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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켈트

천둥의 신 타라니스의 바퀴가 의미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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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트 신화에서 타라니스Taranis는 강력한 천둥의 신이었다. 타란Taran이라고도 하는데 타란은 웨일즈나 브리튼 말로 천둥을 의미한다. 타라니스는 북유럽 신화의 토르, 슬라브 신화의 페룬, 인도 신화의 인드라만큼 유명한 신은 아니다. 이 신들의 공통점은 모두 천둥의 신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대 로마 비문에는 켈트인들이 하늘과 날씨를 관장하는 신으로 타라니스를 숭배했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다. 고대 로마인들은 타라니스를 유피테르(그리스 신화의 제우스)와 동일시했다. 한편 켈트 판테온 천둥의 신 타라니스의 상징은 살이 있는 바퀴였다.

 

켈트 신화의 천둥의 신 타라니스. 출처>구글 검색


고고학적 발견을 통해 타라니스는 갈리아, 브리튼, 아일랜드뿐만 아니라 라인 지방이나 다뉴브 지역에서도 숭배되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켈트인들에게 타라니스가 얼마나 중요한 신이었는지 판단하기란 쉽지 않다. 로마의 서사 시인 루카누스Lucanus(Marcus Annaeus Lucanus, AD39~65)는 그를 가장 영향력 있는 켈트 신화의 세 신(전쟁의 신 테우타테스, 기예의 신 에수스, 천동의 신 타라니스)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불행하게도 현존하는 비문은 거의 없고 발견된 비문도 지리적으로 널리 분포해 있어 타라니스의 중요한 특징들을 밝혀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프랑스의 투르와 오르곤에서 발견된 비문의 천둥 숭배는 아마도 타라니스에 관한 언급일 것이다. 독일의 보킹겐과 고드람스타인, 크로아티아의 스카르도나 비문도 마찬가지로 타라니스에 관한 언급으로 추정된다. 프랑스에 있는 타우론 비문은 타라니스를 로마 판테온의 유피테르(그리스 판테온의 제우스)와 동일시했다. 하지만 기독교 이후 중세 수도회 해설자가 타라니스를 저승의 신인 디스 파테르(또는 플루토)와 동일시하면서 타라니스는 지하세계와도 관련을 맺게 되었다.

루카누스는 타라니스 숭배가 인간 희생 즉 인신공양을 실천하는 잔인한 종교였다고 주장했다. 제물로 바쳐질 인간들은 성난 신들을 달래기 위해 추수감사절에 맞춰 타라니스에게 바쳐졌다. 심지어 전쟁의 승리를 위해 전투 전에 아내와 아이들까지 신에게 제물로 바쳐졌다고 한다. 한편 죄수들은 신들에 대한 감사 축제에서 화형에 처해졌다.

루카누스에 따르면 세느강과 르와르강 사이의 갈리아 주민들이 많이 희생되었다. 로마의 장군 카이사르Caesar(Galius Julius Caesar, BC100~44)도 중병에 걸렸거나 전쟁의 위험에 노출된 사람이 신을 위한 제물이 되어야 한다고 서약하면서 드루이드(고대 켈트의 종교였던 드루이드교의 성직자)를 고용해 인신공양 의식을 진행했다고 한다.

켈트인들은 신들에게 생명을 제공하지 않는 한 신들의 분노와 위엄을 달래줄 수 없다고 믿었다. 그런 인신공양은 개인에 의해 이루어졌거나 공식적인 의식을 통해 행해졌다. 루카누스는 공포를 이상의 공식적인 의식 하나를 언급했다. 거대한 크기의 모형, 고리버들로 만들어진 팔다리는 인간 희생자들로 가득 차서 불이 붙었다고 한다. 신들을 달래주기 위한 인간 희생자들은 도둑을 비롯한 범죄자들이었다.

타라니스는 보통 한 손에는 벼락을, 다른 손에는 바퀴를 들고 있는 수염을 기른 남성으로 묘사된다. 타라니스와 바퀴의 연관성은 매우 흥미롭다. 바퀴는 동전에 묘사될 정도로 켈트인들에게는 중요한 상징이었다. 그것은 항아리에 새겨진 덴마크의 군데스트룹 은판부조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고고학자들은 갈리아 벨지카(오늘날 로마 갈리아 북동쪽에 있는 로마 제국의 지방) 성지에서 루엘이라고 부르는 수 천 개의 봉헌용 바퀴를 발견했다. 이 봉헌용 바퀴들은 기원전 50년부터 기원후 50년 사이에 만들어진 것으로 타라니스 숭배와 일치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렇게 많은 봉헌용 바퀴가 발견된 것은 하나의 바퀴가 완전한 전차 한 대를 상징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편 전차는 천상의 신들과의 매개체였기 때문에 태양이나 달과도 관련이 있었다.

앞서 언급했듯이 많은 바퀴의 신(타라니스) 묘사들은 로마 신화의 유피테르를 닮아있다. 그것들은 독수리와 벼락의 속성을 가지고 있다. 상징으로써의 바퀴는 확실히 로마적이라기보다는 켈트적이다. 따라서 문학적 출처와 도해에서 켈트족의 신성은 로마의 그것과 상당 부분 일치해 보인다. 영국 체스터 비문에 나온 유피테르 타나루스Jupiter Tanarus도 켈트 판테온 천둥의 신 타라니스를 지칭하는 것일 수 있다. 타라니스에 관한 기록이나 흔적들이 많이 발견되지 않은 탓에 그를 다소 불분명한 신으로 만들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고대 켈트인들에게 그의 존재가 하찮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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