감옥이지만 이런 마음의 정체성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면 삶은 더욱 풍요로와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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