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화와 전설/메소포타미아

수메르 왕들의 신성한 아버지, 루갈반다

반응형

메소포타미아 문헌에 따르면 루갈반다Lugalbanda는 우룩(이라크 남동부에 위치한 수메르의 고대 도시)의 전설적인 또는 신격화된 왕으로 <길가메쉬 서사시>의 주인공 길가메쉬의 아버지였다. 초기 자료들은 그의 아내인 닌순Ninsun과 우룩의 건설자 엔메르카르Enmerkar 왕이 주도한 아라타 원정에서의 그의 영웅적 행동을 언급하고 있다. 수메르 왕 목록에 따르면 루갈반다는 우룩의 두 번째 왕으로 1,200년 동안 통치했다고 한다. 또한 그에게는 ‘목자’라는 별칭이 부여되었다. 루갈반다가 실재 인물이었는지에 대해서는 학자들 사이에서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루갈반다 이야기가 있는 토판.

 

루갈반다는 기원전 3천년경 수메르 문학에 처음으로 등장한다. 이라크의 고대 도시 아부 살라비크에서 발견된 이 토판은 루갈반다와 닌순의 낭만적인 관계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초기 수메르의 고대 도시 슈루팍(현재의 파라)에서 발견된 신 목록에서 루갈반다의 이름은 닌순 여신보다 훨씬 낮은 등급으로 분류되어 등장한다. 그러나 이후 자료에서는 루갈반다와 닌순이 나란히 나열되어 나타난다.

 

니푸르, 우르, 움마, 푸츠리쉬-다간 등에서 발견된 토판에는 루갈반다가 수메르의 신으로 숭배되었다는 기록이 발견되었다. 구바빌로니아 시대 우룩의 신-카쉬드 왕은 에키라는 신전을 지어 루갈반다와 닌순에게 봉헌했으며 그의 딸 니시-이니-수를 루갈반다의 여사제로 지명했다.

 

동시에 루갈반다는 우르의 제3왕조로 거슬러 올라가는 두 개의 수메르 이야기 즉 ‘산 동굴의 루갈반다’와 ‘루갈반다와 안주 새’에서 영웅으로 등장했다.

 

이 이야기는 현재의 이란 고원으로 추정되는 지역에서 우룩의 왕인 엔메르카르와 아라타의 영주인 엔수케쉬단나 사이의 갈등을 설명하는 일련의 이야기 중 일부이다. 이 두 이야기에서 루갈반다는 수메르 왕 목록의 첫 번째 왕인 엔메르케르 군대의 전사로 등장한다. 현존하는 토판들은 루갈반다가 엔메르카르를 계승해 우룩의 두 번째 왕이 되었다는 것은 언급하지 않고 있다.

 

우르3세 시대 찬가에서 우르의 우르-남무 왕과 그의 아들 슐기는 루갈반다와 닌순을 그들의 신성한 부모로 묘사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스스로를 길가메쉬의 형제라고 주장한다. 우룩의 신-카쉬드 왕도 루갈반다와 닌순을 그의 신성한 부모로 언급하고 루갈반다를 그의 신으로 지명한다.

 

<길가메쉬 서사시>와 영웅에 관한 초기 수메르 이야기에서 길가메쉬는 스스로를 루갈반다와 닌순의 아들로 부르고 있다. ‘길가메쉬와 훔바바’라는 시에서 왕은 ‘내 어머니 닌순과 아버지 루갈반다의 이름으로’라는 문구를 지속적으로 사용한다. 아카드 버전의 서사시에서 길가메쉬는 루갈반다를 그의 신으로 언급하며 또 다른 에피소드에서 길가메쉬는 그의 신 루갈반다를 위해 패배한 하늘 황소의 뿔에 기름을 채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