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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메소포타미아

수메르 창조신화 속 엔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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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메르 창조신화의 주요 원천은 서사시 ‘길가메쉬, 엔키두 그리고 지하세계’의 서문 부분이다. 이 시는 창조 과정을 간략하게 묘사한다. 태초에 우주에는 원시적 바다인 남무만이 존재했다. 그 후 남무는 하늘 안과 대지 키를 낳았다. 안과 키는 서로 관계를 맺고 엔릴을 낳았다. 이 때 엔릴은 안과 키를 분리해 대지를 자신의 영역으로 옮겼고 안은 하늘에 위치시켰다.

 

지혜의 신 엔키와 대기의 신 엔릴. 출처>구글 검색

‘엔릴과 닌릴’은 거의 완전한 152행 수메르 시로 엔릴과 닌릴 여신 사이의 관계를 묘사하고 있다. 먼저 닌릴의 어머니 눈바르쉐구누는 닌릴에게 강에서 몸을 씻으라고 지시한다. 닌릴은 강으로 갔고 그곳에서 엔릴이 그녀를 납치해 욕보인 후 달의 신 난나가 태어났다. 이 사건으로 엔릴은 수메르의 지하세계인 쿠르로 추방된다. 닌릴은 엔릴을 따라 지하세계로 내려간다. 그곳에서 엔릴은 문지기로 가장하고 있었다. 닌릴은 엔릴이 어디로 갔는지 물었으나 엔릴은 여전히 문지기로 가장한 채 대답을 거부한다. 그 때 엔릴은 닌릴을 유혹해 죽음의 신 네르갈과 동침하게 만든다. 같은 이야기가 반복된다. 다만 이번에는 엔릴이 강을 집어삼키는 지하세계 강의 남자로 가장한다. 다시 한번 그는 닌릴을 유혹해 니나주(지하세계의 신, 치유의 신)를 낳는다. 결국 엔릴은 뱃사공으로 가장해 다시 한번 그녀를 유혹해 강과 운하의 신 엔비룰루를 낳는다.

 

엔릴과 닌릴 이야기는 지하세계의 다양한 신들뿐만 아니라 달의 신 난나의 기원을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진 일종의 계보 신화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엔릴과 닌릴의 청년에서 성인까지의 출현을 묘사하는 다가올 세대 이야기로 확장된다. 이야기는 또 엔릴 배우자로서의 닌릴의 역할에 대해 설명한다. 이야기에서 닌릴은 ‘엔릴은 여러분의 주인이다. 또한 나도 여러분의 (여)주인이다.’라고 선언한다. 해석이 맞다면 이 이야기는 신들의 변신을 다루는 최초의 신화라는 역사성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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