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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그리스

에코가 된 에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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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키소스를 바라보는 에코. 출처>구글 검색

님페(요정, 님프) 에코(Echo) 이야기는 다른 소리를 모방하는 ‘에코(메아리의 영어 표현)’의 현대적 정의를 형성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짝사랑, 질투, 비극적 최후를 수반하는 많은 그리스 신화들과 마찬가지로 에코 이야기도 다르지 않다. 에코는 산, 계곡 등에 사는 님페의 일종인 오레드(Oread)였다. 그녀는 헬리콘 산에 살았는데 이 헬리콘 산은 무사이 여신들이 신성시하는 두 개의 샘이 있는 곳이었다. 에코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수다스러운 님페였다. 그녀는 끊임없이 말을 했다. 에코는 또 헤라 여신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코 이야기에도 바람둥이 난봉꾼 제우스는 어김없이 등장한다. 여신들, 인간 여성들을 가리지 않았던 제우스의 욕정은 님페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에코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수다스럽다는 것을 안 제우스는 그녀를 이용하기로 결심하고 에코와 그의 언니들을 올림포스 산으로 초대했다. 에코가 끊임없이 수다를 떨어 헤라의 정신을 쏙 빼놓는 동안 제우스는 다른 님페들과 놀아날 심상이었다.

 

하지만 헤라도 만만치 않은 능력을 가진 신이었다. 헤라는 곧 남편 제우스가 에코를 불러들인 이유를 알게 되었다. 분노한 헤라는 에코에게 가장 소중한 능력을 빼앗아 버렸다. 바로 시도 때 도 없이 말하는 재주였다. 헤라는 에코가 직접적으로 자신의 생각은 말하지 못하고 주위의 다른 이들이 하는 말만 반복하게 만들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에코는 자신의 생각만 표현하지 못할 뿐 여전히 아름다운 님페였다. 하지만 아름다운 청년 나르키소스를 본 이후로 그녀의 운명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말았다.

 

나르키소스(Narcissus)는 님페 리리오페와 강의 신 케피소스의 아들이었다. 겨우 16살이 되었을 때 나르키소스는 그의 타고난 외모로 많은 이들의 부러움과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나르키소스는 주변의 구애를 단 한번도 받아준 적이 없었다. 나르키소스는 이것 때문에 많은 신들의 노여움을 사고 만다. 한편 나르키소스는 자신의 모습만 보지 않는다면 오래 살 것이라는 신탁을 받았다고 한다. 어쨌든 에코 역시 극도로 잘생기고 매력적인 나르키소스에 푹 빠지고 말았다.

 

어느 날 나르키소스가 사냥을 하고 있을 때 대부분의 신간을 숲 속에서 보내고 있던 에코는 이 사냥꾼의 아름다운 외모에 끌렸고 곧 그의 뒤를 따랐다. 나르키소스는 누가 자신을 따라오는 것을 느끼고는 ‘여기 누구 있어?’라고 소리쳤다. 에코도 ‘여기 누구 있어?’라고 대답했다. 헤라의 저주로 말을 전혀 못할 줄 알았던 에코는 흥분했다. 비록 상대의 말을 되풀이하는 것뿐이었지만 말을 할 수 있어서였다. 나르키소스는 ‘함께 가자’라고 대답했고 에코도 이 말을 반복했다. 그리고는 나르키소스를 껴안기 위해 숲 속에서 뛰어 나왔다.

 

하지만 나르키소스는 숲 속에서 뛰쳐나온 에코를 보자마자 그녀를 거부하고 도망가고 말았다. 나르키소스는 자신 말고도 누구도 사랑하지 않았던 것이다. 비록 나르키소스에게 굴욕을 당했지만 나르키소스를 향한 에코의 사랑은 변함이 없었다. 에코는 짝사랑에 병이 들었고 시간이 갈수록 몸은 서서히 시들어갔다. 결국 에코는 나르키소스에 대한 사랑을 접지 못하고 돌이 되었다고 한다. 혹자는 에코의 몸이 연기가 되어 사라져 버렸다고도 한다. 어쨌든 이 세상에 남아있는 에코의 흔적이라고는 숲 속을 맴돌던 그녀의 목소리뿐이었다. 그것도 주위의 말만 반복하는 메아리.

 

메아리를 영어로 ‘에코(Echo)’라고 한다. 메아리에는 한 남자를 열렬히 사랑했던 한 님페의 가슴 아픈 사연이 깃들어 있다. 한편 자신만을 사랑했던 나르키소스는 샘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사랑하다 죽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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