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화와 전설/그리스

예언과 변신에 능한 바다의 신, 프로테우스

반응형

그리스 신화에서 프로테우스Proteus는 초기 바다 신으로 호메로스가 ‘바다의 노인’이라고 불렀던 신들 중 하나다. 프로토고노스Protogonos가 처음 태어난 신이기 때문에 그의 이름에는 ‘처음’, ‘첫’이라는 의미가 있다. 프로테우스의 부모에 대해서는 불명확하지만 훗날 신화학자들은 그가 포세이돈이나 오케아노스의 아들 또는 포세이돈의 수행신이었을 것으로 추측했다. 그는 뛰어난 예언 능력과 변신 능력을 갖고 있었다. 이로부터 프로테우스는 ‘변화무쌍한’이란 의미의 영어 단어 ‘프로티언Protean’의 어원이 되었다. 이 단어는 프로테우스의 ‘처음’, ‘첫’이라는 이름의 어원에서 모든 영양소의 으뜸인 ‘단백질’이라는 의미도 갖고 있다.

 

 

호메로스의 <오디세우스>에 따르면 나일 삼각주 해변에 위치한 파로스 모래섬이 프로테우스의 고향이라고 한다. 파로스에서 그는 방랑하는 젊은 신 디오니소스를 맞이했다. 참고로 훗날 파로스 섬에는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알렉산드리아 등대가 들어섰다.

 

<오디세우스>에서 메넬라오스는 트로이 전쟁 후 고향으로 돌아가는 중에 바람 때문에 파로스 섬에 발이 묶인 적이 있었다. 그러자 프로테우스의 딸인 바다의 님페 에이도테아가 이를 가엾게 여겨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에이도테아는 자기 아버지인 프로테우스게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물어보라고 하면서 아버지가 메넬라오스를 보면 도망칠 수 있으니 특별한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물개 가죽을 뒤집어 쓰고 있다고 프로테우스가 나타나면 꽉 붙들고 그가 무엇으로 변신하든 놓지 말라고 했다.

 

실제로 프로테우스는 물개 가죽을 뒤집어 쓰고 나타난 메넬라오스를 보자마자 다양한 형태로 변신했다. 하지만 메넬라오스는 에이도테아의 말대로 프로테우스를 붙들고 절대 놓지 않았다. 결국 메넬라오스는 프로테우스의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덧붙여 프로테우스는 메넬라오스의 동생 아가멤논이 고향으로 돌아가 살해당한 이야기와 아약스가 난파되어 죽었고 오디세우스가 칼립소 섬에서 좌초했다는 사실까지 모두 말해 주었다.

 

또 다른 이야기에서 양봉의 신 아리스타이오스가 기르는 벌떼들이 모두 죽는 일이 발생했다. 아리스타이오스는 오르페우스의 아내 에우리디케를 죽게 한 장본인이었다. 에우리디케가 자신을 따라오는 아리스타이오스(꿀벌)를 피해 달아나다 독사에게 물려 죽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자신이 기르던 꿀벌들이 모두 죽자 아리스타이오스는 그의 어머니 키레네에게 도움을 청했다. 케레네는 바다의 신 프로테우스를 찾아가 도움을 청하라고 조언해 주었다. 하지만 프로테우스가 낯선 이들을 만나는 것을 극히 꺼려해 아리스타이오스가 나타나자 다양한 형태로 변신하면서 그를 피했다.

 

아리스타이오스는 포기하지 않고 프로테우스가 잠든 틈을 타 밧줄로 꽁꽁 묶었다. 결국 프로테우스는 슬픔에 잠긴 오르페우스에게 황소와 양을 제물로 바치라고 조언했다. 앞서 얘기한대로 오르페우스의 아내 에우리디케가 아리스타이오스 때문에 죽었기 때문이었다. 아리스타이오스가 프로테우스의 말대로 제물을 바치고 다시 템페로 돌아와보니 제물로 바친 황소 주위에 꿀벌들이 무리지어 있었다고 한다.

 

프로테우스의 자식들로는 메넬라오스가 유혹한 에이도테아를 비롯해 헤라클레스에게 도전했다가 패배해 살해당한 폴리고노스와 텔레고노스가 있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