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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일본

죽음의 신 마하칼라는 어떻게 행운의 신 다이코쿠텐이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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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코쿠텐Daikokuten은 일본에서 행운의 일곱 신 중 한 명으로 유명한 신이다. 풍성한 음식과다산, 부의 상징으로서 다이코쿠텐의 이미지는 전국의 상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그러나 다른 행운의 신들처럼 다이코쿠텐도 일본에서 유래하지 않았다. 다이코쿠텐에게 영감을 준 원조 인도의 신[大黑天, 마하칼라Mahakala]은 매우 다른 종류의 존재였다. 다이코쿠텐과 원조 인도 신의 관계는 쉽게 알 수 없다. 다이코쿠텐은 이 불교 신을 직접 번역한 것이 아니라 일본 민간 토속 신앙과 외부에서 유입된 신앙이 혼합된 결과물이다. 두 신을 결합함으로써 일본의 종교는 완전히 새로운 신을 창조했다.

 

일본 민속에서 다이코쿠텐은 일곱 명의 행운의 신들 중 하나다. 그는 보통 넓은 얼굴과 밝은 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그는 종종 검은 모자를 쓰고 큰 망치를 들고 다닌다. 다이코쿠텐은 또 쥐들에게 둘러싸인 채 쌀더미 위에 앉아 있는 모습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이것은 그의 특징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다이코쿠텐은 곡물의 신이다. 그는 종종 부엌과 관련된 가정의 신으로 숭배되기도 하지만 그는 또한 농부와 주부의 수호신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와 함께 자주 볼 수 있는 설치동물은 그가 가져다 주는 픙요와 번영의 상징이다. 쥐의 존재는 풍부한 먹이가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다이코쿠텐은 가끔 음식의 풍성함과 연관되어 있지만 다른 행운의 신들처럼 그도 더 일반적인 형태의 부의 신이 되었다. 우치데노코즈치라고 불리는 그의 망치는 행운에 대한 그의 능력을 보여준다. 망치는 많은 이야기에 등장하는 신물 즉 마법 무기의 일종이다. 이들 이야기의 공통점은 망치를 휘두르는 자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곡물이나 풍요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때때로 다산의 신으로도 여겨진다. 그는 종종 다소 음탕한 제스처를 취하기도 하고 갈라진 모양의 무를 가지고 다닌다. 이런 무는 역사의 특정 시기에 다이코쿠텐에게 제물로 바쳐지기도 했다.

 

후쿠누스비 또는 ‘행운의 도둑’은 일곱 명의 행운의 신들 중 어떤 신의 이미지를 포함했지만 다이코쿠텐 동상은 그 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많았다. 행운과 부를 부여받은 즉 행운과 부를 상징하는 신의 이미지를 훔치고 그 행적에 휘말리지 않을 수 있다면 그 사람은 행운과 재물을 얻을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이 관습은 매우 유명해져 연말 도쿄의 주요 불교 사원 중 하나의 근처에 있는 시장이 그러한 불상들의 처분과 연관되어 있었다. 도둑들은 그들이 훔친 동상을 팔아 약간의 돈을 벌었고 더 많은 구매자들에게 그 동상을 재판매했다. 작은 가게와 음식점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그들의 성공을 홍보하고 손실을 막기 위해 가게 안에 바다의 신 에비스와 함께 다이코쿠텐 동상을 전시하기도 한다. 즉 다이코쿠텐은 상인들의 수호신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일본에서 다이코쿠텐은 많은 것을 가져다 주는 유쾌한 신으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그의 기원은 많이 다르다. 대부분의 행운의 신들처럼 다이코쿠텐도 일본에서 크게 발전하지 못했다. 그는 인도에서 기원을 두고 있으며 중국을 거쳐 일본으로 전래된 불교의 신에서 유래되었다. 다이코쿠텐의 이름은 불교와 힌두교의 죽음과 어둠의 신 마하칼라를 직역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 무서운 죽음의 신이 어떻게 유쾌한 행운의 신이 되었을까?

 

인도에서 마하칼라는 신들의 파괴적인 면과 연관이 있었다. 그는 시간과 공간도 파괴할 수 있었다. 비록 그가 무자비하긴 했지만 마하칼라가 반드시 악한 신만은 아니었다. 그의 파괴적인 힘은 어떤 신들도 당해내지 못하는 강력한 악마로 바뀌었다. 이 때문에 마하칼라는 종종 수호신으로 인식되기도 했다. 비록 그가 모든 것들을 파괴할 수 있었지만 그는 인간과 신 대지에 위협을 가하는 큰 적들을 물리치기 위해 그의 힘을 사용했다. 이런 마하칼라가 일본에서는 우주를 지키는 죽음의 신으로 소개되었다. 그렇다고 일본 사람들이 기존의 신들을 버리지는 않았다.

 

불교와 일본 전통 종교인 신도는 완전히 분리된 두 개의 신앙이라기보다는 결합되는 경우가 많았다. 다이코쿠텐도 신도의 신들과 결합된 경우에 속한다. 마하칼라는 신도의 풍요의 신 오쿠니누시와 결합되었다. 오쿠니누시는 폭풍의 신 스사노오의 후손이었다.

 

전설에 따르면 오쿠니누시는 그의 팔십 명 형제들이 그를 죽이려고 했을 때 스사노오의 도움을 구했다. 그는 스사노오의 딸을 사랑하게 되었지만 결혼하기까지 힘든 시련을 겪어야만 했다. 일단 스사노오의 딸과 결혼하면 오쿠니누시는 세상의 지배자가 될 것이었다. 그는 형제들을 물리치고 신들이 그를 천상의 지도자로 인정할 때까지 대지의 모든 신들의 지배자가 되었다.

 

오쿠니누시가 농업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었지만 대지의 신들의 통치자였기 때문에 그는 자연스럽게 땅과 관련을 맺게 되었다. 이런 관계는 점차 발전해 대지가 생산한 곡물과도 연결되었다. 아마도 오쿠니누시의 시련을 다룬 이야기가 이 연결고리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어느 날 오쿠니누시는 불타는 들판에 갇힌 쥐를 도와준 적이 있었다. 쥐가 있다는 것은 곡식의 존재와 연결되기 때문에 그는 자연스럽게 풍요의 신이 되었을 것이다. 수호신으로서의 마하칼라의 역할은 다이코쿠텐이 유익한 신이라는 생각을 더욱 공고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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