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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슬라브

생명과 행운을 가져다 준 태양신, 다츠보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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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브 신화에서 다츠보그Dazbog는 대지에 생명을 가져다 준 신이었다. 다츠보그가 인간의 생존조건에 가장 중요한 태양과 비를 상징하는 신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또 지하세계의 신이었으며 슬라브 민족의 창시자였다. 다츠보그는 역사에서도 다양한 형태로 언급되었다. 가령 슬라브 신화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는 모든 슬라브 국가들에서 다츠보그 숭배의 증거들이 기록으로 남아있다. 다츠보그에 관한 최초의 언급은 980년 초기 키예프 공화국의 ‘원초연대기’로 기록에 따르면 다츠보그는 블라드미르 왕자가 세운 7개의 동상 중 하나였다.

 

슬라브 신화의 태양과 비의 신 다츠보그. 출처>구글 검색

슬라브어로 복원된 다츠보그라는 이름은 ‘주다’와 ‘신’의 합성어라고 한다. 즉 다츠보그는 ‘베푸는신’이라는 뜻이다. 중세 러시아 시대 기록에도 다츠보그가 등장한다. 다츠보그의 의미를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행운을 가져다 주는 신’ 또는 ‘생명을 가져다 주는 신’이다. 슬라브 신화에서 다츠보그와 비슷한 신화적 형태를 가진 신으로는 빛의 신 벨로보그Belobog와 죽음의 신 체르노보그Chernobog가 있다. 다츠보그는 다보그Dabog라고도 불렀다.

 

다츠보그는 불 자체를 상징하면서 화로의 수호신이기도 했다. 고대 슬라브인들에게 불은 겨울을 나기 위한 필수적인 인적 자원이면서 다른 많은 일에서도 꼭 필요한 물질이었다. 그러나 불은 또한 가장 잔인한 물질이어서 인간에게 등을 돌려 지하세계로 데려가기도 하고 재산을 파괴할 수도 있다. 어쨌든 불은 인류 생존에 필수불가결한 물질이었다. 그리고 그런 이유로 불과 관련된 많은 의식들이 존재해 왔다.



다츠보그는 또 비의 신이기도 했다. 다츠보그의 또 다른 별칭인 ‘다지드보그’, ‘다지드’는 많은 슬라브 언어(슬로바키아어, 체코어, 러시아어, 폴란드어 등)에서 ‘비’를 의미한다. 비는 수확과 관련이 있어 매우 중요했다. 인간들은 비를 유도하기 위한 많은 의식들을 생활화했다.
사실 그들은 자신들을 다츠보그의 손자 즉 그의 직계 후손으로 생각했다. 그 당시 손자가 할아버지를 아는 것은 드문 일이었다. 인간의 수명이 지금보다는 훨씬 짧았기 때문이었다. 이런 이유로 신의 자식보다는 손자라는 표현이 더 적절했을지도 모르겠다.



다츠보그는 창조신이자 태양신 스바로그Svarog의 아들들 중 하나였다. 스바로그가 어떻게 두 명의 아들을 낳게 되었는지에 관해서는 확실하지 않지만 다츠보그가 그 중 하나라는 것은 확실하다. –스바로그의 또 다른 아들은 불의 신 스바로직Svarozic으로 알려졌다.- 다츠보그는 매일 아침 백마를 타거나 마차를 타고 하늘을 항해했다. 반면 저녁이 되면 그는 죽거나 지하세계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다음날 아침 다시 태어났다. 이런 의식은 슬라브뿐만 아니라 많은 다른 신화에서도 죽음과 부활의 순환성을 설명하기 위해 자주 등장하는 이야기이다.



세르비아인들은 다츠보그를 ‘절뚝거리는 다바Daba’라고 불렀다. 그리고 다츠보그를 악마로 생각했는데 아마도 그가 지하세계나 죽었을 때의 본성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츠보그는 곰 가죽을 뒤집어 쓰고 늑대를 쫓는 절름발이 노인으로 보이는 세르비아인 중 한 명이었다. 늑대는 다츠보그의 상징이며 세르비아인들은 그의 자손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늑대는 세르비아인들의 신성한 동물이 되었다.



기독교 이후 다츠보그는 악마화되었다. 그는 악마로써 기독교 신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 되었다. 다츠보그가 검은 곰가죽을 뒤집어 쓴 절름발이 노인처럼 보였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이교도의 믿음에 따르면 다츠보그는 거의 매일 지하세계에 머물렀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역설적으로 다츠보그에 대한 슬라브인들의 강력한 숭배를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후기 기독교에서는 다츠보그의 본래 특징을 이어받았으며 다츠보그는 늑대를 쫓는 목동으로 민속에 자주 등장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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