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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카리브해

슈퍼푸드 카사바와 바다의 신 유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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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사바는 카리브해 지역의 주식이다. 유카, 타피오카, 마니오크 또는 유포르비아케우스라고도 하는 카사바는 세계에서 가장 영양가가 높은 슈퍼 푸드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작물 식물로써 설탕수수처럼 카사바는 재배 면적 당 가장 높은 열량을 제공하는 식물이라고 한다. 카사바는 적도 지방에서 쌀과 옥수수 다음으로 중요한 칼로리 공급원이다. 카사바는 고무, 쌀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농민들에게 주요 수입원이기 때문에 가장 필수적인 현금 작물 중 하나다. 카사바의 중요성은 5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먹는 채소라는 것이다.

 

카리브해 주요 작물인 카사바. 출처>구글 검색

카사바는 카리브해 원주민인 타이노 족의 주요 식량이자 주요 작물로 그들의 생존에 너무 중요했기 때문에 타이노 족은 그들의 집을 ‘유카 즉 카사바가 자라는 집’이라는 뜻의 ‘유카예케스’라고 불렀다. 타이노 족은 오래 전부터 카사바를 신성시 했으며 족장을 포함한 모든 부족원들이 카사바에 존경스런 경배를 올렸다. 그들은 카사바에 계절 채소, 고기 및 생선을 첨가한 스튜를 만들어 먹었다. 카리브해의 많은 지역에서는 이 음식을 ‘페퍼 팟’이라고 부른다.

 

카사바는 고대의 많은 이야기들에도 등장하는데 한 신화에 따르면 타이노 족의 최고신 유카후Yucahu는 바다의 신이자 카사바 또는 유카의 신이었다. 유카후구아마Yucahuguama라고도 부르는 유카후는 담수와 풍요의 여신 아타베이Atabey의 아들이었다. 또 다른 신화에 따르면 유카후의 형제인 데미난Deminan이 어느 날 최고신 야야Yaya의 카사바를 훔쳐 타이노 족에게 주었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인간이 초자연적인 존재로부터 생존 수단을 빼앗는 다른 신화를 반영한다.

 

이 신화는 타이노 족 사람들이 농경지에 유카후의 석상을 묻는 행위와 관련이 있다. 삼각형 모양의 유카후 석상은 싹이 트는 카사바의 덩이줄기와 닮았다. 세 개의 점으로 된 돌에 있는 신의 이미지는 종종 입을 벌리고 있는데 타이노 족 사람들은 유카후가 카사바 덩이줄기가 자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토양을 먹는다고 믿었다.

 

유카후 얼굴이 새겨진 삼각형 돌. 출처>구글 검색

오늘날 카사바는 단순한 음식 이상의 것이 되었다. 즉 다양한 약용 효과가 검증되었는데 류마티스 관절염, 당뇨, 심혈관 질환 및 신경계 장애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카리브해 토착 부족들은 맨 처음 카사바에서 사포닌을 추출해 비누로 사용했다. 오늘날에도 샴푸뿐만 아니라 비누를 생산하는데 카사바를 사용하고 있다. 현재 아프리카의 기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높은 수준의 카사바 공장을 짓기 위한 프로젝트가 가동되고 있다.

 

카리브해 사람들에게 카사바는 신의 선물인 셈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그 신이 바로 유카후다. 정리하자면 유카후는 타이노 족 최고신으로 바다의 신이다. 담수와 풍요의 여신 아타베이가 유카후의 어머니로 알려졌으나 때로는 유카후의 배우자로 등장하기도 한다. 유카후의 아버지에 대한 언급은 따로 없다. 타이노 족 우주론에서는 어머니와 아들 즉 아타베이와 유카후가 세상을 창조한다. 다른 모든 정령들은 이 모자의 창조물이었다.

 

유카후는 가장 일반적인 제미Zemi로 알려졌다. 제미란 타이노 족 예배나 의식에서 사용되는 우상을 말한다. 유카후와 같이 높은 신에서 후손들만 알고 있는 가족의 선조에 이르기까지 모든 신들이 제미로 표현된다. 소위 삼각형 돌은 가장 오랫동안 살아남은 타이노 족 유물로 대부분 유카후를 상징한다. 사람들은 삼각형 돌에 유카후를 조각해 땅에 묻고 그 위에 물을 붓는다고 한다. 이런 행위는 유카후의 성장 능력을 토지 전체로 확산시키기 위한 일종의 의식이라고 할 수 있다.

 

참고로 타이노 족은 카리브해 전역에 퍼져있던 아라와크 원주민의 한 종족으로 쿠바, 자마이카, 아이티, 도미니카, 푸에르토리코에 널리 분포해 살았다. 하지만 스페인 정복 후 유럽인들에 의해 들어온 전염병과 전쟁, 노예화에 따른 혹독한 환경으로 대부분 죽고 말았다. 1492년 콜럼버스가 처음 상륙한 이스파니올라 섬도 타이노 족 부족사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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