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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메소포타미아

메소포타미아 왕들의 신적 어머니, 닌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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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순(Ninsun)은 메소포타미아의 전설적인 왕 길가메쉬(Gilgamesh)의 성스런 어머니였으며 길가메쉬의 아버지이자 우룩의 전설적인 왕이었던 루갈반다(Lugalbanda)의 아내였다. 닌순은 구 바빌로니아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길가메쉬 이야기에 처음 등장하며 바빌로니아의 표준 <길가메쉬 서사시>에도 계속해서 언급되었다. <길가메쉬 서사시>에서 닌순은 아들 길가메쉬를 위해 태양신 샤마시(Shamash, 수메르의 Utu)에게 기도하는 장면으로 등장한다.

 

길가메쉬의 어머니이자 메소포타미아 왕들의 신적 어머니 닌순(Ninsun). 출처>구글 검색

우르의 제3 왕조(BC 2093~BC 2046) 술기 왕은 자신의 신성성을 정당화하기 위해 길가메쉬 족보에 자신을 포함시켰다. 즉 닌순과 루갈반다는 그의 성스런 부모였으며 길가메쉬는 술기 왕 자신의 형제라고 주장했다. 초기 왕조의 토판에는 닌순과 루갈반다가 결혼했다는 언급은 있지만 닌순의 역할에 대해서는 자세한 정보를 제공해 주지 못하고 있다.

 

닌순의 가족관계에 대해서는 앞서 언급했지만 그녀가 다른 여신들과 어떤 관계에 있었는지는 알 기 어렵다. 다만 닌순이 메소포타미아의 고대 도시 라가쉬의 수호 여신이었던 바바(Baba)나 가툼두(Gatumdu)와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이런 연결을 통해 닌순은 치유의 여신 굴라(Gula)와 깊은 관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연결의 중심에는 고대 도시 라가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닌순의 주요 성소는 라가쉬였지만 남부 메소포타미아의 고대 도시들인 니푸르, 우르, 움마 등에서도 숭배되었다. 암소 여신 닌순의 기원은 고대 도시 쿠아라의 수호신 아살루헤(Asalluhe)였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

 

우르 3세 기간(BC 2047 ~ BC 1940)의 통치자 우르 남마(Ur-Namma)는 ‘웅장한 신전’이라는 뜻의 ‘에마(Emah)’라고 불리는 닌순 신전을 건립했다. <길가메시 서사시>에서는 닌순 신전을 에갈마(Egalmah)라는 이름으로 언급하고 있다. 우르 3세 통치기에 우르 3세 왕의 신적 부모로서 닌순과 루갈반다는 니푸르에서 달의 축제에 즈음해서 봉헌물을 받기도 했다. 두 부부 신은 우룩에서도 봉헌물을 받았는데 이 전통은 고 바빌로니아 시대에까지 이어졌다. 닌순 숭배는 기원전 312년에서 기원전 64년 사이 소아시아 및, 페르시아, 바빌로니아 등을 지배했던 고대 그리스의 셀레우코스 왕조 시대에까지 이어졌다.

 

닌순은 수메르 시대 이름으로 최근에는 더 정확히 닌수문(Ninsumun)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닌수문은 ‘야생 암소의 여인’이라는 뜻이다.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는 닌순 여신으로 추정되는 돋을새김 석조상이 보관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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