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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그리스

요정이 사랑스럽다고? 물의 요정 나이아데스는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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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님페(Nymphe. 요정. 영어로는 님프Nymph)는 매우 중요한 존재였음에도 불구하고 버금 신으로 여겨졌다. 그리스 신화에서 님페가 중요한 이유는 물이나 나무 등 자연과의 연관성 때문이었다. 특히 물과 관련된 님페들은 일반적으로 오케아니데스Oceanides, 네레이데스Nereides, 나이아데스Naiades 등 세 부류로 구분되었다.

 

사실 오케아니데스, 네레이데스, 나이아데스 사이의 차이는 명확하지 않다. 일반적으로 오케아니데스는 대양의 신 오케아노스Oceanus가 낳은 3천 명의 딸들을, 네레이데스는 바다의 신 네레우스Nereus가 낳은 50명의 딸들을, 나이아데스는 강의 신 포타모이Potamoi가 낳은 셀 수 없이 많은 딸들을 의미한다. 네레이데스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물의 님페들 중 가장 쉽게 분류할 수 있는 집단일 것이다. 아버지는 바다의 신 네레우스였고 딸들은 지중해에 사는 바다의 요정들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케아니데스도 바다의 님페들이긴 하지만 대지를 둘러싼 거대한 담수의 신이라고 할 수 있다. 오케아니데스와 나이아데스는 담수의 신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나이아데스는 오케아니데스의 조카들이었고 나이아데스의 아버지인 강의 신 포타모이는 오케아노스의 아들이기 때문이다.

 

 

담수의 요정들로서 나이아데스는 분수, 호수, 샘, 강, 습지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따라서 나이아데스는 그들의 영역에 따라 분류되었다. 즉 크리나이아Crinaeae는 분수의 님페들로, 림나데스Limnades는 호수의 님페들로, 페가이아Pegaeae는 샘의 님페들로, 포타메이데스Potameides는 강의 님페들로, 엘레이오노마이Eleionomae는 습지의 님페들로 분류되었다.

 

그리스 신화의 모든 님페(요정)이 그렇듯 나이아데스도 아름다운 처녀들로 묘사되었다. 나이아데스는 반드시 불멸의 존재로 그려지지는 않았다. 나이아데스는 그들이 상징하는 자연과 함께 살다 죽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고대 로마의 사상가 플루타르코스(Plutarch0s. 46년~120년)는 님페의 수명을 9720년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물의 님페 나이아데스는 어린 처녀들의 수호신이기도 했으며 그들이 관장하는 물은 치유나 예언에 이용된 것으로 여겨졌다.

 

물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나이아데스가 널리 숭배되었다는 것이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고대 그리스인들에게 특히 중요했던 님페들은 아이기나Aegina, 살라미스Salamis와 같은 섬에 사는 샘의 나이아데스와 테베Thebe, 테스피아Thespia와 같은 도시 샘의 나이아데스였다. 이 나이아드(Naiad. 나이아데스의 단수형)들은 그들의 이름을 각각의 지명에 남겼다. 뿐만 아니라 이 이름들은 주민들이 그곳에 사는 이유이기도 했다. 또한 샘의 님페들인 페가이아 중에는 델피 신탁소에 있는 샘의 님페 카소티스Cassotis가 널리 숭배되었다.

 

일반적으로 나이아데스는 그리스 신화에서 님페들 중 도움이 되는 존재로 여겨지지 않았는데 화가 났을 때 복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사실 습지의 님페 엘레이노마이는 화가 나면 사람들을 습지에서 실종되게 만들었다. 나이아데스는 종종 신들의 수행자로 등장하기도 하고 매우 아름답고 매혹적이었기 때문에 성에 관한 이야기도 많이 남겼다.


그리스 판테온의 많은 신들이 님페를 사랑했다. 아폴로는 키레네, 다프네, 시노페를 사랑했고 제우스는 아이기나를 포세이돈은 살라미스를 하데스는 민테Minthe(박하와 관련된 님페)의 뒤를 쫓았다. 카리테스(Charites. 우미의 세 자매 여신. 에우프로쉬네, 탈리아, 아글라이아) 신화의 한 버전은 세 자매들이 나이아데스 중 가장 아름다웠다는 아이글레Aegle와 헬리오스의 딸이었다는 것이다. 동시에 그리스의 많은 저명한 개인들과 집안들도 나이아데스를 포함한 가계도를 가지고 있다.

 

복수심에 불타는 나이아데스의 예는 다프니스Daphnis와 노미아Nomia 이야기에서 찾아볼 수 있다. 다프니스는 시칠리아의 양치기였고 나이아드 노미아는 다프니스를 사랑하게 되었다. 노미아는 다프니스를 진심으로 사랑했다. 하지만 다프니스는 시칠리아의 공주에 빠져 있었다. 이 사실을 안 노미아는 다프니스의 눈을 멀게 했다고 한다.

 

아마도 나이아데스에 관한 가장 유명한 이야기는 비티니아(Bithynia. 소아시아 북부 흑해 연안 지역을 부르던 고대 지명)에 있는 페가이 샘의 나이아드에 관한 것이다. 아르고 원정대가 콜키스로 갈 때 비티니아에 정박한 적이 있었다. 에우네이카Euneica, 말라스Malis, 니케아Nycheia 등 세 명의 나이아드가 원정대원 중 힐라스Hylas를 보고는 그를 납치했다. 아르고호는 힐라스와 친구 힐라스를 찾겠다고 맹세한 헤라클레스를 남겨놓고 다시 항해를 시작했다. 하지만 헤라클레스는 힐라스를 찾지 못했다. 어쩌면 힐라스가 피했을 수도 있다. 혹자는 힐라스가 나이아드와 사랑에 빠졌고 그들은 영원히 함께 했다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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