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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그리스

이노 부부를 미치광이로 만든 복수의 여신, 티시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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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에서 티시포네Tisiphone는 에리니에스Erinyes(복수의 세 자매 여신으로 티시포네, 알렉토, 메가이라) 중 한 명이다. 티시포네는 살인자에 대한 복수를 개념화한 여신이다. ‘티시포네’라는 이름은 ‘복수의 목소리’라는 뜻이다. 복수의 세 자매 여신 에리니에스는 크로노스가 아버지 우라노스의 성기를 잘랐을 때 성기가 잘린 자리에서 흘린 피가 가이아(대지)에 스며들어 태어났다. 에리니에스는 특히 극악무도한 범죄자들을 추적해서 미치게 만들었다. 그들의 가장 유명한 희생자는 오레스테스로 그는 아버지 아가멤논의 원수를 갚기 위해 어머니 클리타임네스트라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었다.

 

 

아이스킬로스(Aeschylus, BC 525년~BC 456년, 고대 그리스)의 비극 <에우메니데스>에서 에리니에스는 여성도 고르곤도 아닌 어둡고 깃털이 없으며 눈이 붉은 모습으로 그려진다. 고대 그리스 종교와 신화에 대한 현대 연구의 창시자 중 한 명인 제인 엘렌 해리슨(Jane E. Harrison, 1850년~1928년)은 델피와 그 밖의 다른 곳에서 에리니에스는 조상 신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신성한 복수를 개념화한 신이 되었다고 주장했다. 또 아이스킬로스 비극의 제목인 ‘에우메니데스Eumenides’는 ‘자비로운 여신들’이라는 뜻으로 ‘에리니에스Erinyes’의 완곡한 어법이라고 주장했다.

 

로마 시인 오비디우스(Publius Ovidius Naso, BC 43년~AD 17년)의 <변신 이야기>에서 티시포네는 헤라의 지시로 세멜레의 자매 이노와 그녀의 남편 아타마스를 미치광이로 만든다. 이노와 아타마스는 세멜레가 낳은 제우스의 아들 디오니소스를 몰래 양육했다가 헤라 여신의 분노를 샀다. 티시포네는 뱀으로 이루어진 머리카락 두 개를 뽑아 이노와 아타마스에게 던져 물게 했다. 그런 다음 케르베로스의 침과 에키드나의 독을 섞은 물을 두 사람의 가슴에 뿌려 미치광이로 만들었다. 광기에 사로잡힌 아타마스는 아들 레아르코스를 사슴으로 착각해 창을 던져 죽였고 이노는 막내아들 멜리케르테스를 물이 펄펄 끓는 솥에 넣어 죽였다. 제 정신이 든 이노는 아들의 시체를 끌어안고 바닷물에 몸을 던져 죽었다고 한다.

 

그리스 신화에는 또 다른 티시포네가 등장하는데 테바이 공략 일곱 장군 중 한 명인 알크마이온과 예언자 테이레시아스의 딸 만토 사이에서 태어난 딸의 이름도 티시포네였다. 티시포네는 태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코린토스의 왕 크레온에게 맡겨 키워졌는데 티시포네가 성숙한 처녀가 되자 크레온의 아내 에우리디케는 그녀의 미모를 질투해 노예로 팔아버린다. 트로이 전쟁에서 트로이의 왕 프리아모스를 보좌한 시종 안티마코스 딸의 이름도 티시포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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