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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메소포타미아

태양신 우투(Utu)가 신화에 자주 등장하지 않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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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신 우투(Utu) 앞에 서 있는 함무라비 왕. 출처>구글 검색

우투(Utu)는 고대 메소포타미아 판테온에서 태양신이자 정의를 관장하는 신이었다. 또한 그는 지하세계의 심판관이기도 했다. 수메르의 우투는 아카드의 샤마쉬(Shamash)와 성격이나 특징에서 동일한 신이었다. 우투는 달의 신 난나(아카드의 신), 사랑의 여신 인안나(아카드의 이슈타르)와 함께 수메르 판테온의 삼주신이었다. 수메르인들은 태양신 우투가 달의 신 난나의 아들로 인안나와는 쌍둥이 남매 사이였다고 믿었다. 반면 아카드인들은 우투가 하늘의 신 아누(수메르의 안) 또는 바람의 신 엘릴(수메르의 엔릴)의 아들이었다고 생각했다. 한편 우투의 배우자는 떠오르는 태양과 관련이 있는 여신 쉐리다(Sherida, 아카드의 아이야Aya)였다.

 

우투 또는 샤마쉬는 고대 메소포타미아에서 태양신으로 숭배되었다. 태양신으로써 우투는 태양의 운행을 관장했다. 태양이 모든 생명의 원천이었기 때문에 우투의 역할은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투의 역할은 우주에 생명을 공급하는 것 이상이었다.

 

메소포타미아인들은 태양신으로써의 역량에 관해서 우투는 낮 동안 일어나는 세상의 모든 일들을 알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믿었다. 이것은 또한 그가 속임수와 기만을 분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래서 우투는 진실과 정의의 신으로도 숭배되었다. 즉 우투는 인간과 신들의 심판관이었다.

 

밤이 되면 우투는 지하세계의 심판관이 되었다. 우투의 정의와의 관련성은 바빌로니아 왕 함무라비가 그의 법전이 신으로부터 주어진 것이며 신의 명령에 따라 시행되었다고 밝힌 것에서 명백히 드러난다.

 

흥미로운 것은 우투의 행동은 다른 많은 메소포타미아 신들과는 다르다는 것인데 우투를 제외한 대부분의 메소포타미아 신들은 보통은 기괴하고 욕망에 근거해 행동하는 것으로 묘사되었다. 비단 메소포타미아의 신들만 그런 것은 아니었다.  반면 우투의 행동은 윤리적인 고려에 의해 결정되었다. 우투가 메소포타미아 신화에 거의 등장하지 않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투가 등장하는 신화가 있는데 바로 <길가메쉬 서사시>였다. 여기에서 우투는 괴물 훔바바(Humbaba)를 죽이기 위해 주인공인 길가메쉬와 그의 동료 엔키두를 도와준다. 신화에 따르면 우투는 길가메쉬의 꿈 속에 나타나 그들을 도와주었다. 마지막 전투에서는 바람을 일으켜 두 영웅을 도와주었다. 게다가 우투는 이 임무를 수행하도록 길가메쉬를 부추겼다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훔바바가 우투가 상징하는 것과 모든 면에서 정반대였기 때문이다.

 

우투는 또 ‘지하세계로 내려간 인안나’ 신화에도 등장한다. 여기에서 우투는 신들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신화에 따르면 인안나는 지하세계로 내려가 그의 자매인 에레쉬키갈과 전쟁을 치르는데 결국 패해서 에레쉬키갈이 관장하는 지하세계에 갇히게 된다.

 

결국 인안나는 부활해서 다시 지상으로 올라오게 되는데 조건이 있었다. 자신을 대체할 신을 지하세계로 데려오는 것이었다. 그 신이 바로 인안나의 남편 두무지였다. 두무지가 지하세계의 전령들에게 끌려갈 때 그는 태양신 우투에게 부탁해 뱀으로 변신해서 위기를 모면하게 되었다.

 

위의 두 이야기에 따르면 우투와 인안나는 꽤 친밀했던 것으로 보인다. 사실 우투와 인안나는 남매 사이였으며 그 이상의 관계였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 한편 우투는 뿔 달린 투구를 쓰고 톱날처럼 생긴 무기를 든 모습으로 그려진다. 또 철퇴를 들고 산에 한 쪽 발을 딛고 서 있는 모습으로 묘사된다. 태양신 우투는 동쪽 산에서 떠올라 서쪽 산으로 사라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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