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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슬라브

크레스니크와 거대한 뱀의 전쟁이 상징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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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스니크Kresnik의 이미지는 슬로베니아 민속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크레스니크에 대한 슬로베니아 신화들은 축약된 서술로만 보존되어 있지만 관련이 없는 발췌문에도 종종 등장하기도 한다. 크레스니크에 대한 신화들은 항상 명확하거나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이 신화들의 상징은 복잡해서 무엇이 신성하고 무엇이 주술인지 결정하기도 쉽지 않다. ‘크레스니크Kresnik’라는 이름은 ‘불꽃’을 의미하는 ‘이스크라Iskra’에서 기원한 단어 ‘크레스Kres’를 반영한다. 그러나 이 이름의 기원은 궁극적으로 태양을 상징하는 불이다. 그는 반짝반짝 빛나는 신 페톤테Fetonte(그리스의 파에톤을 이르는 이탈리아어)와 동일시될 수 있다.

 

 

크리스니크의 눈에 보이는 상징은 슬로베니아어의 ‘크레스Kres’ 즉 모닥불로 오늘날까지 민간전통에 남아있다. 고대 노리쿰(오늘날 오스트리아 전역과 슬로베니아 일부) 지역 뿐만 아니라 중유럽과 북유럽을 가로지르는 고대 베네티(오늘날 이탈리아 북동부) 지역에서는 매년 5월 1일 전야에 모닥불을 피운다. 이 풍습은 서유럽 켈트족에서 전래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독일 그라일스하임 동쪽에 있는 프랑크 왕국에는 해발 528미터에 달하는 언덕이 하나 솟아 있었는데 이 언덕의 이름이 바로 모닥불빛을 의미하는 ‘크레소반제Kresovanje’였다. 이 풍습은 오늘날 독일 남부의 바이에른, 오스트리아 서부와 이탈리아 북부의 산악지대인 티롤, 오스트리아 남부의 카란티아 지역 등에 남아 있다고 한다.

 

이 풍습(매년 5월 1일 전야에 모닥불을 피우는 행사)은 아마도 선사 시대부터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 풍습을 통해 여름의 태양과 불의 신 크레스니크는 건초, 밀, 과일 등을 풍성하게 수확할 수 있도록 모닥불과 함께 숭배를 받았다.

 

크레스니크 전통은 신화와 설화에 대한 풍성한 이야기들을 만들어 냈다. 불의 신 크레스니크는 하늘 신의 아들이었다. 크레스니크는 하늘 신 벨린Belin의 아들로 추측되지만 그의 이름이 직접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았다. 그는 황금 머리카락과 황금 손을 가지고 있으며 황금 산에서 산다. 그는 동쪽 아침 땅에 자신의 궁전을 가지고 있다. 그의 성 맞은 편에는 사과나무로 가득 찬 정원이 있는데 이 사과나무에는 불멸의 황금사과가 열린다. 황금사과는 사랑과 생명의 상징이다. 크레스니크의 정원은 낙원의 메타포이다. 이 신화에서 크레스니크의 가장 큰 적은 악령이자 마법사인 비도비나Vidovina이다.

 

전설에서 크레스니크는 슬로베니아의 왕자로 등장한다. 성에는 아름다운 공주 베시나Vesina(또는 베스나Vesna)가 살고 있다. 어느 날 크레스니크가 궁을 비웠을 때 거대한 뱀이 와서 궁전을 휘감고 집어삼킬 태세였다. 봄의 첫날인 주르예보(4월 23일)에 돌아온 크레스니크는 이 거대한 뱀을 물리치고 밧줄로 꽁꽁 묶었다. 그러자 금으로 된 밀이 땅에 떨어졌고 크레스니크는 베시나와 결혼해 행복하게 살았다. 이 신화에서 크레스니크는 봄의 여신 베스나의 배우자인 봄 태양의 신 베스니크Vesnik 또는 야르니크Jarnik를 대신했다. 패배한 거대한 뱀은 겨울을 상징한다. 즉 혹독한 겨울을 이겨내면 황금 밀빵을 얻을 수 있다는 메타포일 것이다.

 

크레스니크 신화에는 뱀, 황소, 염소 등 많은 동물들이 등장한다. 크레스니크 전설은 기독교 이전의 많은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는 민속을 반영하고 있다. 그래서 7세기 후반 오스트리아 남부와 슬로베니아 북동부 지역에 존재했던 슬라브 공국인 카란타니아에는 크레스니크를 기리는 두 개의 축제가 열렸다. 하나는 12월 25일 크레스니크의 생일이었고 또 하나는 하지 며칠 후 개최되는 모닥불 축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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