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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페르시아

페르시아의 헤라클레스, 루스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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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스탐Rustam은 <샤나메>(10세기 페르시아 시인 페르도우시가 창세에서 7세기 이슬람 정복 시기까지의 페르시아 신화와 역사를 기록한 서사시)와 페르시아 신화에서 가장 유명한 전설적인 영웅이다. 루스탐은 가장 강력한 팔라딘(‘성스러운 전사’라는 뜻)으로 알려졌으며, 그가 등장하는 이야기의 분위기는 파르티아(이란의 고대 왕국, BC 247~AD 226) 시대를 강하게 연상시킨다. 이슬람 이전의 이란 민속과 역사를 서술한 페르다우시는 루스탐을 영원불멸의 존재로 만들었다.

 

용과 싸우는 루스탐. 출처>구글 검색

루스탐은 잘Zal의 아들로 <샤나메>에서 가장 뛰어나고 복잡한 인물로 오늘날까지도 이란의 가장 위대한 민족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다. 그는 뛰어난 힘과 용기, 충성심으로 유명했다. 루스탐은 이란 군주제의 최고 수호신으로 나약하고 용맹스럽지 못한 왕들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루스탐의 어머니는 루다베Rudabeh였다. 루다베는 사자 새끼처럼 큰 아들을 낳았고 이 아들은 단 5일 만에 소년으로 성장했고, 몇 주 안에 힘센 젊은이가 되었다. 이 젊은이가 바로 루스탐으로, 그는 어린 시절 누구도 막을 수 없었던 흰 코끼리를 죽일 수 있는 유일한 존재였다.

 

루스탐은 말이 필요했고 왕국의 모든 말들이 그 앞에서 행진했다. 그가 행진하는 각 말들의등에손을 얹으면 말들은 그의 힘에 눌려 날뛰다가 배를 땅에 대고 주저앉고 말았다. 그 때 루스탐은 사자처럼 용맹하고 낙타처럼 키가 크고 코끼리처럼 힘이 센 새끼 말 한 마리를 보았다. 하지만 아무도 그 새끼 말의 내력을 알지 못했다. 루스탐은 그 새끼 말에게 안장을 얹고 ‘라크쉬Rakhsh’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라크쉬는 훗날 루스탐과 함께 전장을 누빌 것이었다.

 

<샤나메>의 영웅 루스탐의 종마 라크쉬는 샤프란 땅에 흩어져 있는 장미의 잎 색깔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며 자불리스탄과 카불에서 가져온 말들 중에서 루스탐이 처음으로 명마로써의 특징을 알아 보았다고 한다.

 

페르시아 서사시의 주인공 루스탐은 그리스 신화의 영웅 헤라클레스를 닮았다. 태어날 때부터 비범한 능력을 지닌 것도 그렇고 헤라클레스를 영웅의 반열로 올려놓은 12과업처럼 루스탐에게도 7가지 과업이 있었으니 말이다. 그는 영웅의 여정을 통해 명실상부한 주권자가 되었다. 이를 ‘루스탐의 7대 과업’이라고 한다.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루스탐은 자고 있는 동안 그를 공격한 네예스탄의 사자를 물리쳤다. 둘째, 루스탐은 그의 종마 라크쉬와 함께 사막을 횡단했다. 셋째, 그는 용을 죽였고 넷째, 마녀의 음모를 저지했다. 다섯째, 루스탐은 악마의 동굴로 묘사된 올라드의 말 주인을 처벌했으며 여섯째 악마 디브를 죽였다. 마지막으로 루스탐은 몸 색깔이 흰 악마 드브-에-세피드를 물리쳤다.

 

하지만 영웅에게도 비극은 있었다. 루스탐은 모험 중에 사망간 왕국의 딸인 타흐미나 공주를 만나 결혼했다. 하지만 사망간 왕국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루스탐은 훗날 자신의 아들이 태어나거든 주라고 자신의 완장을 증표로 남겼다. 타흐미나 공주는 곧 아들을 낳았고 이름을 소흐랍Sohrab이라고 지었다. 소흐랍도 아버지를 닮아 용맹한 전사로 성장해 투란의 전사가 되었다. 당시 투란과 페르시아는 끊임없는 전쟁이 이어지고 있었다.

 

투란과 페르시아 사이의 전투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던 어느 날 소흐랍은 가슴에 치명상을 입고쓰러지고 만다. 소흐랍은 죽기 전 자신을 죽인 적의 이름을 물었고 그때서야 루스탐이 자신의 아버지임을 알게 되었다. 죽은 소흐랍의 투구와 갑옷을 벗기자 과거 루스탐이 타흐미나 공주에게 주었던 완장을 차고 있었다. 루스탐도 비로소 소흐랍이 자신의 아들임을 알고 통곡했다고 한다.

 

루스탐과 소흐랍의 이 이야기는 페르시아 문학 최고의 비극으로 꼽힌다. 또 이 신화는 이란의 가장 섬세한 심리적 특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물론 그러한 비극이 현실에서도 일어날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많은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요컨대 루스탐 신화는 악에 대한 자비와 늘 정의가 승리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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