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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우가리트

죽음의 신 모트와 가나안 사람들이 계절의 변화를 설명하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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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베트Mavet라고도 하는 모트Mot는 서셈족 판테온(우가리트 또는 가나안 신화)에서 죽음과 가뭄과 불모의 신이었다. 최고신 엘El의 아들들 중 한 명인 모트는 대지에 풍요를 가져다 주는 비의 신 바알Baal의 적대자였다. 모트는 사막이나 지하세계 및 생명에 반대되는 모든 것들을 관장했다. 모트는 메소포타미아나 이집트와 달리 큰 강이 없어 작물에 물을 주기 위해서는 강우량에 의존해야만 했던 가나안 지역에서 매우 중요한 신이었다. 우가리트 신화에서 모트와 바알의 전투는 계절의 변화 및 풍년과 흉년, 파종과 추수 등을 상징했다. 바알은 모트에 의해 죽임을 당할 때마다 그의 누이이자 사랑과 전쟁의 여신 아나트Anat에 의해 부활한다.   

 

 

모트와 바알 사이의 투쟁은 성경에서 선지자 엘리야와 선지자 바알의 전투로 묘사되는데 이 전투는 황폐한 가뭄 때 펼쳐진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바알의 부활이 강수를 일으킨다는 가나안 사람들의 견해를 받아들일지 아니면 이스라엘 신이 가뭄과 비를 모두 통제한다는 엘리야의 가르침을 따를 것인지를 결정해야만 했다.

 

모트에 관한 자료가 많지는 않지만 그가 우가리트(가나안) 신화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라스 샴라(우가리트의 현재 이름)에서 발견된 자료에 따르면 비의 신 바알은 바다의 신 얌Yam을 물리치고 사폰 산(헤르몬 산의 우가리트 이름으로 시리아와 레바논, 이스라엘에 걸쳐 있다)에 신들의 왕국을 세웠다. 이후부터는 바알과 모트의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 이어지게 된다.

 

모트는 자신이 신과 인간의 주인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바알은 인정하지 않았다. 바알은 지하세계에 있는 모트의 궁전에 전령들을 보냈다. 바알은 모트에게 예의를 갖추라고 명령했다. 하지만 모트에게 공물을 바치는 것은 거부했다. 이에 분노한 모트는 거대한 사자처럼 바알을 집어삼킬 것이고 대지에 끔찍한 가뭄의 저주를 퍼부을 것이라며 복수를 다짐했다.

 

하지만 바알은 자신이 패배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바알은 죽은 채 발견되었고 이 소식은 최고신 엘에게도 알려졌다. 슬픔에 빠진 엘은 바알을 소생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실패했다. 그 때 바알의 누이 아나트가 나타나 태양 여신 샤파시Shapash의 도움으로 그를 사폰 산으로 데려가 매장했다. 아나트는 엘에게 바알의 죽음을 알리고 새로운 왕으로 아시타르를 임명했지만 그는 왕으로써 부족해 보였다.

 

아나트는 직접 바알의 복수를 위해 모트와 전쟁을 시작했지만 세상에 죽음이 존재하는 한 모트가 사라질 리 없었다. 이에 아나트는 바알을 다시 살려내어 모트와 바알의 반복된 전쟁이 시작되었다. 즉 비와 풍요의 신 바알이 죽으면 겨울이 찾아오고 바알이 부활하면 봄이 다시 찾아오는 것이다. 이런 바알과 모트의 갈등은 의식으로 발전해서 매년 가을에 행해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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