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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슬라브

숲속에 살며 인간을 잡아먹는다는 러시아 전설 속 마녀, 바바 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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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브 민속에서 바바 야가(Baba Yaga)는 야만적인 노인이자 마녀이며 마법을 부리는 신화적 창조물이다. 그녀는 또한 숲속 정령들의 우두머리이기도 하다. 바바 야가에 관한 이야기들은 아이들에게 자연의 섬세함과 영적인 세계에 대한 경외심을 가르치는데 사용되어 왔다. 또 아이들이 집에서 멀리 떨어져 놀지 않도록 하려는 부모들의 걱정을 반영하고 있다.

 

바바 야가의 유산은 몇몇 동유럽 문화 집단에서 유래했으며 그녀의 성격은 말하는 이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그럼에도 이야기의 결과는 대개 정신의 순수함과 공손한 태도를 강조한다. 바바 야가는 올바르게 접근했을 때는 지침의 원천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채 접근하면 그녀는 매우 위험한 존재로 다가온다. 또 잘못된 질문이나 너무 많은 질문도 그녀를 위험한 존재로 만들 수 있다. 순수한 마음과 믿음을 유지하고 연장자로서 그녀를 존중해야만 바바 야가와의 만남은 훌륭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바바 야가의 이름은 슬라브어마다 조금씩 다르다. 폴란드어로 ‘바바야가Baba Yaga’는 체코어와 슬로바키아어로는 ‘예지바바Ježibaba’이고 슬로베니아어로는 ‘야가 바바Jaga Baba’로 읽는다. 러시아어와 불가리아어, 우크라이나어로는 각각 ‘Бáба-Ягá’, ‘Баба Яга’, ‘Баба Яґа’로 쓰고 모두 ‘바바 야가Baba Yaga’로 읽는다. 남슬라브어와 전통에 비슷한 늙은 마녀 ‘바바 로가Baba Roga’(크로아티아와 보스니아)가 있고 같은 발음의 마케도니아와 세르비아어에 ‘Баба Рога’가 있다. ‘로가Roga’라는 말은 그녀가 뿔을 가지고 있음을 암시한다. ‘바바 야가Baba Yaga’는 아이들이 ‘할머니’를 부르는 말인 ‘바부쉬카Babushka’에서 유래한 ‘바바Baba’와 폴란드 왕국의 첫 여왕이었던 ‘아드위가Jadwiga’(1373년~1399년)의 줄임말 ‘야가Yaga’로 구성되어 있다.

 

러시아 설화에서 바바 야가는 절구를 타고 하늘을 날아다니며 방아 공이를 방향타로 사용하고 은색 자작나무로 만든 빗자루로 그녀가 남긴 자취들을 쓸고 가는 노파로 묘사된다. 그녀는 춤추는 닭다리로 움직이는 통나무집에서 살고 있으며 현관문 열쇠 구멍은 날카로운 이빨로 채워졌으며 바깥 울타리는 인간의 뼈로 만들어졌다. 또 다른 전설에 따르면 ‘등은 숲을, 앞은 나를 봐라’라는 주문으로 문을 열었다고 한다.

 

어떤 이야기에서는 그녀의 집이 세 명의 기수들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흰옷을 입고 백마를 탄 이는 낮이고 빨간 말을 탄 이는 태양이며 검은 옷을 입은 이는 밤이라고 한다. 그녀는 집 안에서 보이지 않는 하인들의 시중을 받는다. 누군가가 하인에 대해 물어보면 죽을 수도 있으니 말을 삼가야 한다. 바바 야가는 때로는 악의적인 모습으로 때로는 호의적인 길잡이로 등장하는데 일반적으로 그녀의 도움을 구하는 것은 위험한 행동으로 알려졌다. 그녀를 달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예의와 적절한 준비, 순수한 정신이 강조된다.

 

‘미녀 바실리사’라는 설화에서 어린 소녀가 바바 야가를 찾아가 노예가 되지만 고양이, 개, 문, 나무와 같은 하인들은 바실리사가 그들에게 친전하게 대해준 대가로 그녀의 탈출을 돕게 된다. 결국 바바 야가는 까마귀로 변신하게 된다. 비슷하게 ‘죽지 않는 코스케이의 죽음’이라는 설화에서 이반 왕자는 그가 살려준 동물들의 도움을 받는다. 알렉산더 아파나시예프(Alexander Afanasyev, 1826년~1871년, 슬라브주의자이자 민속학자, 러시아)가 쓴 바실리사 이야기의 또 다른 버전에서 바실리사는 어머니가 그녀에게 준 마법 인형을 이용해 세 가지 불가능한 일을 해결한다. ‘피니스트 매의 깃털’과 같은 몇몇 동화에서 주인공은 하나가 아니라 세 명의 바바 야가를 만난다.

 

바바 야가가 살고 있는 ‘창문도 없고 문도 없는 닭다리 위의 오두막’은 모두 순수한 환상처럼 들린다. 실제로 이는 시베리아 수렵채집 유목민인 우랄릭과 퉁구스족 사이에서 인기있는 평범한 건축물로 오랜 공백기에도 야생동물들로부터 물자를 보존하기 위해 발명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문도, 창문도 없는 통나무 오두막은 2.5~3미터 정도의 나무 그루터기로 만든 지지대 위에 지어진다. 뿌리가 퍼진 그루터기는 ‘닭다리’와 흡사하다. 내부로 들어가는 유일한 통로는 중간에 난 작은 입구뿐이다.

 

이와 유사한 작은 건축물은 시베리아 이교도들이 그들의 신(동상)을 보관하는데 사용되었다. 나무 그루터기 위헤 있는 작은 오두막집에 누더기 옷을 입은 채 뼈로 조각된 인형의 모습은 바바 야가의 오두막집과 매우 흡사해 보인다. 고대 슬라브족 사람들은 이런 형태의 오두막에서 화장을 하는 장례 전통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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