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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북유럽

이둔의 황금사과가 사라지면 어떤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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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신이자 불사의 열매 황금사과 지킴이 이둔(Idunn). 출처>구글 검색

이둔(Idunn, Iðunn)은 북유럽 신화에서 가장 중요한 여신 중 하나다. 이둔이라는 이름에는 ‘젊어지는 것’, ‘영원히 젊은’, ‘청춘’ 등 다양한 뜻이 있는데 북유럽 판테온에서 그녀의 역할을 특징짓는 것들이다. 가장 널리 알려진 북유럽 신화 중 하나는 ‘이둔의 납치’로 이둔이 다른 북유럽 신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를 보여준다. 즉 이 신화에서 북유럽의 신과 여신들은 이둔이 납치된 이후 나이를 먹기 시작한다. 그들은 이둔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해야만 했던 이유다.

 

신화에 따르면 이둔은 에시르 신족의 일원으로 시인의 신 브라기(Bragi)의 아내였다. 이둔은 신들이 먹으면 영원히 젊음을 유지할 수 있는 특별한 과일을 소유하고 있었다. 아마도 고대 북유럽 사람들은 신들도 늙고 죽는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다른 지역의 신화와 비교해 북유럽 신화만이 갖는 특징이기도 할 것이다. 이둔이 소유하고 있던 과일은 ‘황금 사과’였다. 고대 노르웨이 말로 사과를 ‘에플리(Epli)’라고 불렀지만, 학자들에 따라서는 ‘에플리’가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사과가 아닌 어떤 종류의 과일이나 견과의 총칭이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어쨌든 불멸의 열매인 이둔의 황금 사과가 없다면 신들은 끔찍한 현실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둔의 납치’에 관한 신화는 스노리 스툴루손의 <신 에다> 2부인 ‘스칼드스카파르말(Skáldskaparmal)’에 전하는데 바다의 신 아에기르(Aegir)에게 시인의 신 브라기가 북유럽 특유의 시인 스칼드를 알려주는 내용이다.

 

이야기는 오딘, 로키, 회니르의 여행에서 시작된다. 그들은 아스가르드에서 멀리 떨어진 황량한 곳을 여행하면서 먹을 것을 찾고 있었다. 그들은 소떼를 발견했고 그 중 한 마리를 잡아 요리하기 시작했다. 한참 후 그들은 다 익었을 거라 생각하고 먹으려다 깜짝 놀랐다. 아직도 익지 않고 날 것 그대로였기 때문이다.

 

그들은 소를 다시 요리하려고 했지만 또 실패했다. 그 때 신들은 떡갈나무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들었다. 목소리는 소를 익히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들이 고개를 들어 목소리가 들려오는 떡갈나무를 쳐다보았을 때 티아지(Thiazi)라는 거인 독수리가 앉아 있었다. 독수리는 신들과 거래를 하면서 그 일부를 주는 대가로 자신이 소에게 걸어 놓았던 마법을 풀어주겠다고 했다.

 

신들은 동의했고 티아지는 거래 대가로 받은 소의 일부를 날카로운 발톱으로 갈기갈기 찢으며 날아갔다. 화가 난 로키는 긴 장대로 거인 독수리 티아지를 공격했다. 로키의 장대가 거인 독수리의 등에 꽂혔고 독수리는 장대를 등에 꽂은 채 더 높이 날아올랐다. 공중에 매달린 로키는 팔이 떨어질 것만 같았다. 로키는 내려 달라고 애원했고 티아지는 이둔과 그녀가 가지고 있는 불멸의 열매인 황금 사과를 가져다 주겠다고 약속하면 내려주겠다고 했다. 하는 수 없이 로키는 티아지의 요구 조건을 들어주기로 하고 무사히 땅에 내려올 수 있었다.

 

아스가르드로 돌아온 로키는 이둔에게 가서 여행 중에 이둔의 황금 사과와 똑 같은 것을 봤다며 같이 가서 확인해 보자고 했다. 로키가 누군가? 북유럽 신화 최고의 트릭스터가 아니었던가! 이둔은 로키의 속임수에 넘어갔고 로키가 말한 장소로 따라간 이둔은 거인 독수리에 납치되어 요툰하임으로 끌려갔다.

 

한편 이둔이 사라진 아스가르드의 신들은 갑자기 늙어가기 시작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한 신들은 로키가 불참한 가운데 회의를 열었다. 신들은 이둔의 실종이 로키의 장난이라는 것을 알았다. 신들은 로키를 불러 추궁했고 신들로부터 살해 협박까지 받은 로키는 이둔을 다시 찾아오겠다고 약속했다.

 

로키는 미의 여신 프레이야(Freyja)에게서 매의 깃털을 빌려 거인들이 사는 요툰하임으로 날아갔다. 마침 거인 티아지가 없다는 것을 안 로키는 이둔을 정신을 잃게 한 다음 번쩍 들어 아스가르드로 출발했다. 티아지는 바다에서 돌아왔을 때 이둔이 사라진 것을 알았고 거인 독수리로 변신해 로키를 쫓기 시작했다.

 

에시르 신들은 티아지가 쫓아올 것을 예상하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신들은 장작 더미를 높이 쌓아 올렸고 티아지가 다가오자 불을 붙였다. 거인 독수리 티아지의 깃털에 불이 붙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땅으로 추락해 죽었다. 이둔이 다시 아스가르드로 돌아오자 신들은 다시 젊음을 회복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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