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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그리스

제우스의 진짜 유모는 누구? 샘의 님프 하그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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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우스는 티탄 신족의 크로노스와 레아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다. 육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지만아버지 크로노스의 엽기적인 행각 때문에 졸지에 장남이 되었고 그리스 판테온의 최고신까지 되었다. 막내가 장남으로 둔갑한 황당한 사건은 헤시오도스의 <신들의 계보>에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헤시오도스에 따르면 크로노스는 언젠가 자기 자식에 의해 왕좌에서 쫓겨날 것이라는 대지의 여신 가이아의 신탁 때문에 여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때문에 크로노스는 가장 엽기적인 신화의 주인공이 되었다. 아내 레아가 자식을 낳는 족족 집어삼키는 것이었다. 그렇게 잃은 자식이 다섯이었으니 레아의 심정은 오죽 했을까?

 

▲하그노는 리카이온 산의 샘의 님프이자 제우스의 유모였다. 출처>구글 검색


레아가 그렇게 잃은 자식이 바로 헤스티아, 헤라, 하데스, 포세이돈, 데메테르였다. 레아는 더 이상자식 잃은 슬픔에 눈물만 흘리고 있을 수는 없었다. 여섯째 제우스가 태어나자 레아는 돌덩이를 보자기에 싸서 크로노스에게 건내주었고 크로노스는 그것이 레아가 방금 낳은 자식인 줄 알고 집어 삼켰다. 어렵사리 막내 아들 제우스를 살려낸 레아는 크로노스의 눈을 피해 제우스를 크레타 섬 님페 아말테이아에게 맡겨 기르게 했다. 제우스는 염소의 젖과 꿀벌들의 꿀을 먹고 자랐고 훗날 청년이 되어 크로노스가 집어삼킨 형과 누이들을 다시 토해내게 했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 신화에서만 가능한 제우스가 가장 늦게 태어났지만 장남이 된 사연은 이랬다.

 

제우스의 출생을 새삼 언급한 것은 어릴 적 그를 어미 대신 키워줬던 유모로 아말테이아가 아니었다는 주장 때문이다. 아르카디아인들은 제우스의 어릴 적 유모가 하그노(Hagno)였다고 주장한다. 아르카디아는 그리스 남부 펠로폰네소스 반도 내륙에 있는 지역으로 평균 해발 1,500미터의 구릉 지대에 형성된 도시였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아르카디아를 그들의 이상향으로 여겼다고 한다. 외부와 단절된 지리적 영향 때문인지 이곳에는 제우스의 출생에 관한 특히 제우스의 유모에 관한 다른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고 한다.

 

아르카디아 전설에 의하면 제우스는 리카이온 산의 크레테아라는 곳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제우스의 출생지는 크레타 섬이다. 아르카디아인들은 크레테아(Cretea)’크레타로 혼동되었다고 주장한다. 크레테아는 창조하다’, ‘낳다라는 뜻의 고대 그리스어에서 나온 말이다. 아르카디아인들은 이곳 리카이온 산 크레테아의 님프들이 제우스를 길렀다고 주장한다. 그 님프 중 한 명이 바로 하그노였다.

 

아르카디아 전설에 따르면 크로노스의 눈을 피해 크레테아로 보내진 제우스는 하그노를 비롯한 테이소아(Theisoa), 네다(Neda) 등 리카이온 산 님프들에 의해 양육되었다. 특히 하그노는 리카이온 산의 샘의 님프였는데 이 샘은 여름이고 겨울이고 언제나 물이 마르지 않았다고 한다. 아르카디아인들은 극심한 가뭄이 지속되면 제우스 리카이오스라는 리카이온 산의 제우스의 사제가 샘의 주인인 하그노에게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제사를 지내는 도중 사제가 샘 속에 작은 참나무 가지를 담그면 수면이 흔들거리면서 금방 물결이 일기 시작했으며 곧 이어 커다란 구름이 하늘을 뒤덮고 대지에 풍족한 비를 뿌렸다고 한다. 이런 전설 때문에 아르카디아 지역에서 샘의 님프 하그노는 양 손에 넓은 접시인 파테라(Patera)를 들고 있는 모습으로 형상화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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