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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필리핀

달빛이 어둡고 차가운 이유는 태양 신 아폴라키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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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폴라키Apolaki는 필리핀 북부 루손섬에 사는 원주민인 타갈로그족과 팡가시난족의 신으로 카팜팡간족의 최고신이자 태양과 전쟁의 신인 아링 시누쿠안Aring Sinukuan의 상대로 알려졌다. 일부 학자들은 아폴라키와 아링 시누쿠안이 동일한 신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두 신은 속성과 전설이 매우 유사하기 때문이다. 태양과 전쟁의 신인 아폴라키는 또 전사들과 투사들의 수호신이었다. 오늘날 필리핀 토착 신앙을 총칭하는 아니토Anito의 현대 수행자들에게 아폴라키는 전사, 군인, 경찰 특히 필리핀 무술인 아르니스, 에스크리마, 칼리의 수호신이다.

 

 

신화에 따르면 아폴라키는 하늘의 최고신 바탈라Bathala와 인간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다. 그의 형제들로는 달의 여신 마야리Mayari와 별이 여신 탈라Tala가 있다. 또 다른 신화에서는 새벽의 여신 하난Hanan도 아폴라키와 남매 사이라고 한다. 어느 날 아폴리카는 세상을 혼자 다스리기를 원했다. 하지만 마야리 여신은 그들이 평등하게 세상을 다스리기를 원했다. 결국 이 문제로 남매 사이에 전쟁이 시작되었고 오랜 시간 서로에게 분노를 표출했다.

 

결국 남매 전쟁은 아폴라키가 마야리의 한 쪽 눈을 멀게 함으로써 끝이 났다. 하지만 남매 전쟁을 승리로 이끈 아폴라키는 형제간의 싸움에서 승리했다는 사실이 부끄럽고 후회스럽기만 했다. 그는 마야리와 세상을 동등하게 통치하기로 결정했고 마야리도 아폴라키를 용서하면서 그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했다. 이후 아폴라키는 하루의 절반인 낮을 태양으로 다스렸고 마야리는 나머지 절반인 밤을 달의 여신으로 세상을 통치했다. 남매 전쟁에서 한 쪽 눈을 다친 마야리가 뿜어내는 빛(달)은 아폴리카의 빛(태양)보다 어두웠으며 차갑고 부드러웠다.

 

한편 팡가시난족 신화에서 아폴라키는 두마칼렘Dumakalem과 아나골라이Anagolay의 아들로 디얀 마살란타Diyan Masalanta 여신과는 남매 지간이다. 아폴라키는 ‘큰 영주’라는 뜻으로 군주를 칭하는 호칭이자 존경하는 자를 의미하는 ‘아포Apo’와 큰 것을 의미하는 ‘라키Laki’에서 유래한 말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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