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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시베리아

오만 때문에 지하세계의 신이 된 얼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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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르크와 몽골 신화에서 얼릭Erlik은 죽음과 지하세계의 신이다. 시베리아 신화에 따르면 얼릭은 창조신 텡그리와 울간의 첫 번째 창조물이었다. 하지만 얼릭의 자만심은 두 신 사이의 불화를 일으켰고 급기야 얼릭은 지하세계로 추방되었다. 알타이족 신화에서 얼릭은 인간 창조에도 관여했다. 그는 전령의 신 마이데레를 죽였다. 그는 때때로 곰 토템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투르크 신화에서 얼릭은 어둠과 악마, 지하세계의 신으로 죽은 자들의 심판을 담당했다. 그는 울간이 창조한 최초의 인간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는 늘 울간과 동등한 위치에 서고 싶었지만 그는 결코 울간을 넘어설 수 없었다.

 


얼릭은 자신만의 영토를 갖고 싶었지만 결국 아홉 겹으로 둘러싸인 지하감옥에 갇혔다. 그곳은 지상의 빛의 세계와는 정반대의 세계였다. 얼릭이 창조한 악령들은 인간에게 불행과 질병, 죽음을 초래한다. 이 악령들은 얼릭의 수행신 역할을 한다. 그 밖에도 얼릭이 낳은 아홉 명의 아들과 딸들도 지하세계의 악령이었다. 특히 얼릭의 딸들은 그녀들을 데리고 울간에게 가려는 샤먼의 의도 바꾸려고 시도했다. 얼릭은 인간에게 모든 종류의 질병을 주고 희생제의를 요구한다.

 

만약 인간들이 얼릭에게 인신공양을 거부하면 그는 인간 시신들을 지하세계로 데려가 그의 노예로 삼았다. 특히 알타이족 사람들은 질병이 창궐하면 얼릭에게 인신공양과 함께 많은 동물들을 제물로 바쳤다. 샤먼들은 얼릭을 인간의 몸에 돼지의 얼굴과 이빨을 가진 괴물로 묘사한다. 또 얼릭은 검은 눈과 눈썹, 콧수염을 가진 노인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오래 전 타림으로 알려진 선지자가 히르카니아 부족(훗날 티타르족, 훈족, 몽골족, 터키족으로 분화됨)에게 얼릭 숭배를 가져왔다. 얼릭 숭배를 도입한 히르카니아 부족은 강력한 종교적 열정을 바탕으로 투라니아 제국을 설립했다. 얼릭은 시련과 박탈을 통해 영혼을 달랜다고 여겨지는 가혹한 신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제들은 이런 것들을 가슴에 새기지 않는다.

 

히르카니아 신 얼릭은 수많은 미스터리와 전설에 휩싸인 존재다. 히르카니아와 투라니아 부족에게는 최고의 신이지만 그에 대해서 알려진 것은 거의 없다. 히르카니아 신화에 따르면 얼릭은 대지에 존재한 첫 번째 인간이었지만 창조신으로부터 영혼을 부여 받지는 못했다. 얼릭이 스스로 생명을 창조하려 했을 때 그의 오만함 때문에 신들은 그를 대지 깊숙한 곳으로 추방했다. 그곳에서 그는 죽은 자들을 호령했다. 얼릭은 또 ‘죽음의 노란 손의 신’으로도 알려졌다.


타림으로 알려진 선지자가 아니었다면 얼릭은 존재감 없는 신으로 남았을 것이다. 얼릭 숭배자들에게는 지나친 소비와 술, 고리대금업이 금지되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제들은 이러한 계율을 무시하기 일쑤다. 타림은 얼릭의 아바타이기도 하다. 아그라푸르에 있는 얼릭 신전에는 외팔이 남성 형상을 한 타림 상이 모셔져 있다. 한편 얼릭의 사제는 꼭 남성이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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