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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이집트

멤피스 공동 묘지의 수호신, 세케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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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케르Seker(또는 소카르. 그리스어로는 소카리스Sokaris)는 멤피스의 신으로 죽은 자들의 신이었지만 공동묘지를 만든 노동자들, 무덤 유물을 만든 장인들 그리고 미라 제작에 사용될 장례 도구와 장례 의식을 만든 이들의 수호신이기도 했다. 이름의 뜻은 불분명하다. 세케르Seker는 관 문서와 고대 이집트 장례 의식의 한 과정인 입성 의식(Opening of Mouth ceremony)에서 언급된 ‘구강 청소’를 의미하는 ‘Skr’에서 파생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것은 오시리스가 이시스에게 도움을 청한 ‘sy-k-ri(‘빨리 나에게’라는 뜻)라는 구절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한다. 또 다른 일부에서는 세케르Seker가 ‘장식하는 자’를 의미한다고 주장한다.

 

 

세케르는 ‘로세타우의 그’라는 별칭으로 알려졌다. 이것은 기자 피라미드(기원전 2560년 경 고대 이집트 제4왕조 시대에 만들어진 3개의 피라미드로 쿠푸왕 피라미드, 카프레왕 피라미드, 멘카우라왕 피라미드를 말함) 주변 지역을 말하지만 일반적으로는 공동묘지 및 지하세계의 입구와 관련이 있다. 그는 또한 ‘신비한 지역의 영주’ 즉 ‘지하세계의 왕’ 및 ‘두 날개를 펼친 위대한 신’(세케르는 매의 신이기도 했다)으로도 알려졌다.

 

멤피스는 세케르 숭배의 주요 중심지였다. 고대 멤피스에서는 파종을 의미하는 달인 4월 26일에 세케르 축제가 열렸다. 이날 고대 이집트인들은 땅을 갈고 소를 몰고 다니는 의식을 행했는데 이는 세케르가 농업의 신이었음을 암시하며 거대한 세케르 동상이 헤누 바트(Henu Barque. 오릭스의 뿔과 장례용 관처럼 생긴 뱃머리를 가진 배) 주위로 옮겨졌다.

 

중왕국 시대(BC 2040년~BC 1782년) 아비도스(이집트 중부 테베 근처에 있던 고대도시)에서 이 축제는 오시리스적 특성들을 통합했고 신왕국(BC 1570년~BC 1070년)에서 이 축제는 테베까지 확대되어 기존의 나일강 범람에 맞춰 개최된 오페트 축제와 경쟁하게 되었다. 세케르 축제의 목적은 오시리스의 부활을 축하하고 파라오 권력의 연속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었다.

 

세케르는 토템 숭배로 시작되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독수리나 매로 의인화되었다. 그러나 고왕국 시대(BC 2686년~BC 2181년) 세케르는 와스Was(권력을 상징)와 앙크Ankh(생명을 상징)라는 홀을 들고 앉아있는 것으로 묘사되었다. 신왕국에서 세케르는 와스 홀, 도리깨, 갈고리를 들고 있는 매 머리를 한 미라로 묘사되었다. 세케르는 일반적으로 장례 둔덕(태초의 언덕을 상징하는 것으로 보임)에 서 있고 태양 원반, 암소 뿔, 아테프 왕관을 닮은 리갈 코브라를 착용하고 있다. 하지만 특정 상황에서는 흰색 왕관을 쓰고 있다. 매의 신으로서 세케르는 종종 매의 신 호루스와 관련이 있으며 상·하 이집트의 왕관을 쓰고 있다.

 

 

세케르(또는 소카르)는 피라미드 문서에 정기적으로 언급되지만 중왕국에서 그는 멤피스의 최고신 프타와 병합되었다. 프타-세케르는 흙을 상징했고 그의 힘으로 생명이 창조되었다. 세케르는 대장장이 또는 장인, 금세공인의 수호신이기도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세케르는 오시리스와 연관을 맺고 프타-세케르-오시리스로 통합되었다. 이 통합 신은 우주의 세 가지 측면 즉 창조, 안정, 죽음을 상징한다. 신왕국 시대 사자의 서에서 세케르는 오시리스, 프타로 각각 통합되었다. 프타-세케르는 세케르-오시리스가 되었다. 세케르의 사제들은 프타의 멤피스 사제들이 고왕국 시대 사용했던 것과 동일한 칭호를 유지했지만 오늘날 그들은 헬리오폴리스의 대제사장을 지칭한 용어가 되었다.

 

프타-세케르-오시리스는 일반적으로 왕의 예복을 입은 미라 매로 묘사된다. 그러나 그는 머리에 풍뎅이를 이고 있는 모습으로 묘사되기도 했다. 프타-세케르-오시리스의 이런 이미지는 그리스의 역사가 헤로도토스(Herodotus, BC 484년~BC 425년)가 말한 파타이코스Pataikos 즉 신의 원천이었다. 프타-세케르는 전쟁의 여신 세크메트와 결혼했지만 세케르는 때로 네프티스와 연결되기도 했다. 암두아트Amduat(고대 이집트 신왕국 시대 파피루스나 피혁에 상형문자로 기록한 주요한 장례문헌 중 하나)는 태양신 라의 12시간에 걸친 지하세계 여행을 묘사한다. 세케르는 지하세계의 네 번째와 다섯 번째 구역에 산다.

 

네 번째 시간 동안 라는 로스타우(오늘날 기자 지역)의 사막에 들어간다. 강은 사나운 뱀들이 흩어져 있는 마른 바닥이 되고 길은 거대한 문에 의해 반복적으로 차단된다. 라의 태양 범선은 불을 내뿜는 뱀으로 변하고 토트와 세케르가 태양신을 보호한다. 이 때 태양 범선은 서서히 사막으로 전진한다. 다섯 번째 시간에는 태양이 세케르의 동굴을 통과해야 한다. 동굴 안에서 세케르는 혼돈을 상징하는 날개 달린 벰 아페프를 제지한다. 세케르의 동굴은 사자 신 아케르가 보호하고 있다.

 

이러한 묘사로 인해 일부 사람들은 로스타우가 기자의 대피라미드(기원전 2560년에 완성된 쿠푸 피라미드)와 가까운 게벨 기블리 근처에 있었고 세케르의 실제 무덤은 신비한 문 근처의 모래 아래에서 아직 발견되지 않았고 ‘까마귀의 벽’이라고 알려진 벽에 둘러싸여 있다고 추측한다. 물론 이는 주장일 뿐 어떤 근거나 증거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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