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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발트

가정의 실질적 중심이었던 불의 여신 가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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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비야Gabija는 기독교 이전 리투아니아 판테온에서 화로의 여신이자 불의 여신이었다. 고대 리투아니아의 모든 의식은 가비야에게 바치는 제물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녀는 여성들만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고, 여성들만이 바치는 제물을 받았으며, 밤에는 여성들만이 불을 제어할 수 있게 했다. 즉 가비야는 다양한 여성전용 의식이 존재하는 몇 안 되는 신들 중 하나였다. 풍요의 여신 제미나처럼 가비야는 집에 온기를 제공하고, 음식을 만들 수 있도록 열을 제공하기 때문에 가장 대중적인 신이 될 수 있었다. 불은 리투아니아인들에게 가장 신성한 물질 중 하나였다. 실제 고대 그리스인들은 리투아니아인들을 ‘불의 숭배자들’이라고 불렀다.

 

불의 여신 가비아Gabija. 출처>구글 검색

불의 여신 가비야는 항상 가장 순수한 물로 정화되었다. 어떤 불순함이 가비야의 눈에 들어오면 그녀를 다치지 않게 하기 위해 가능한 한 순수한 물이 필요했다. 가비야가 다치면 가정은 곧바로 불에 휩싸이게 될 것이다.

 

고대 리투아니아인들은 화로의 불을 절대 끄지 않았다. 다만 밤에는 불씨만 남겨두고 불꽃만 꺼둘 뿐이었다. 일년에 한 번 라사Rasa(산스크리트어로 ‘습기’) 기간에만 불을 꺼둔다. 여름 하지 기간에는 리투아니아의 영적 중심지에서 불을 얻어야 했다. 이 때 긴 인간사슬이 만들어졌고, 리투아니아 교외로 불을 옮겼다. 선사시대에 뿌리를 둔 신성한 가비야 숭배는 오늘날까지도 살아남았다. 그녀는 고양이와 같은 동물이나 날개를 가진 붉은 옷을 입은 여성의 의인화된 형태로 진화했다.

 

가비야라는 이름은 ‘덮다’라는 뜻의 동사 ‘아프가우브티Apgaunti’에서 유래했다. 이것은 밤에는 숯과 재를 조심스럽게 다뤄 가비야를 편안하게 잠들게 하는 과정과 숭배자들이 그녀에게 떠돌지 말고 그곳에 머물러 주길을 기도하는 과정을 언급한다. 이것은 가정 내 여성에게 가장 중요한 의무였다. 전통적으로 여성은 소금과 음식을 다뤘다. 만일 음식을 만드는 동안 미량의 소금이나 음식이 불에 떨어지면 여성들은 ‘가비야 여신이 만족하길’이라는 말과 함께 여신에게 기원했다.

 

화로의 불은 가족 의식과 절차의 중심에 있었다. 어떤 의식이든 여신을 부르는 것으로 시작했다. 가비야는 그런 의식을 수용하고 중재자 또는 다른 신들과의 메신저로써의 역할을 했다. 가비야는 로마 신화의 베스타, 그리스 신화의 헤스티아처럼 소극적인 여성의 모습이 아니었다. 그녀는 각각의 신전과 무덤, 가정의 실질적인 중심이었다. 가비야는 모든 살아있는 것들과, 신 그리고 힘의 이글거리는 상징이었다.

 

가비야 숭배가 대중화되면서 바이델루테스Vaidelutes라고 불리는 성직자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들은 사람들을 위해 타오르는 신성한 불꽃을 섬겼다. 뿐만 아니라 가비야 신전 성직자들은 기독교 이전 리투아니아에서 짤치아이Zalciai라고 불리며 가정의 수호신이라고 믿었던 신성한 뱀을 돌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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