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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마야

옥수수 인간을 창조한 바다의 신, 구쿠마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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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쿠마츠Gucumatz는 과테말라에 기반을 두었던 끼체 마야의 바다의 신으로 유카탄 마야의 쿠쿨칸, 아즈텍의 케찰코아틀과 동일시된다. 마야 지역과 정치적, 경제적으로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던 후고전기의 중부 멕시코에서 받아들여진 것으로 보인다. 이런 현상의 원인은 지역적으로 매우 다양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여러 마야 부족들이 많은 종교적 특성을 공유했기 때문이다. 구쿠마츠는 창조신들은 에 쿠아올롬과 에 알롬의 아들이며 ‘하늘의 심장’ 우라칸과 함께 인간과 대지의 그 밖의 생물들을 창조했다. <포폴 부>에 따르면 구쿠마츠는 깃털 달린 뱀으로 묘사된다.

 

구쿠마츠 석상. 출처>구글 검색

<포폴 부>의 시작에서 구쿠마츠는 원시 바다에 떠있는 아름다운 푸른 녹색 깃털을 가진 거대한 뱀으로 묘사된다. 태초의 모습은 아직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고 오직 하늘 아래서 쉬고 있는 물웅덩이만이 있었다. 곧 폭풍의 신 우라칸이 창조를 논의하기 위해 깃털 장식을 한 주권자 구쿠마츠 앞에 나타났다. 둘은 물을 걷어내고 땅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그들은 물안개로부터 산이 솟아오를 때까지 ‘땅’을 외쳤다. 구쿠마츠는 그들의 대지 창조에 만족했다.

 

신들은 사슴, 새와 같은 동물을 창조했으며 각각의 창조물들은 신들의 이름을 말하고 신들의 날을 지키라고 명령했다. 하지만 동물들은 신들의 이름을 부르지 못하고 그저 귀에 거슬리게 꽥꽥거리기만 했다. 구쿠마츠는 곧 창조에 대한 그들의 첫 시도가 실패했다고 생각했다. 동물들은 신들을 찬양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신들은 동물들에게 야생에 살도록 명령했고 신들의 날을 지키고 신들을 숭배할 수 있을 때까지 사람들의 먹이가 되도록 했다.

 

신들은 처음에 진흙으로 사람들을 만들었지만 이 최초의 인간들은 움직이지도 말하지도 못했고 물에 젖어 녹아내리곤 했다. 다시 그들은 나무로 인간을 만들었다. 하지만 우라칸은 나무 인간들이 불완전하고 감정이 없으며 신들을 제대로 숭배하지 못했기 때문에 원숭이로 변신시켜 야생에서 살도록 했다. 즉 원숭이들은 태초의 인간이 변해서 생긴 동물이었다. 신들은 마침내 옥수수로 인간의 형상을 만들었다. 비로소 최초의 인간이 창조된 순간이었다.

 

이 옥수수 인간들을 발람 아가브, 발람 끼체, 이끼 발람, 마우카타라고 불렀는데 각각 ‘밤의 재규어’, ‘달의 재규어’, ‘웃는 재규어’, ‘앉아있는 사람’이라는 뜻이었다. 그들은 멀리 볼 수 있었고 모든 것을 이해할 수도 있었다.

 

참고로 <포폴 부>는 과테말라 지역에 존재했던 끼체 마야 왕국의 신화와 전설 역사를 기록해 놓은 문집으로 마야의 종교와 문학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원문은 소실되었지만 스페인 정복 시절 프란시스코 히메네스라는 수도사가 스페인어로 번역해 놓은 문집이 남아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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