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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아프리카

인간에게 분노한 아바시를 달래기 위해 아내가 내린 결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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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시Abassi(또는 아바시Abasi, 아와시Awasi)는 나이지리아 에픽족, 이비비오족, 아낭족의 창조신이자 최고신이다. 에픽족과 아낭족 전통에서 아바시의 묘사는 이비비오족 신화의 영향을 받았다. 나이지리아 남동부로 이동해 그들의 공동체를 형성하기 전 두 부족은 이비비오족의 일부였다. 기독교 선교사들이 나이지리아에 도착한 이후 아바시는 기독교의 신 개념과 혼합되어 아바시 이봄Abassi Ibom(이비비오족과 에픽족 신화) 또는 아와시 이봄Awasi Ibom(아낭족 신화)으로 언급되었다. 물론 이런 해석은 현재까지도 논란 중이다. 어떤 신화 특히 아낭족 민속에서 아바시라는 이름은 아바시 이봄을 포함한 창조 신화에 관련된 다른 신들을 지칭하기 위해 사용된다.

 

에픽족 여성들

 

아비시는 인간을 창조한 전지전능한 신이었다. 그러나 아바시는 인간과 직접 교류하지 않고 은뎀Ndem(에픽족과 이비비오족 신화) 또는 은넴Nnem(아낭족 신화)이라고 불리는 정령을 통해 의사소통을 한다. 아바시는 또 직접 숭배되지 않기 때문에 아바시를 기리는 신전이 있을 수 없다. 대신 신의 중개자인 은뎀과 조상신 음북포Mbukpo(아낭족 신화에서는 음메 에테 에테Mme Ete Ete로 불린다)의 신전을 지어 아바시의 은총을 받는다.

 

아바시가 일단의 신들을 지칭하는 신화에서 대지에 사는 아바시 이송Abassi Isong은 하늘에 사는 아바시 아뇽Abassi Anyong(또는 아바시 오뇽Abassi Onyong, 아바시 에뇽Abassi Enyong)에게 인간들의 이야기를 전달한다. 아바시 아뇽은 아바시 이봄의 전령이다. 즉 인간들의 기도는 아바시 이송과 아바시 아뇽을 거쳐 아바시 이봄에게 전달된다. 일부 해석에 따르면 아바시 아뇽은 남성으로, 아바시 이송은 여성으로 묘사하기도 한다.

 

에픽 신화에 따르면 아바시가 인간을 창조한 후 그의 아내 아타이Atai가 그들이 대지에 살 수 있게 해 달라고 부탁했다. 아내의 부탁을 받은 아바시는 망설였다. 신을 능가할 수도 있는 인간의 잠재력 때문이었다. 거듭된 아내의 부탁으로 그는 마지못해 최초의 인간들을 대지로 내려 보냈다. 단 대지로 내려간 인간들은 식량을 재배할 수도 출산을 해서도 안 되었다. 하지만 대지로 내려간 인간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이 두가지 조건을 다 어기고 말았다. 공포가 현실화되자 아바시는 분노했고 아타이는 남편을 달래기 위해 대지에 죽음을 내려 보내기로 결심했다. 인간의 죽을 밖에 없는 운명은 이 때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아낭족 신화에서 아바시 이봄은 하늘(아뇽), 땅(이송) 그리고 대양(이냥 이봄Inyang Ibom)을 창조했다. 원래 하늘과 땅은 붙어 있었고 그 아래에 대양이 있었다. 어느 날 아바시 이봄은 그의 창조물 중 하나인 거인에게 하늘과 땅을 분리하라고 명령했다. 거인은 임무를 완성했고 아바시 이봄은 대지가 무너지는 동안 하늘에 머물라고 했다. 곧 대지는 하늘과 분리되면서 바다에 가라앉았다. 다 가라앉지 않은 부분은 해안이 되었다. 자신의 성공에 만족한 거인은 바다에 뛰어들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익사했다. 이 거인의 시체는 대지에 창조될 생명체의 원동력이 되었다.

 

이비비오족 신화에서 아바시는 하늘에 살았고 인간과 직접 소통할 수 있었다. 어느 날 그는 한 할머니가 막자로 푸푸(카사바 뿌리로 만든 수프)를 만드는 소리에 화가 났다. 이런 일이 있은 후 아바시는 인간들로부터 멀리 떨어져 살게 되었다. 결국 인간은 더 이상 아바사와 직접 소통할 수 없었고 다른 신들과 조상 신을 통해서만 의사소통이 가능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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