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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포스팅/북 리뷰

체 게바라는 왜 콩고로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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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 열정, 이상주의의 상징인 체 게바라의 본명은 에르네스토 게바라였다. 그는 입을 열 때마다 ‘체(che)'라는 말을 습관적으로 내뱉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를 체 게바라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카스트로와 함께 쿠바혁명을 완성한 게바라는 쿠바 중앙은행 총재, 기업 국유화와 토지개혁 단행 당시 공업부장, 쿠바를 소련의 핵무기 계획에 포함시키는 협정의 쿠바 협상대표 등을 역임했으나 1965년 4월 갑자기 쿠바를 떠났다. 수개월 후 모습을 드러낸 게바라는 콩고에서 무장활동을 하고 있었다. 그는 왜 모든 명예와 이익을 버리고 생사의 갈림길을 오가는 혁명에 다시 뛰어들었을까?

역사는 미스터리이다. 이 미스터리가 아니었다면 인류의 운명은 바뀌었을지도 모른다. 특히 인류의 삶을 지배해 온 전쟁의 역사에서 영웅들이 보여준 선택의 순간은 오늘을 사는 우리 시각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적지 않다. 역사는 반복된다. 우리가 역사 속 미스터리를 밝히고자 하는 것도 반복되는 역사를 때로는 강력하게 재현해야 되고 때로는 미연에 방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하필 전쟁일까? 『인류의 운명을 바꾼 역사의 순간들-군사편』의 저자는 들어가는 글에서 그 이유를 이렇게 밝히고 있다.

‘태평성대에 있어 ’군사행위‘는 일상에서 매우 동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전쟁이 발발하면 그 즉시 모든 개개인의 삶과 긴밀하게 연관된다. ’군사행위‘의 바로 이러한 특성 때문에 인류역사에는 풀리지 않는 수많은 미스터리가 남게 된 것이다.’

『인류의 운명을 바꾼 역사의 순간들-군사편』은 자칫 흥밋거리로 전락할 수 있는 전쟁에 얽힌 미스터리들을 단순한 추측과 상상이 아닌 사적 고증과 자료, 많은 학자들의 연구성과를 토대로 담담하게 풀어나간다. 또한 그 과정에서 전쟁의 참혹함과 비열함을 고발하고자 한다.

잠시 역사 속 풀리지 않는 전쟁의 미스터리 속으로 들어가 보자.

적벽대전을 아는가? 얼마 전 영화로도 개봉되어 장대한 스케일에 넋을 놓고 본 기억이 있다. 적벽대전의 영웅이 제갈공명과 조조라는 사실은 삼척동자도 고개를 끄덕일 만큼 유명한 전쟁이다. 유비의 삼고초려로 역사에 등장한 제갈공명은 적벽대전의 승리로 지략가 반열에 오르게 된다. 바로 기후를 예측한 화공법으로 조조의 80만 대군을 격침시켰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사가들은 이에 선뜻 동의하지 않는다. 역사는 승리한 자들의 기록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또 역사는 끊임없이 영웅을 만들어낸다. 과연 화공 하나만으로 80만 대군을 이길 수 있었을까? 그래서 많은 역사가들은 조조가 패배한 이유로 화공보다는 전염병에 무게를 두기도 한다. 북방 지역 출신의 조조군이 남방에 도착해서 진영을 구축한지 얼마 되지 않아 ‘흡혈충’이라는 전염병이 돌았으나 저항력이 약해 심각한 상황으로 치달아 패배했다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는 역사가들도 많다. 타임머신이 발명된다면 풀리지 않을까?

인류역사상 전지구적으로 발발했고 가장 끔찍했던 제2차 세계대전. 이 전쟁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 히틀러이다. ‘만일 히틀러가 없었다면...’하는 역사적 가정을 많이 할 만큼 그는 인류역사에서 최악의 전범으로 남아있다. 그런데 히틀러는 왜 유태인을 대량 학살했으며 정말로 자살했을까? 하는 의문은 여전히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혹자는 히틀러가 유태인에 대한 병적인 증오를 나타낸 원인으로 그의 어린 시절 경험을 꼽기도 한다. 히틀러의 생모가 병이 났을 때 유태인 의사를 불러 진단하게 하였는데 생모가 죽자 히틀러는 의사가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심지어 모해한 것으로 여겼다고 한다. 또 히틀러가 어렸을 때 구두닦이를 한 적이 있었는데 오만한 유태인 남성에게 엉덩이를 걷어차인 적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어릴 적 몇 번의 경험으로 6백만 명이 넘는 유태인을 학살했다고 하기에는 논리적 근거가 너무 부족해 보인다. 그래서 혹자들은 유럽인과 유태인의 역사적, 종교적, 경제적 갈등을 그 원인으로 주장하기도 한다. 히틀러가 되살아나 얘기하지 않는 한 누구의 주장도 주장일 뿐이다.


또 히틀러의 자살에 관해서 어느 누구도 그의 시체를 본 사람이 없다고 하니 이 또한 풀어야 할 미스터리가 아니겠는가? 어쩌면 히틀러는 죽지 않았고 그가 지하에서 조직한 특공대들이 지금도 지구정복의 꿈을 꾸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이밖에도 저자는 미궁에 빠진 전쟁들과 미스터리 중의 미스터리인 스파이의 세계, 신기한 군사도구, 지하에 묻어놓은 비밀 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사가들의 주장을 소개하고, 미래의 역사가 벗겨내야만 할 베일로 남겨놓는다.

체 게바라가 콩고로 간 까닭은?

쿠바를 넘어 라틴아메리카 전체의 사회주의 혁명을 꿈꾼 이상주의자였기 때문에?

물질에 동요되는 일 없는 도덕적 역량을 강조했던 게바라가 다른 혁명주체 세력들과 경제건설과 정신무장에 있어 갈등을 겪었기 때문에?

그가 다시 살아난다면 모를까 어느 누구도 단정할 수 없는 미스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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