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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아프리카

창조신 그굴루가 죽음을 대지에 남겨 놓은 후 생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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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굴루Ggulu(또는 무굴루Mugulu)는 우간다 창조 신화에 등장하는 신으로 하늘에 존재하는 만물의 창조자이다. 신화에 따르면 그굴루의 딸 남비Nambi는 우간다 신화 최초의 인간인 킨투Kintu를 보자마자 한 눈에 사랑에 빠지고 말았다. 하지만 킨투는 하늘로 올라가자는 남비의 제안을 거절했다. 물론 남비의 친척들 누구도 인간 킨투를 그녀의 배우자로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남비도 포기하지 않았다. 이에 그굴루는 킨투가 딸의 배우자로 적합한지 시험해 보기로 결심하고 아들을 시켜 킨투의 암소를 훔쳐 오도록 했다. 이 암소는 킨투의 유일한 영양 공급원이었다.

 

 

남비가 하늘에 암소가 있다며 킨투를 데리고 왔을 때 그굴루는 킨투에게 백 명 분의 식사를 준비해 먹도록 했다. 킨투는 이 음식들을 모두 먹지 못할 경우 곧 죽음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눈치했다. 하지만 이 많은 음식들을 다 먹을 수는 없었다.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 나갈지 고민 하던 중 바닥에 구멍이 하나 나 있는 것을 보았다. 킨투는 이 구멍에 음식들을 몰래 버렸다. 의기양양해진 킨투는 자랑스럽게 그굴루에게 빈 그릇을 보여주었다. 놀란 그굴루는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그래서 한 가지 더 시험하기로 했다.

 

그굴루는 킨투에게 도끼 한 자루를 주고는 바위에서 장작을 자르라고 했다. 하늘에서는 나무 장작을 사용하지 않아서였다. 킨투는 다시 한 번 고민에 빠졌다. 하지만 바위에 난 금을 발견하고는 바위를 여러 조각으로 자른 다음 그굴루에게 가져갔다. 그굴루는 도저히 인정할 수 없었다. 그굴루는 이번에는 세상에서 가장 신선하고 깨끗한 물을 가져오라고 명령했다. 하지만 킨투는 이 시험 또한 가볍게 통과했다. 이슬을 항아리에 담아 바쳤기 때문이다. 그굴루는 더 이상 킨투를 반대할 수 없었다. 그굴루는 킨투에게 암소를 데려가도록 했다. 하지만 킨투는 난관에 봉착하고 말았다. 아니면 그굴루의 계략이었을지도 모른다. 비슷하게 생긴 암소 만 마리가 눈 앞에 펼쳐졌기 때문이다.

 

이 때 꿀벌 한 마리가 날아와 자신이 앉아있는 암소를 고르라고 했다. 꿀벌 덕분에 어렵지 않게 자신의 암소를 고를 수 있었다. 그 때 꿀벌이 세 마리의 송아지 위에 앉았다. 킨투는 그굴루에게 자신의 암소가 하늘에 올라와 낳은 새끼들이라고 말했다. 마침내 남비와 그굴루는 결혼에 성공했고 암소와 송아지들을 데리고 대지로 내려가 살기로 했다. 그래도 미덥지 않았던지 그굴루는 마지막 시험을 하기로 하고 킨투와 남비에게 죽음이 따라 갈려고 할 수도 있으니 잊어버린 게 있더라도 다시 돌아오지 말라고 충고했다.

 

그굴루는 딸 부부에게 여러 가지 채소와 암탉 그리고 약간의 곡식을 주었다. 대지로 내려오던 중 남비는 암탉에게 줄 곡식을 잊고 왔다며 다시 하늘로 돌아가 가져오겠다고 했다. 킨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남비는 다시 하늘로 올라갔지만 곡식을 얻지 못했고 죽음이 따라오고 말았다. 이 죽음은 남비의 남자 형제 왈룸베Walumbe였다. 어쨌든 킨투와 남비는 대지에 도착하자마자 정원에 나무를 심고 여러 명의 아이들을 낳으며 행복하게 살았다.

 

어느 날 죽음 왈룸베는 킨투에게 아이들 중 한 명을 자신의 요리사가 되게 해 달라고 했다. 킨투가 거절하자 왈룸베는 아이들을 죽이겠다고 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인간들은 ‘죽는다’는 말의 의미를 몰랐다. 왈룸베의 요구를 거절하자 아이들이 하나 둘 죽어갔다. 킨투는 하늘로 올라가 그굴루에게 항의했다. 그굴루는 자신의 말을 듣지 않은 대가라며 킨투를 꾸짖었다. 하지만 킨투의 간청이 계속되자 그굴루는 카이이쿠우지Kayiikuuzi를 보내 죽음 왈룸베가 아이들을 죽이는 것을 멈추도록 했다. 카이이쿠우지는 왈룸베를 땅 속으로 내쫓았고 자신의 임무가 완성됐다고 느꼈을 때 다시 하늘로 올라갔다. 그 후로 죽음 왈룸베는 땅 속에서 나와 인간들을 죽이고는 다시 땅 속으로 숨어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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