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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로마

운명의 여신 데키마는 원래 탄생의 여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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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스페인어에는 ‘죽음의 신’을 의미하는 ‘파르카Parca’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고대 로마 신화에서 유래했다. 신화에 따르면 파르카이Parcae는 운명의 세 자매 즉 클로토(과거), 라케시스(현재), 아트로포스(미래)를 이르는 말이었다. 그리스 신화에서는 이들을 모이라이Moirai라고 불렀다. 북유럽 신화에도 이렇게 운명을 관장하는 세 여신이 있었는데 그들은 스쿨드, 우르드, 베르단디로 노른Norn이라고 불렀다.

 

운명의 세 자매는 로마 신화에도 등장하는데 노나Nona, 데키마Decima, 모르타Morta가 그들이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알려진 여신은 그리스 신화의 아트로포스에 해당하는 모르타 여신으로 그녀는 스페인어로 ‘죽음’을 의미하는 ‘무에르테Muerte’로 연결된다. 또 아트로포스 여신은 현대 영어 ‘아트로피Atrophy’의 어원이 되었다. ‘아트로피’는 신체의 일부가 ‘퇴화’되거나 ‘위축’되는 상태를 말한다.

 

인간의 운명을 관장하는 세 여신. 출처>구글 검색

모르타/아트로포스는 그녀와 그녀의 자매들이 운명의 실을 꿰는 동안 인간의 삶의 실을 가위로 자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영혼들을 저승으로 다시 불러낸 장본인이 바로 모르타/아트로포스였다. 그러므로 ‘파르카’는 운명의 세 자매 중에서도 죽음을 책임지고 있는 모르타/아트로포스만을 가리키는 것이었다.

 

중세 전설에서 죽음은 해골로 상징된다. 이 시기는 흑사병이 창궐한 때였다. 그래서 해골은 끊임없이 죽음을 연상시켰다. 기독교에서 죽음은 죽음을 상징하는 ‘창백한 말’ 즉 ‘죽음의 사자’를 타고 오는데 그래서 죽음은 검은 망토를 입고 도시 곳곳을 돌아다니며 질병을 옮기는 것으로 그려졌다. 자루가 길고 휘어진 큰 낫은 인간의 생명을 거둬들이는 것으로 상징이 되었다.

 

하지만 죽음을 상징했던 모르타와 함께 운명의 세 자매 중 하나였던 데키마Decima는 원래 탄생의 여신이었다. 데키마는 위기의 임신 기간을 지켜보는 책임이 있었다. 로마 신화에서 데키마는 임신 아홉 번째 달을 관장하는 노나Nona와 연결되었다. 하지만 로마 시대 후기 데키마와 노나는 죽음의 여신 모르타와 합류해 운명의 세 자매인 파르카이가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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