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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포스팅/따따부따

타블로 학력논란, 왜 본질은 외면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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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블로 학력 논란으로 인터넷 세상이 지지와 반대로 엇갈려 전쟁을 방불케 하고 있다. 언론은 언론대로 찬반 논란을 스포츠 중계하듯 연일 관련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급기야 방송까지 나서 논란에 종지부를 찍으려 들고 있다. MBC 스페셜 <타블로, 스탠포드 가다> 방영 이후에도 타블로의 주장을 믿지 않는 측에서는 그 어떤 증거를 들이대도, 그게 진실이라고 목에 핏대 세우며 부르짖어도 여전히 의심하는 눈망울만 초롱초롱해지고 있다.

나는 타블로가 스탠포드대를 나왔건 고등학교만 졸업했건 별 관심이 없다. 유일한 관심사라면 그가 가수로서 자질이 있느냐 정도다. 다만 이 논란의 과정이 불편한 것은 가당찮게 언론과 방송이 나서서 진실을 밝히고 당사자들을 단죄하려 든다는 것이다. 이런 환경을 만든 장본인이 언론과 방송인데도 이런 논란이 터질 때마다 그들은 한발짝 뒤로 물러나 심판자 역할을 하려고 드니 그들의 행태가 역겨울 수밖에....

우리 언론과 방송이 언제 가수 본연의 자질에 대한 논란을 주도한 적이 있는가? 가수를 포함한 연예인들에 관한 보도는 그저 스탠포드대를 나왔느니, 서울대를 나왔느니 하는 가십성 기사로 도배하고 있다. S라인과 식스팩 몸매에만 관심을 둘 뿐 손발이 오그라드는 연기력에는 관심이 없다. 이러니 소위 '안티'로 구분되는 측에서 학벌로 떴다느니, 얼굴로 스타가 됐다느니 하는 삐딱한 시선을 갖는 것도 당연지사가 아닐까?

뿐만 아니다. 연예인 자살사건이 터질때마다 중계방송식 보도로 일관하는 언론이 조금 잠잠해지면 '베르테르 효과'가 어쩌니 저쩌니 자기반성 하는 척 기사를 쏟아낸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자기반성이 아니라 경쟁 언론과 방송에 대한 비판기사라고 해야 정확할 것이다. 그러나 그 때뿐 또다시 연예인 자살사건이 터지면 기존의 중계방송식 보도를 반복하는 게 우리 언론이고 방송이다.

예능 프로그램은 어떤가? 잘생기고 예쁜 연예인은 거만한 듯 자리만 채워줘도 되지만 못생기고 뚱뚱한 연예인은 가학의 대상이 되어야 하고 최소한 슬랙스틱이라도 해야 한다. 자연스럽게 시청자들은 TV에 비치는 연예인의 모습을 실제 생활로 착각하게 되는 것은 물론 일상에서도 이를 훙내내기에 바빠진다.

언론과 방송의 흥미 위주 보도와 프로그램 제작의 폐해는 최근 케이블에서 방송되는 <슈퍼스타K2>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집약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어느덧 시청자들에게 가수가 노래 잘 부르는 것은 그렇게 중요한 자질이 아닌 현실이 되어 버렸다. 비주얼만 빛난다면 가창력쯤이야 이해해 줄 수 있는 아량(?)이 생긴 것이다.

작년이었던가? KBS <미녀들의 수다>에 게스트로 출연한 한 여대생의 발언이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다. 바로 '루저논란'이었다. 문제는 우리 미디어 현실이 수많은 '루저'를 양산하고 그 '루저들'을 사회의 어두운 한 켠으로 몰아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언론과 방송의 자기반성이 전제되지 않은 한 연예인에 관한 왜곡된 논란은 끊이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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