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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시베리아

갈까마귀 창조신, 쿠트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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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와 북동 아시아 샤머니즘 전통과 창조 신화에서 쿠트크Kutkh는 갈까마귀 신 또는 정령으로 매우 중요한 신으로 등장한다. 쿠트크는 갈까마귀 모습을 하고 있으며 ‘신’ 또는 ‘창조자’로 번역된다. 시베리아 민속에는 창조 과정에서 쿠트크의 다양한 역할에 대한 서로 다른 이야기들이 전해지고 있다. 또한 쿠트크는 트릭스터(신화에서 도덕과 관습을 무시하고 사회 질서를 어지럽히는 장난꾸러기 같은 존재)로도 알려져 있다. 일부 신화에서 쿠트크는 스스로 창조된 신이라고도 하고 또 다른 신화에서 쿠트크는 창조신에 의해 창조되었다고도 한다.

 

 

어떤 이야기에서는 대지 자체가 쿠트크의 배설물로 형성되었다고 하고 또 다른 이야기에서는 쿠트크가 돌을 깨뜨려 대지에 불을 가져왔으며 그의 부리로 태양과 달을 창조했다고 한다. 또는 다른 신들을 속여 우주로부터 불을 가져왔다고 한다. 모든 신화에서 갈까마귀는 창조주로부터 매우 독립적으로 존재한다. 쿠트크에 관한 많은 이야기는 아메리카 원주민들 민속의 갈까마귀 이야기와 유사하며 이는 문화적 전파의 증거로 제시되기도 한다.

 

한 창조 신화에서 쿠트크가 우주를 날고 있을 때 피곤해져서 쉴 수 있도록 대지를 만들었다. 인간으로 변신한 갈까마귀는 대지를 걸었고 그의 발자국에서 생쥐가 창조되었다. 하룻 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고 생쥐는 겁도 없이 자고 있는 쿠트크의 코를 기어올라갔다. 이 때 쿠트크의 재채기로 대지 위에 산들이 생겨났다고 한다. 또 화가 난 쿠트크는 생쥐를 밟으려 했고 이 때 그의 발자국은 물이 채워져 바다가 되었다.

 

생쥐는 계속해서 쿠트크를 괴롭혔고 급기야 물과 불의 원소들 간에 전투가 발생해 계절이 만들어졌다. 결국 우리가 살고 있는 대지는 쿠트크가 작은 생쥐 한 마리를 막으려 했던 시도의 실패로 만들어졌다. 갈까마귀 신 쿠트크가 태양, 물, 불 및 대지 위의 모든 생명체를 창조했지만 시베리아 민속에서는 종종 타락하고 이기적인 트릭스터로 등장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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