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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폴리네시아

'아기상어'처럼 친근한 바다의 신, 우쿠파니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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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상어 뚜루루뚜루~~” 우는 아이도 울음을 그친다는 동요 ‘상어가족’이 전세계인을 홀리고 있다고 한다. 동요 상어가족은 대중가요의 본고장이라고 하는 영국과 미국의 음악 차트에 오르는가 하면 각종 행사에 등장하고 있다고 한다. 중독성 있는 후렴구의 매력에 BTS 부럽지 않은 한류의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어릴 적 ‘조스’라는 영화를 통해 상어가 두렵고 무서운 존재로 다가온 필자와 달리 요즘 아이들이 느끼는 상어의 이미지는 어떨지 과연 궁금하다. ‘상어가족’에 등장하는 아기상어처럼 친근한 존재이기만 할까? 특정 생명체나 사물, 현상을 두고 느끼는 감정은 시대에 따라, 장소에 따라 전혀 다른 형태로 표출되기도 한다. 신화의 세계도 마찬가지다.

 

우쿠파니포는 하와이 판테온의 상어 또는 바다의 신이었다. 출처>구글 검색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바다와 관련된 신들 즉 그리스 신화의 포세이돈이나 로마 신화의 넵튠은 교활함과 분노로 바다와 바다의 생명체들을 다스렸다. 하지만 하와이 신화에서 바다의 신은 우리가 알고 있는 그런 -포세이돈이나 넵튠과 같은- 바다의 신이 아니었다. 하와이 신화에서 상어의 신으로 알려진 우쿠파니포Ukupanipo는 어부들이나 낚시꾼들의 성공과 실패에 큰 역할을 했다.

어부들의 어획물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것은 날씨와 파도 심지어 물고기이거나 이것들을 관장하는 신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하와이 신화에서는 인간을 벌하기 위해 잠재적인 어획물을 해안에서 멀리 떨어뜨리거나 반대로 해안 가까이 옮기는 것은 전적으로 ‘모든 물고기들의 왕’이자 상어의 신인 우쿠파니포였다. 어떤 경우든 우쿠파니포의 통제를 벗어난 어획물은 없었다.

그렇다고 우쿠파니포가 어부들의 어획량만을 통제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는 바다에서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돌보는 신이기도 했다. 아이들이 그의 날개(지느러미) 아래에 있다면 그는 변신의 비밀과 상어 형태를 바꿀 수 있는 힘도 가르쳐주곤 했다. 사실 우리는 다큐멘터리 등에 등장하는 상어를 보면서 환호성을 지르기도 하지만 인간에게 다가오는 상어의 이미지는 ‘두려움’에 더 가까울 것이다. 하지만 옛날 하와이 사람들이 느끼는 상어의 이미지는 ‘두려움’과 ‘친근함’이 혼재되어 있었다. 아마도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었기 때문에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감정이었을 것이다.

포세이돈이나 넵튠, 에기르(북유럽 신화)처럼 바다 자체에 대한 두려움보다 옛날 하와이 사람들은 바다가 주는 풍요에 더 주목했지 싶다. 그들은 바다를 대표하는 생명체로 상어를 지목했으며 바다 자체인 상어는 우쿠파니포라는 상어의 신 또는 바다의 신으로 그들의 일상에 들어왔을 것이다. 어쩌면 ‘아기상어’보다 더 친근한 존재였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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