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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발칸

알바니아인들은 페렌디의 권위가 깃든 '번개 맞은 돌'에 대고 맹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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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렌디Perendi는 알바니아어로 ‘신’, ‘하늘’, ‘천국’을 의미하는 말로 알바니아 신화에서는 하늘 또는 천둥의 신으로 여겨졌으며 기원전 10세기 경부터 발칸 반도 서부에 거주했던 인도-유럽어족의 일부인 일리리아인들이 숭배했다. 그는 하늘의 아버지 조트Zot, 하늘의 빛 하이즈Hyj와 함께 기독교 이후 알바니아 판테온의 최고신으로 인식되었다. 또 다른 알바니아의 천신으로는 조즈Zojz와 대체로 낮의 천신으로 알려진 인도-유럽어족의 신 디에우스Dyeus가 있다. 페렌디는 기후와 폭풍의 신 슈르드Shurdh, 베르브트Verbt와 관련이 있을 수도 있다.

 

페렌디의 배우자는 사랑의 여신 프렌데Prende로 북유럽 신화의 프리그(오딘의 아내)와 비교되기도 한다. 고대 알바니아인들은 번개를 ‘하늘의 불’로 여기고 ‘신들의 무기’라고 생각했다. 사실 알바니아어로 번개는 ‘루페자Rrufeja’로 트라키아(발칸 동부에 위치한 지역)의 고대 무기인 ‘롬파이아Rhomphaia’와 관련이 있다. 알바니아인들은 ‘번개 맞은 돌’을 신성시하고 천둥의 신 페렌디처럼 최고 권위로 인식했다. 이 ‘번개 맞은 돌’은 가정에서도 아주 중요한 물건으로 보존되었다.

 

‘번개 맞은 돌’을 집안으로 가져가면 가족의 번영과 행복은 물론 가축 기르는 일이나 농사에도 행운을 가져온다고 믿었다. 또 이 돌이 외부의 공격을 막아줄 것이라고 여겼다. 행운을 빌고 악귀를 쫓기 위해서 이 돌로 목걸이를 만들어 가축이나 임산부 등에게 걸어 주었다고 한다. 고대 그리스인들이 스틱스 강을 걸고 맹세하듯이 고대 알바니아인들은 이 하늘에서 떨어진 ‘번개 맞은 돌’을 걸고 맹세했다. 이 맹세 매우 진지했고 진실만을 말해야 했으며 두려운 의식이었다.

 

특히 알바니아인들은 기우제에서 천둥의 신 페렌디를 소환했다. 일반적으로 이 의식은 여름 가뭄이 한창인 6월과 7월에 행해졌으며 비가 내리지 않는다면 봄철에도 거행되었다. 의식에서 사람들은 빗물을 만들기 위해 물을 공중으로 던지는 행위를 반복했다. 기우제 중에는 페렌디를 달래고 찬양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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