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화와 전설/태국

바나나 나무에 깃든 정령, 낭타니

반응형

낭타니Nang Tani는 태국 신화에 등장하는 여신(또는 정령, 요정) 중 하나다. 태국 민속에서 낭타니는 태국어로 ‘낭마이Nang Mai’로 알려진 야생 바나나 나무에 자주 출몰하는 젊은 여성으로 등장한다. 캄보디아와 라오스 민속에도 낭타니와 비슷한 정령이 등장한다고 한다. 낭타니는 피타니Phi Tani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낭타니는 긴 검은 머리에 진홍색 붉은 입술 그리고 녹색을 띤 얼굴색을 한 젊고 아름다운 여성으로 묘사된다. 낭타니가 입는 옷은 그 출처가 불분명하지만 태국 전통의 녹색으로 알려져 있다. 낭타니는 주로 발이 땅에 닿지 않거나 다리가 보이지 않는 선 자세로 등장한다.

 

 

낭타니는 야생 바나나 나무에서 살며 나무와 나무 사이를 날아 다닌다고 한다. 그녀는 온화한 성격으로 때로 승려들의 아침 공양 때 음식을 제공하기도 한다. 전설에 따르면 낭타니는 보름달이 뜰 때만 모습을 드러낸다. 하지만 여자들에게 잘못을 저지른 남자가 있다면 꼭 보름달이 뜰 때가 아니더라도 나타나 남자들을 처벌한다.

 

농부들은 그녀의 나무로 지정된 바나나 나무는 베지 않는다. 불운을 가져오거나 늦은 밤 분노로 가득 찬 손님이 찾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농부들은 낭타니에게 향이나 꽃, 과자 등의 제물을 바친다. 특히 알록달록하게 변색된 바나나 나무에서 낭타니가 출몰한다. 또 낭타니의 존재 때문에 집 근처에 야생 바나나 나무를 두지 않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왜 태국인들은 바나나 나무에 정령이 깃들었다고 믿는 것일까? 태국에서 바나나 나무는 죽음이나 장례식과 관련이 있다. 바나나 나무의 줄기가 장례식에 사용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음식을 싸는 등 바나나 나무의 유용성 때문에 없애지는 못하고 바나나 나무와 멀리 떨어진 곳에 집을 짓는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