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화와 전설/그리스

다재다능 아폴론...사랑도?

반응형

아폴론Apollon(로마 신화의 아폴로Apollo)은 빛의 신 또는 태양신이었다. 그는 또 음악과 시의 신이었으며 뮤즈들의 지도자였다. 아폴론은 또 델피의 수호신으로 예언의 신이기도 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아폴론이 신성한 성지를 차지한 용을 죽인 뒤 델피에 있는 파르나소스 산에 신전을 지었다. 그는 심지어 젊은이들의 보호와 치유를 담당하는 신이었다. 몇몇 자료에 따르면 아폴론은 대지에 전염병과 질병을 불러오기도 했다. 태양신으로써 아폴론은 낮을 대표하는 신이었으며 그의 쌍둥이 누이인 아르테미스Artemis는 반대로 밤을 상징했다.

 

태양신 아폴론. 출처>구글 검색

아폴론은 또 가족적이었으며 음악을 즐겼다. 반면 그는 이기적이고 오만했으며 잔인한 성격을 내보일 때도 있었다. 아폴론의 이런 성격은 마르시아스Marsyas와의 음악 경연과 니오Niobe베와 그의 자식들에 관한 신화를 통해 알려졌다. 대개 아폴론은 머리를 길게 기르고 한 손에는 리라를, 다른 한 손에는 월계수관을 들고 있는 젊고 잘생긴 청년으로 묘사되었다. 그는 때로 활과 화살통을 가지고 있는 모습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아폴론은 한없이 선한 신이기도 했지만

누구보다 잔혹한 신이기도 했다.”

 

아폴론은 제우스Zeus와 티탄 신족 여신인 레토Leto 사이에서 아르테미스와 함께 쌍둥이로 태어났다. 신화에 따르면 쌍둥이 누이 아르테미스가 아폴론 출산 과정을 도왔다고 한다. 아폴론이 태어난 곳은 델로스 섬으로 이곳은 그의 어머니 레토의 자매인 아스테리아Asteria가 제우스를 피해 메추라기로 변한 뒤 바다로 뛰어든 자리였다. 델로스 섬은 레토가 아폴론과 아르테미스 남매를 낳을 수 있는 유일하게 안전한 섬이었다. 왜냐하면 레토는 끊임없이 헤라Hera의 추격을 받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어진 신화에서 레토는 아폴론, 아르테미스 쌍둥이 남매를 낳은 뒤 델피의 신탁을 구하기 위한 여행을 시작했다. 여행 중에 레토는 거인 티튀오스Tityus의 공격을 받았다. 그러나 아폴론이 그녀를 구하러 왔고 그의 활과 황금 칼로 괴물을 격퇴하고 어머니 레토를 구할 수 있었다. 아폴론이 태어나고 며칠 후 그는 헤라의 또 다른 추종자였던 피톤Python의 추격을 받은 어머니에 대한 복수를 하기 위해 델피로 떠났다. 아폴론은 피톤을 죽이고 가이아Gaea가 그녀의 신전을 지키기 위해 보낸 이 가혹한 괴물 피톤 때문에 고통을 받아온 델피 사람들을 해방시켜 주었다.

 

이 괴물과의 첫 번째 싸움에서 피톤은 델피 사람들의 말과 농장을 약탈했고 그 중 몇몇 사람이 피톤에 의해 죽기도 했다. 하지만 두 번째 싸움에서 아폴론은 그의 강력한 화살 한 방으로 피톤을 처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신화는 아폴론의 포악한 성격도 말해주고 있다. 이 사건은 테베의 여왕 니오베가 레토를 기념하기 위한 축제에서 레토에게 모욕을 준 일에서 시작되었다. 니오베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기는 열네 명의 자식들이 있지만 레토에게는 단 두 명의 자식밖에 없다며 자랑했다.

 

화가 난 레토는 자식들 즉 아폴론과 아르테미스를 보내 니오베의 자식들을 몰살시키라고 명령했다. 결국 단 몇 초만에 아폴론은 화살로 니오베의 일곱 아들들을 죽였고 아르테미스도 화살로 니오베의 일곱 딸들을 몰살시켰다. 하지만 다른 전승에 따르면 니오베가 시필로스 산으로 탈출할 때 데려간 자식들 중 한 명은 살려주었고 그곳에서 그녀는 돌로 변해 자식 잃은 슬픔에 끊임없이 눈물을 흘리는 바위가 되었다. 오늘날 시필로스 산은 여성의 얼굴을 닮은 바위들이 많다고 하며 이런 지형 때문에 고대로부터 니오베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고 한다.

 

아폴론도 아버지 제우스처럼

신과 인간, 성을 가리지 않고 애정행각을 벌였다.”

 

코로니스Coronis는 아폴론이 사랑했던 연인 중 하나였다. 그녀는 아폴론의 자식이자 의술의 신 아스클레피오스Asclepius를 임신했지만 아폴론이 없는 사이에 다른 인간 남성과 사랑에 빠져 그와 관계를 가졌다. 하지만 곧 발각되었고 아폴론은 그가 없는 사이에는 까마귀를 시켜 코로니스를 감시하게 했다. 하지만 까마귀가 코로니스에게 접근한 남자의 눈을 쪼아대지 않자 화가 난 아폴론은 주문을 걸어 까마귀의 깃털을 그을려 몸통 전체를 새까맣게 만들어 버렸다. 까마귀의 색깔은 이 사건 이후로 검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나서 아폴론은 코로니스를 죽이기 위해 쌍둥이 누이인 아르테미스를 보냈다. 하지만 아르테미스는 코로니스를 붙잡고 아폴론이 직접 그녀를 죽이도록 기다렸다. 아폴론은 코로니스를 불태워 죽이기 위해 장작더미 위에 세웠으나 그녀가 임신 중인 자신의 자식 때문에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폴론은 자식을 구하기 위해 헤르메스에게 암시를 주었다. 헤르메스Hermes는 불타고 있는 코로니스의 배를 갈라 아스클레피오스를 꺼냈다. 아스클레피오스는 성장하면서 탁월한 치료술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아스클레피오스는 결국 제우스에 대적할 만한 자신의 기술을 완성했다. 아스클레피오스는 죽은 사람을 살릴 수 있을 만큼 뛰어난 의술을 갖추게 되었다. 하지만 이것은 자연의 법칙을 거스르는 것으로 훗날 아스클레피오스는 제우스의 벼락을 맞고 죽어 하늘의 별이 되었다고 한다.

 

아폴론은 처음으로 플루트의 일종인 시링크스를 연주했던 사티로스인 마르시아스의 도전을 받은 적이 있었다. 마르시아스는 아테나로부터 악기를 받았다. 아테나는 시링크스를 발명한 신이었지만 나중에 버리고 말았다. 시링크스가 신보다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어쨌든 마르시아스는 자신의 실력만 믿고 기고만장해서 아폴론에게 악기 연주 시합을 제안했다. 둘은 패자는 승자가 원하는 모든 것을 해주기로 합의했다. 한편 아폴론의 악기는 현악기 일종인 리라였다. 첫 번째 경연에서 마르시아스의 연주 실력은 아폴론에 버금갔다. 아폴론은 마르시아스의 연주 실력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위협을 느낀 아폴론은 두 번째 경연에서는 악기를 뒤집어 연주하자고 제안했다. 오만했던 마르시아스는 앞뒤 가리지 않고 아폴론의 제안을 승낙했다. 하지만 도저히 정상적인 경연이 될 리 만무했다. 아폴론의 악기는 뒤집어도 연주가 되지만 마르시아스의 악기는 관악기였기 때문에 도저히 불가능했다. 결국 경연은 아폴론의 승리로 끝났고 아폴론은 마르시아스를 나무에 묶고 산 채로 그의 가죽을 벗겼다. 무례하고 오만함에 대한 처벌이었다. 이를 불쌍하게 여긴 신들은 마르시아스를 산맥으로 변신시켰다고 한다.

 

트로이 전쟁의 영웅 아킬레우스가 죽은 것도

파리스에게 그의 약점을 일러준 아폴론 때문이었다.”

 

그리스의 많은 신들이 그랬듯이 아폴론도 트로이 전쟁에 관여했다. 트로이 전쟁 동안 아폴론은 트로이 편에 섰다. 아가멤논Agamemnon이 아폴론의 사제 딸이었던 바다의 님페 크리세이스Cryseis를 납치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아폴론은 그리스 진영에 감염된 화살을 쏘아 그리스 병사들 사이에 전염병을 퍼뜨렸다. 아가멤논은 선택의 여지없이 크리세이스를 신에게 돌려줄 수밖에 없었다. 아폴론은 또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Paris에게 아킬레스Achilles의 약점을 가르쳐주기도 했다. 아킬레스의 약점은 발 뒤꿈치의 힘줄인 아킬레스건으로 트로이 전쟁의 영웅 아킬레스는 파리스가 쏜 화살에 아킬레스건을 맞아 죽었다. 참고로 아킬레스건은 ‘약점’이라는 뜻으로 아킬레스에서 유래했다. 아폴론이 아킬레스의 약점을 파리스에게 일러 준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아킬레스가 아폴론 신전에서 그의 아들 중 한 명을 죽였기 때문이었다.

 

아폴론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님페 다프네Daphne였다. 어느 날 아폴론은 다프네를 보고는 첫 눈에 반하고 말았다. 하지만 다프네는 아폴론에게 어떤 관심도 없었다. 둘이 이처럼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빠진 데는 에로스Eros의 장난 때문이었다. 아폴론이 늘 자신을 어리다고 놀리는 데 화가 난 에로스는 아폴론에게는 금 화살을, 다프네에게는 납 화살을 쏘았다. 결국 한쪽은 열렬히 사랑을 해야 했고 다른 한쪽은 그 사랑을 증오해야 할 운명이었다. 아폴론의 구애를 피해 달아나던 다프네는 결국 아폴론에게 잡히자 대지의 여신 가이아에게 도움을 청했다. 결국 다프네는 그 자리에서 월계수 나무로 변했다고 한다.

 

아폴론은 또 히아킨토스Hyacinthus라고 불리는 잘생긴 청년을 사랑한 적이 있었다. 어느 날 둘은 원반 던지기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둘의 사랑을 질투한 서풍의 신 제피로스Zephyrus의 계략으로 히아신스는 아폴론이 던진 원반을 맞고 죽고 말았다. 이 때 히아킨토스가 흘린 피에서 히아신스라는 꽃이 피어났다고 한다. 아폴론은 또 델피 신탁의 상징인 삼각대Delphic Tripod를 두고 헤라클레스Heracles와 싸운 적도 있었다. 헤라클레스가 신탁을 청했지만 거절당하자 분에 못이겨 델피 삼각대를 훔치려 했던 것이다. 하지만 신과 인간의 싸움에서 인간이 이길 수는 없었다. 특히 올림포스 신들의 왕 제우스의 개입으로 헤라클레스는 1년 동안 옴팔레Omphale 여왕의 노예로 살아야만 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