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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본 크리스마스; 모두가 행복해지는 세상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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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들렀다. 아니 종종 들르긴 하는데 퍽이나 오랜만에 휴대폰 카메라 기능을 사용해 봤다. 며칠 전 바꾼 스마트폰 자랑도 할겸...일주일 새 꽃다지가 크리스마스 테마로 새단장을 했다. 해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시작되면 무슨 테마로 꾸밀 것이며, 장식용 재료는 얼마나 구입할 것이며 등등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사장님도 올해는 심플하면서도 화이트톤을 전면에 내세우기로 했단다.

사회 분위기도 어수선하고 갈수록 꽃도매상들의 소매영업이 활개를 치고 있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란다. 꽃다지를 방문할 때마다 느꼈지만 꽃시장에서도 대형화 되어가는 유통 현실을 많이 보아왔다. 영세한 소매 꽃집들이 제아무리 차별화된 아이디어로 꽃다발이나 꽃바구니를 만들더라도 가격 경쟁력에서 도매상들과 현격한 차이를 보이니 고객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자본력을 앞세운 도매상들의 인터넷을 통한 기성품 판매로 이런 대형 꽃배달 업체와 제휴를 맺지 못한 소매 꽃집들은 오래 지속되지 못하고 문을 닫는 상황이다.

그나마 꽃다지는 나은 편이다. 내가 보기에 올해는. 7,8월부터 크리스마스 시즌이 시작되는 11월까지는 꽃시장 비수기라고 한다. 그래서 이 기간만 되면 꽃다지 사장님도 해마다 병원을 들락거리곤 했는데...성수기때 정신없이 생활하다 비수기가 되면 급격하게 줄어드는 일거리로 인해 긴장이 풀린 탓인지 해마다 그랬다. 그래도 올해는 그동안 고객관리를 잘해 왔던지 비수기 동안에도 돌잔치나 회갑 등 각종 행사에 장식용 세트를 꾸준히 납품하느라 병원 신세는 많이 면했다고 한다. 게다가 올해는 그 기간동안  꽃꽂이 강습도 했으니 그나마 다행이었다. 항상 들를 때마다 보면 자기 일보다는 다른 꽃집들 꽃바구니 만들어주고 화분도 새로 만들어주며 리본 글씨도 써주느라 더 바쁜 듯 보였다.

너무 화이트톤이라 고객들이 받아들이는 데 부담스럽지 않을까 또다른 걱정거리가 생긴 꽃다지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열심히 찍어보았다. 사장님은 여전히 크리스마스 장식 만드느라 정신이 없다.

 

너무 진부한 테마 아닌가?..ㅎㅎ..아기 예수의 탄생. 하기야 요즘 복고풍이 유행이라니까, 크리스마스가 본래 기독교의 성스러운 날이지만 요즘에야 크리스마스가 기독교인들만의 축제는 아닐테고, 그래도 아기예수 탄생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올해는 특히. 잘못된 종교적 신념을 가진 이들이 유난히 말썽을 많이 피운 올해가 아니었던가! 권력에서부터 일반 신자들까지. 종교가 없는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너무 많았다. 

 

나무 장식이 심플하다. 고객이 직접 장식할 수 있도록 최대한 여분을 많이 남겨 놓았단다. 문제는 나무 장식이 흰색이라 꾸미기가 힘들지 않을까 걱정이다. 그래도 난 해마다 보는 녹색에 하얀색이 얹혀진 기존의 크리스마스 트리보다는 나아보인다. 나같으면 여기에다 어떻게 장식할까?
 

 

쌩뚱맞다고 한다. 사실 그래 보인다. 어쩌면 붉은색 꽃으로 시선이 너무도 집중된다. 그래도 꾸미기 나름 아닐까? 그냥 이대로도 썩 불편해 보이지는 않는다.  

 

역시 인간은 대단하다. 꽃집의 조화들은 직접 만져보지 않으면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기 힘들다. 실제 고사리에 겨울색을 입힌 줄 알았다. 만져보니 딱딱하니 조화다. 
 

 

외벽도 완벽하게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바뀌었다. 언제쯤 모두가 즐거운 크리스마스가 올까? 올해는 사고도 많아 여전히 눈물이 마르지 않는 이들도 많고, 서민들의 삶은 하루가 다르게 추락해 가고 있다. 해마다 이웃돕기 모금행사를 하던 '사랑의 열매'라는 단체에서는 모금액을 직원들 활동비로 유용했다고 하니 더더욱 서글픈 한 해다.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되새겨야 할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흰눈을 뒤집어 쓴 부엉이가 너무 예뻐서 구입했단다. 자세히 보니 솔방울이다. 누가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정말 대단하다. 솔방울로 어떻게 부엉이를 만들 생각을 했을까? 이 부엉이 가족만큼이나 단란하고 행복한 크리스마스가 되었으면 좋겠다. 내년도, 또 내 후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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