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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핀란드

보리밭의 수호신, 페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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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코Peko(또는 펙코Pekko)는 기독교 이전 핀란드와 발트해 연안의 곡물의 신이자 양조의 신이었다. 그는 특히 맥주 양조에 사용하는 보리의 신이었다. 에스토니아와 러시아 사이에 있는 세토마(페이푸스 호수 남쪽에 있는 세토족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남부 에스토니아어를 사용한다) 지역에서 페코 숭배는 20세기까지 이어졌다. 오늘날 세토족은 페코를 민족 영웅과 왕으로 숭배하고 있으며 그의 이름과 외모는 국가 상징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핀란드에서 페코는 ‘들판의 페코’라는 뜻의 펠론 페코Pellon Pekko로 알려져 있다. 페코는 1551년 핀란드의 루터교 성직자인 아그리콜라(Mikael Agricola, 1510~1557)가 카렐리아인(북유럽 여러 나라들에 걸쳐 살고 있는 민족)들의 신으로 처음 언급한 맥주 양조의 신이자 밭의 수호신이었다. 페코는 때로 에스토니아의 번개의 신 피크네Pikne, 발트의 번개의 신 페르쿠나스Perkunas 심지어 기독교의 성 베드로와도 관련이 있었다.

 

기독교 축일인 오순절 축제가 열리는 날 동이 트기 전 세토족 청년들은 첫 번째 피 한방울을 흘릴 때까지 싸움 의식을 진행했다. 이 때 피를 흘린 사람이 다음 해 축제의 주인공이 되었다. 나무로 만든 페코 우상을 숭배하기 위해 검은 촛불이 켜졌다. 사람들은 ‘페코 신이시여! 맥주를 바치나이다’라고 외쳤고 페코 사제라 불리는 노인들 몇몇이 제물로 바쳐졌다. 페코에게 바치는 두 번째 축제는 추수 후에 열렸다. 페코를 기리는 축제는 또 성촉절(2월2일, 성모 마리아의 순결을 기념하는 축일)과 한여름에도 열렸다. 페코를 새긴 나무 우상은 일년 내내 곡식 창고에 보관되었다. 나무 우상의 머리 부분에는 촛불을 꽂을 수 있게 만들어졌다. 페코를 기리는 세 번째 축제는 8월 4일경에 열렸다. 이 때 세토족 사람들은 지역을 상징하는 노래를 부르고 음악 대회를 개최했고 올해의 페코를 선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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