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화와 전설/그리스

순수한 거야? 순진한 거야? 하늘을 짊어진 아틀라스

반응형

‘한 쪽 어깨에 지구의 무게를 짊어진’ 이라는 표현은 그리스 신화 속 티탄 신족 일원인 아틀라스Atlas에서 유래했다. 그는 티탄 신족의 2세대 신이었다. 하지만 아틀라스는 실제로 세계의 우주를 짊어지지는 않았다. 대신 그는 하늘 즉 궁륭을 짊어지고 있었다. 혼란스럽겠지만 고대인들에게 대지와 하늘은 모두 구(둥그런) 형태를 띠고 있었다. 아틀라스는 이아페토스와 클리메네가 낳은 네 명의 아들 중 하나로 그의 형제들로는 프로메테우스, 에피메테우스, 메노이티오스가 있었다. 초기 전통은 아틀라스가 하늘을 떠받치고 있었다고 간단하게 설명하고 있다.

 

하늘(지구)을 짊어지고 있는 아틀라스. 출처>구글 검색

 

이후 기록에서 티탄 신족의 일원으로써 아틀라스와 메노이티오스는 티탄 신족과 그들의 후손인 올림포스 신들간의 전쟁인 티타노마키아에 참여했다. 이 전쟁의 승자는 제우스를 비롯한 올림포스 신들이었다. 올림포스 신들은 전쟁에서 승리한 후 그들의 적이었던 티탄 신족 신들을 처벌했다. 이 때 메노이티오스는 지하세계인 타르타로스로 보내졌다. 하지만 아틀라스는 지구 서쪽 끝에 서서 그의 어깨로 하늘을 떠받치고 있어야만 하는 처벌을 받았다.

 

아틀라스가 하늘을 짊어지게 된 상황에 대해서는 자료마다 조금씩 차이를 보인다. 헤시오도스의 <신들의 계보>에 따르면 아틀라스는 헤스페리스 정원 지구의 서쪽 끝에 서서 그의 머리와 팔로 하늘을 지탱하고 있었다. 또 호머의 <오디세이아>에서 아틀라스는 바다에 서서 기둥으로 땅과 하늘을 나누고 있었다. 이 전설에서 아틀라스는 바다의 님페 칼립소의 아버지로 등장한다. 한편 헤르도토스는 북아프리카의 서쪽에 있는 아틀라스 산 꼭대기에 하늘이 놓여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전통에서 아틀라스는 산으로 서술되어 있다.

 

아틀라스와 관련된 가장 중요한 신화는 아마도 헤라클레스의 열 두 과업 중 하나에서의 역할일 것이다. 이 신화에서 헤라클레스는 에우리스테우스(헤라클레스에게 열 두 과업을 부과한 미케네와 티린스의 왕)에 의해 헤스페리스 정원에서 황금 사과를 가져오라는 과업을 받았다. 헤스페리스 정원은 헤라에게 바쳐진 곳으로 백 개의 머리를 가진 용인 라돈이 지키고 있었다.

 

헤라클레스는 프로메테우스의 조언을 듣고 아틀라스를 찾아갔다. 프로메테우스는 자신의 간을 쪼아 먹는 독수리를 처치해준 것에 대한 보답으로 헤라클레스에게 황금사과를 얻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헤라클레스는 아틀라스에게 황금사과를 따주면 하늘을 대신 짊어지겠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약속대로 아틀라스는 사과를 가져왔으나 다시 하늘을 짊어지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를 눈치 챈 헤라클레스는 머리가 너무 아프니 잠깐만 하늘을 들어줄 것을 부탁했다. 아틀라스는 황금사과를 내려놓고는 헤라클레스의 부탁대로 대신 하늘을 짊어졌다. 그 순간 헤라클레스는 아틀라스가 내려놓은 황금사과만 집어 들고는 사라져 버렸다고 한다. 순진한 것인지 순수한 것인지 아틀라스는 헤라클레스의 잔꾀에 넘어가 다시 하늘을 짊어지는 일을 계속해야만 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