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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마야

반전의 일식신화, 아실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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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이 달에 의해서 숨겨지는 현상을 일식이라고 한다. 이 때는 태양과 달과 지구가 일직선상으로 서고 태양에 의한 달의 그림자가 지상에 생긴다. 요즘이야 일식을 미리 예측하고 일식을 보기 위해 일부러 시간을 내기도 하지만 고대인들에게 태양이 가려지는 아니 태양이 없어지는 현상은 불길함 그 자체였다


▲마야 신화에서 아실리스는 일식의 신이다. 출처>구글 검색


가령 고대 인도 신화에서는 일식이나 반대로 달이 가려지는 월식을 현상이 아닌 하나의 별로 봤다고 한다. 즉 일식과 월식이라는 별이 악마 별 라후에게 먹혀서 생긴 것이라고 한다. 신화에 따르면 악마 라후가 신들의 음료 암리타를 훔쳐 마시려 할 때 태양과 달이 이를 알아채고  비슈누에게 보고했다


라후가 암리타를 한 모금쯤 마셨을 때 비슈누가 던진 원반에 머리는 하늘로 날아가고 몸체는 대지에 떨어졌다고 한다. 하지만 이미 암리타를 한 모금 마셨기 때문에 하늘로 올라간 머리는 불사의 별이 되었고 자신을 그렇게 만든 태양과 달을 쫓아가 삼켜서 일식과 월식을 일으킨다고 한다


고대인들의 이런 인식을 기반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신화를 일식신화라고 한다. 같은 의미로월식신화도 있을 것이다. 앞서 소개한 인도 신화처럼 일식신화는 태양과 달이 싸우거나 쫓고 쫓기면서 서로 물어뜯고 상처를 입힌다거나 특정한 동물이나 악마가 태양이나 달을 물어뜯어서 생긴 현상이라는 고대인들의 믿음이었다.

 

일식신화나 월식신화의 대부분은 초자연적인 존재가 태양이나 달이 먹어 삼키는 것으로 전개된다. 즉 태양이나 달과 초자연적인 존재는 늘 적대적 관계로 묘사된다. 하지만 마야 신화에서 일식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일식신화에 대한 개념을 통째 무너뜨려 버린다. 반전의 묘미가 있다는 게 더 옳은 표현일 것이다.


아실리스(Ah Ciliz)는 마야 신화에서 일식의 신이다. 여타 일식신화처럼 아실리스도 태양을 먹는다. 하지만 태양을 먹기 위해 늘 쫓아다니지는 않는다. 평소에는 태양신에게 식사를 제공하며 시중을 드는 하급신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어떤 때에 태양을 먹는 것일까? 아실리스와 태양의 이런 관계는 명확하게 밝혀진 게 없다고 한다. 그야말로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신화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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