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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아프리카

성서 속 이브와 같은 듯 다른 여신, 아부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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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크Abuk는 아프리카 딩카 족(수단 남부, 나일강 유역의 습지에 사는 부족) 풍요의 여신이다. 신화에 따르면 아부크와 가랑Garang은 최초의 여자와 남자라고 한다. 그들은 원래 항아리 속에 살았으나 항아리가 열리면서 생명을 갖게 되었다. 창조자는 아부크와 가랑에게 매일 소량의 기장과 옥수수만을 주었다. 어느 날 아부크는 배고픔을 극복하기 위해 스스로 독립하기로 결심하고 땅을 갈기 시작했다. 이를 보고 분노한 창조자는 아부크에게 음식을 끊었고 그녀를 더 이상 돌보지도 않았다.

 

풍요의 여신, 아부크. 출처>구글 검색

 

창조주의 분노로 대지는 죽음과 질병으로 가득 찼다. 하지만 아부크는 인간들에게 어떻게 먹거리를 얻을 수 있는지를 가르쳐 주었고 간신히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다른 이야기에서 아부크는 강의 여신으로 비의 신 뎅Deng의 배우자였다. 그들은 세상에 풍요를 가져다 주었다. 서로 다른 이야기이지만 두 이야기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부크가 풍요의 상징이라는 것이다. 아부크는 태초의 여성이자 최초의 여자로 딩카 족의 유일한 여신으로 알려졌다. 즉 아부크의 특성은 모든 여성의 그것으로 간주되었다.

 

딩카 족 풍요의 여신 아부크는 성서 속 이브와 자주 비교되기도 한다. 창조주와의 관계 위반, 신의 분노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아부크가 이브와 다른 점은 그녀는 자신의 삶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신의 욕구를 존중하는 선택을 통해 창조자의 보호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험과 성장의 길을 열었다는 것이다. 또 강의 여신으로서 아부크는 비의 신 뎅과 결합함으로써 다산과 풍요의 상징이 되었다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을 것이다.

 

어쩌면 풍요의 여신 아부크는 오늘날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신일지도 모르겠다. 기존의 틀에 구속되지 않고 자유의지로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모습이 바로 그것이다. 아부크는 자유에의 욕망을 부추겨 새 시대로의 의지를 추동할 수 있는 힘은 아닐까. 여전히 제3세계에 머물러 있는 아프리카인들에게는 더더욱 그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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