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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인도네시아

자바인들에게 쌀의 여신 데위 스리의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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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쌀은 생명 그 자체일 것이다. 어쩌면 그들에게는 쌀 자체가 종교이자 신화일 것이다. 인도네시아에는 데위 스리Dewi Sri라는 신이 있다고 한다. 데위 스리는 인도(힌두)의 락슈미에 맞먹는 쌀의 여신이다. 특히 자바 사람들에게 데위 스리는 대지의 여신이자 어머니 여신으로 통한다. 자바의 추수 감사 축제에서 그녀는 쌀의 어머니와 쌀의 신부로 숭배되고 있다. 심지어 그녀는 비 이슬람 지역에서도 굶주림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해 주는 위대한 수호신으로 숭배되고 있다. 자바 사람들은 몬순이 시작되면 데위 스리가 비를 가져오고, 꿈에 나타나 갖가지 조언을 해준다고 믿는다.

 

쌀의 여신 데위 스리Dewi Sri. 출처>구글 검색

발리 신화에서 데위 스리는 아주 독특한 신으로 알려졌는데 그녀가 힌두교에서 유래하지 않은 유일한 신이기 때문이다. 데위 스리의 배우자는 위스누 Wisnu로 유지의 신이다. 인도(힌두) 판테온의 비슈누에서 유래한 신일 것이다. 데위 스리는 발리의 농촌을 창조했을 뿐만 아니라 생산적인 쌀 수확에 대한 영감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내기에서 수확에 이르는 기간 동안 데위 스리가 벼를 보호하고 영양분을 공급해 주기 때문에 농부들은 풍성한 수확을 위해 그녀에게 진심으로 기도한다.

 

자바의 전통 인형극인 와양wayang에서 데위 스리는 여신 신타로 태어나 위스누의 화신인 라마와 결혼한다. 여신은 루크미니로 다시 태어나 위스누의 또 다른 모습인 크레스나와 결혼한다. 또 수바드라로 다시 태어난 데위 스리 여신은 판두 왕의 아들 아르주나와 다시 결혼한다.

 

그렇다면 대지는 어떻게 창조되었고, 파디Padi(자바 섬 순다족의 주식인 쌀의 일종)는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인도네시아 자바 섬의 토착원주민인 순다족 신화 속으로 들어가보자.

 

어느 날 하늘에서 바타라 구루Batara Guru가 모든 신들에게 새로운 궁전을 지으라고 명령했다. 이 명령을 어긴 신은 누구든 머리를 잃게 될 것이었다. 바타라 구루의 명령을 듣자 신들 중 한 명인 안타Anta가 매우 걱정했다. 그는 팔다리가 없어서 일을 할 수가 없었다. 안타는 뱀처럼 생겼었던 모양이다. 안타는 친구에게 조언을 구했지만 친구라고 딱히 방법이 있을 리 만무했다. 안타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매일매일 울었고 그의 눈물 세 방울이 땅에 떨어졌다. 놀랍게도 그의 눈물이 떨어진 자리에 알이 세 개가 나타났다. 친구는 안타에게 이 알들을 바타라 구루에게 바치라고 충고했다. 그들은 바타라 구루가 팔다리가 없는 안티의 처지를 이해해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쌀의 여신 데위 스리 모형을 만드는 순다족 농부. 출처>구글 검색

안타는 알을 입에 물고 바타라 구루의 궁전으로 갔다. 가는 길에 검은 새가 그에게 질문을 했다. 하지만 안타는 입에 알을 물고 있어서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이에 검은 새는 그가 거만하다고 생하고 그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재빨리 덤불 속에 숨긴 했지만 입에 물고 있던 세 개의 알 중에 두 개는 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 바타라 구루에게 바치려고 했던 알은 이제 하나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궁전에 도착한 안타는 알(안타의 눈물방울)을 바타라 구루에게 바쳤다. 바타라 구루는 알을 둥지에 넣고 따뜻하게 감싸두었다. 얼마 후 이 둥지 속 알에서 아름다운 소녀가 부화했다. 안타는 이 아기 소녀를 바타라 구루 부부에게 건넸다.

 

이 아기 소녀의 이름은 니 포히 상히안 스리Nyi Pohi Sanghian Sri였고, 소녀는 자라서 아름다운 공주가 되었다. 또 그녀의 외모가 더 아름다워지면서 많은 남자들이 그녀에게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심지어 그의 양아버지인 바타라 구루마저 그녀의 미모에 반하고 말았다. 바타라 구루가 니 포히 상히안 스리의 외모에 빠졌다는 것을 안 신들은 둘 사이를 분리시키기 위해 머리를 짜기 시작했다.

 

신들의 결정은 하늘을 지키고 니 포히 상히안 스리의 좋은 이름을 유지하기 위해 그녀를 죽이는 것이었다. 그녀는 독살당했고, 그녀의 사체는 대지의 숨겨진 곳에 매장되었다. 얼마 후 그녀가 묻힌 대지 위에서 인간에게 무한한 혜택을 줄 아주 유용한 식물이 자라기 시작했다. 이 식물이 바로 쌀의 일종인 파디Padi라고 한다.

 

데위 스리는 전형적으로 모래시계 모양으로 표현된다. 데위 스리 모형은 발리 족의 들판에 배치되어 토지의 비옥함과 농사의 풍작을 촉진한다. 또 데위 스리 신화는 동남 아시아인들에게 쌀 생산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마치 우리의 허수아비처럼 들판에 세워놓지만 야자수 잎으로 만들기 때문에 오래가지는 못한다. 참고로 ‘데위’는 ‘신’을 의미하고, ‘스리’는 ‘쌀’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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