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난시가 흑인노예들 사이에서 인기있었던 이유

거미 인간 아난시Anansi는 서부 아프리카 신화에서 가장 유명한 동물 트릭스터 중 하나다. 트릭스터는 종종 신들의 의지에 반하는 심술궂은 캐릭터로 인간에게는 일종의 불운을 유발한다. 다른 많은 트릭스터들과 마찬가지로 영리한 아난시는 자유자재로 자신의 모습을 인간, 토끼, 여우는 물론 그 밖의 다른 동물들로 변신시킬 수 있다. 서부 아프리카인들은 아난시를 우주의 창조자로 생각했다. 그는 종종 인간들과 하늘 신 은야메Nyame의 중재자 역할을 했다. 아마 은야메는 아난시의 설득으로 밤과 비를 창조했을 것이다. 그러나 많은 이야기에서 아난시는 인간과 다른 동물들 심지어는 신들을 속이는 일을 즐기는 교활한 트릭스터였다. 이런 아난시 때문에 인간들과 다른 동물들은 번번히 고난을 겪어야만 했다. 아난시는 상대의 생각을 읽는 영리함으로 상대를 속여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

 

트릭스터 신 아난시. 출처>구글 검색

잘 알려진 이야기에서 아난시는 신에게 옥수수를 요구했다. 아난시는 그 대가로 백 명의 하인들을 제공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옥수수를 마을로 가져가서 사람들에게 신성시하라고 말했다. 하지만 밤이 되자 아난시는 옥수수를 닭들에게 먹이로 주었다. 다음날 아침 그는 마을 주민들이 옥수수를 잃어버렸다며 비난했고 그들은 아난시에게 잃어버린 옥수수 대신 곡물을 바쳤다고 한다.

 

아난시는 그 때 길거리에서 남자를 만나 옥수수를 닭과 바꿨다. 아난시는 다른 마을을 방문해 전에 방문했던 마을에서 했던 것처럼 사람들에게 닭을 신성시하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밤이 되자 그는 닭을 죽이고는 다음 날 아침 마을 사람들에게 양을 닭 대신 받았다. 아난시는 또 양을 시체와 교환했고 세 번째 마을을 방문해 그 시체를 잠자고 있는 신의 아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다음 날 아침 시체가 깨어나지 않자 마을 사람들은 당황했고 아난시에게 백 명의 젊은 남자들을 제공했다. 아난시는 그들을 신에게 데리고 가서 흥정을 성공시켰다고 한다.

 

아난시 전설은 아프리카 서부의 가나에 위치한 아샨티 족 사람들 사이에서 전해지고 있다. 아난시는 이후 가나 근처 거의 모든 부족에서 대중화되었다. 훗날 이 부족들은 노예무역의 대상이 되었고 아난시 이야기는 서인도 제도와 남아메리카, 북아메리카로 전파되었다. 북아메리카 일부 지역에서 아난시는 앤트 낸시Aunt Nancy 또는 미스 낸시Miss Nancy로 알려져 있다.

 

많은 문화에서 트릭스터의 전통적 역할은 교활함이나 사기로 도전과 위험에서 살아남는 것이다. 트릭스터는 대개 육체적으로 강하거나 지적이지는 않는다. 이런 이유로 트릭스터는 신화와 전설의 주인공으로 등장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트릭스터는 종종 유머와 위트로 위험한 세계에서 원하는 것을 얻게 된다. 아프리카계 아메리카 노예들 사이에서 아난시 이야기가 유명한 것은 살아남는 자로써의 그의 역할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